이준범 서울변호사회장

기사입력:2006-01-03 19:07:35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그리고 바쁘신 중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이 자리에 참석하신 외빈 여러분.
여러분 모두의 도움으로 어려웠던 지난 한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새 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과 행운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개혁과 과거사 청산이라는 정치적 명분에 휩싸여 많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법치와 헌법이념은 개혁과 진보의 그늘에 가려 빛을 잃었고, 인권과 정의는 개념조차 모호한 참여주의의 광풍에 휘말려 그 의미를 상실하였습니다. 국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고통스러워했고,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조작사건으로 윤리의 실종이라는 극도의 상실감에 허탈해 하기도 했습니다. 법조계 역시 헌법을 무시한 각종 개혁입법의 저지를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였지만 힘과 역량의 부족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 한 해 지성과 양심이 침묵하고 있는동안 인권과 정의의 이름으로 우리의 뜻을 펼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안기부 x-파일사건으로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때 그 부당함을 과감히 외쳤고, 대다수의 지식인이 폐쇄적 민족주의의 올가미에 갇혀있을 때,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선포하였으며 구두선에 그쳤던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과감히 행동으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또한, 국민에게 다가가는 법률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본회 홈페이지 및 월간 ‘시민과 변호사’의 대대적인 개편을 통하여 시민과 우리 회원이 호흡하면서 함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고 신용불량자 지원을 위한 ‘개인파산?개인회생지원 변호사단’을 발족하였습니다. 또한 전문적이고 특화된 무료법률상담서비스의 제공을 위한 작업에도 착수하였습니다.

회원 여러분,
백년 전 오늘, 우리는 국권이 침탈 당하는 치욕 속에 민족의 좌표를 잃고 방황하던 암울한 시기를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과연 그 원인이 어디에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의 선조가 이념논쟁의 낡은 틀에 얽매여 세계사의 큰 흐름을 외면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거의 역사는 돌아갈 수 없는 공간이며, 되돌릴 수 없는 숙명의 시간입니다. 현명한 자는 역사를 통하여 교훈을 얻고 어리석은 자는 그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백년 전 우리 선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준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전문지식과 윤리를 갖추어야하며, 낡고 편협된 시각을 버려야합니다. 법률시장개방,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직역확대 등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우리의 입장으로만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10년이나 20년 후의 앞날을 내다보며 신중하게 대처하여야 합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졌던 2005년이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으로 사라지고 이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행동하는 양심과 실천하는 지성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저희 집행부와 회원여러분의 힘과 지혜를 모아 우리에게 다가올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갑시다.

금년 한 해도 회원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회원여러분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외빈 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이 항상 계속되길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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