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이강훈 기자] 수능을 앞두고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ADHD 치료제의 오남용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집중력을 높이려 친구의 처방약을 받아서 먹거나 남은 약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행위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병원에서 처방되는 의약품이라는 이유로 불법 거래와 복용에 대한 경계심을 낮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월 19일부터 11월 18일까지 메틸페니데이트 처방량 상위 환자가 방문한 의료기관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온라인 불법 판매·알선 게시물에 대한 점검도 병행한다. 메틸페니데이트는 ADHD 치료에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 없이 구매하거나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면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식약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강남구 의료기관의 메틸페니데이트 처방량은 약 649만 정으로 집계됐다. 다만 처방량 자체가 불법 사용 규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진료를 거쳐 적법하게 처방받고 복용하는 경우와 학습 효과를 기대해 타인의 처방약을 구하거나 유통하는 경우는 구분해야 한다.
모든 ADHD 치료제가 마약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므로 적용 법률을 판단할 때는 약의 성분부터 확인해야 한다. 메틸페니데이트는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이를 불법으로 매매·수수하거나 소지·투약한 경우 같은 법 제60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대가 없이 약을 건넨 경우에도 수수·제공 행위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본인이 적법하게 처방받은 약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거나 나눠주는 행위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약을 받은 사람 역시 판매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수사기관은 약을 확보한 경위와 성분에 대한 인식, 복용 여부, 타인에게 전달한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다.
처방약의 불법 유통으로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다. 처방받은 ADHD 치료제를 재판매한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과 약 1,000만 원의 추징이 선고됐다. 의료기관에서 처방된 약이라도 이후 사용·유통 과정에서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하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약범죄수사팀장으로 근무하며 살펴본 사건에서도 투약 여부뿐 아니라 약물을 확보한 경로와 전달 과정이 중요한 쟁점이었다.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약을 구했다면 당시 어떤 설명을 들었고 약의 성분과 용도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검토해야 한다.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처방 여부와 약을 확보한 시점·수량, 복용 및 전달 내역부터 정리해야 한다. 처방전과 진료기록, 약 봉투, 거래 메시지, 결제 내역 등은 사건 경위를 확인하는 자료다.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을 추측해 진술하거나 거래 상대방과 말을 맞추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남은 약도 임의로 폐기하거나 타인에게 넘기지 말고, 변호사와 함께 수사기관 제출 등 적법한 처리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이 연루됐더라도 나이만으로 선처를 예상하기는 어렵다. 행위 당시 연령과 가담 정도 등에 따라 형사절차 또는 소년보호절차가 적용될 수 있다. 보호자 역시 실제 복용과 거래 범위를 파악하고, 오남용이 확인됐다면 필요한 진료와 재발 방지 조치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
단순 복용과 반복적인 구매, 타인에 대한 공급은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검토할 쟁점이 달라진다.초범이라는 이유로 대응을 미루기보다 혐의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치료와 교육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도움말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대표변호사
이강훈 로이슈(lawissue) 기자 lkh@lawissue.co.kr
‘공부 잘하는 약’이라며 무심코 나눈 처방약, 마약류관리법 위반 될 수 있어
기사입력:2026-11-0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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