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원심판결 중 기술보호기간인 10년이 지난 2021. 5. 11. 주식회사 C의 발주에 따른 변압기 납품행위(제4납품행위)에 관한 금지 및 폐기청구,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대전고법)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다(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4다226825 판결).
원고는 프랑스 변압기 제조·판매업체 지에스티 트항스포메터흐((JST Transformateurs), 피고는 국내 변압기 제조업체 국O전기.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변압기 제작·공급 등) 한국철도공사는 철도차량 제작업체인 D 주식회사에 동력분산식 철도차량(설계속도 180km/h, 이하 ‘F’이라 한다)의 제작을 발주했다. D는 피고에게 위 철도차량에 탑재될 변압기(이하 ‘F 변압기’라 한다)를 발주했고, 피고는 원고에게 해당 변압기의 제작 및 공급을 의뢰했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0. 4. 27. 피고와 사이에 동력분산식 철도차량용 변압기를 제작하여 피고에게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2011년 초경 피고에게 F 변압기 16대를 공급했다.
원고는 2012. 5. 25. 피고로부터 동력분산식 철도차량(설계속도 150km/h, 이하 ‘G’이라 한다)에 탑재될 변압기(이하 ‘G 변압기’)의 제작을 수주하고, 2013년 초경까지 피고에게 G 변압기 46대 및 견본 변압기 1대를 공급했다(이하 원고가 피고에게 납품한 F 변압기 16대와 G 변압기 47대를 통틀어 ‘이 사건 변압기’라 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변압기의 부품 형상, 크기, 명칭, 조립형태 등이 기재된 도면(이하 ‘이 사건 도면’)을 제공했는데, 이 사건 도면에는 ‘비밀인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거나 ‘원고의 자산으로서 원고의 승인 없이 사용하는 행위는 금지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의 변압기 납품 등) 피고는 피고는 2013. 3. 26. D으로부터 G 변압기 1대의 제작을 수주해 이를 납품했다(이하 ‘제1 납품행위’).
피고는 2017. 12. 8. 한국철도공사로부터 G 변압기 2대의 제작을 수주해 2018. 10. 4. 한국철도공사에 이를 납품했다(이하 ‘제2 납품행위’).
피고는 2019. 10. 7. 철도차량 제작업체인 주식회사 C로부터 G 변압기 70대의 제작을 수주해 2023. 6. 30.까지 C에 63대의 변압기를 납품했다(이하 ‘제3 납품행위’).
피고는 2021. 5. 11. C로부터 G 변압기 89대의 제작을 수주해 2023. 8. 31.까지 C에 2대의 변압기를 납품했다(이하 ‘제4 납품행위’, 위 각 납품행위를 통틀어 ‘이 사건 납품행위’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납품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고, 설령 (카)목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는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예비적으로는 민법에 따라,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부정경쟁행위로 만든 제품의 폐기 및 30억 1654만7738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쟁점사안) 이 사건 납품행위가 민법상 불법행위 또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카)목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납품행위가 원고의 ‘성과 등’에 대한 보호기간을 도과하여 이루어진 행위인지 여부, 손해액 산정의 적정성 여부.
1심(대전지방법원 2022. 6. 9. 선고 2021가합100797 판결)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원고의 변압기가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하고, 피고가 계약상 사용 제한을 위반해 이를 거의 그대로 모방한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카)목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피고가 독자적인 변압기 제조기술을 보유했다는 주장도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모방 변압기의 제조·판매·양도·전시·수출 등과 관련 계약 체결을 금지하고, 해당 제품과 포장·광고물의 폐기 및 손해배상금 2억 5000만 원 지급을 명령했다.
-원심(2심 대전고등법원 2024. 1. 24. 선고 2022나13337 판결)은 이 법원에서 확장 및 변경한 주위적 청구,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포함해 1심판결을 변경했다. 1심에서는 2억 5000만원이 인용됐지만, 2심에서는 543,581,264원이 추가로 인용됐다. 여기에 추가한 예비적 청구에 따라 13,230,000원이 인용됐다. 소송총비용 중 6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 사건 변압기는 원고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이 사건 변압기와 이 사건 도면 등을 사용해 이 사건 변압기를 거의 그대로 모방한 변압기를 제조·판매했다.
이러한 피고의 이 사건 납품행위 중 제2, 3, 4 납품행위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피고의 영업을 위하여 원고의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원고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카)목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제1 납품행위는 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이 시행되기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카)목이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으나, 피고가 원고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이 투입된 이 사건 변압기 기술을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부당한 이익을 얻었으므로, 이는 타인의 성과물을 무단으로 사용한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 변압기에 관한 기술의 보호기간은 원고가 피고에게 최초로 이 사건 변압기를 납품한 2011년 초경부터 10년 동안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가 2019. 10. 7. C와 체결한 계약은 보호기간 내에 체결된 것이어서 피고는 위 계약에 따른 1심판결 별지 1 제품을 제조·판매하거나 이를 C에 납품해서는 안 되고 이를 폐기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피고가 2021. 5. 11. C와 체결한 계약은 보호기간이 경과한 이후 체결된 것이어서 피고가 이에 따라 변압기를 제조․판매하거나 이를 C에 납품하더라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제1 납품행위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제2, 3 납품행위는 (카)목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민법 제750조 및 부정경쟁방지법 제5조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 806,811,264원[=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액 13,230,000원 + (카)목 부정경쟁행위에 따른 손해액 793,581,264원(1심서 인용된 250,000,000+2심서 추가로 인용된 543,581,26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제4 납품행위는 이 사건 변압기에 대한 보호기간이 종료한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대법원은 제2, 3 납품행위가 (카)목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고, (카)목이 시행되기 전에 이루어진 제1 납품행위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원고에게 배상할 손애핵을 806,811,264원으로 산정한 원심은 수긍했다.
하지만 이 사건 변압기에 관한 기술의 보호기간은 원고가 피고에게 최초로 이 사건 변압기를 납품한 2011년 초경부터 10년 동안이므로, 그 기간이 지난 후인 2021. 5. 11. 피고와 C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이루어진 '제4 납품행위'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는 (카)목의 ‘성과 등’의 보호기간 제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 오인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대법원은 원고의 성과인 이 사건 변압기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그 보호기간을 제한할 수 있다거나 제4 납품행위 당시 이미 보호기간이 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는 원고와의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여 그 계약 목적을 벗어나 이 사건 변압기에 관한 기술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이 사건 변압기를 거의 그대로 모방한 변압기를 제조․납품했다.
원고와 피고는 모두 철도차량용 변압기를 제조·납품하는 회사로서 경쟁관계에 있다. 피고가 이 사건 변압기를 모방한 변압기를 제조·납품함으로써 상당한 이득을 얻은 반면, 원고는 피고의 그와 같은 행위로 말미암아 이 사건 변압기를 만들기 위해 투입한 상당한 자금과 노력에 상응하는 경제적 가치의 회수 기회를 상실했다.
이 사건 변압기는 10년이 훨씬 지난 후에도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보호가치 있는 성과물에 해당한다고 볼 소지가 크다. 따라서 제4 납품행위에 관한 주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이와 불가분적으로 결합된 예비적 청구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기술보호기간 10년 지났다는 이유로 손배 청구 인정 않은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26-11-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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