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심준보 기자] 한국산업은행이 골프장 회원권 2개를 취득하는 데 58억7700만원을 들이고도 임직원별 이용자와 사용 목적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회원권은 35억7700만원을 들여 취득했지만 국회에 제출한 이용내역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치 10건에 그쳤다. 또 다른 회원권은 23억원에 취득해 105건의 이용내역을 제출했지만 확인기간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11개월로 서로 달랐다.
회원권 취득가만 보면 35억7700만원짜리 블랙스톤CC가 23억원짜리 크리스탈밸리CC보다 1.56배 비싸다. 그런데 제출된 이용 건수는 블랙스톤CC 10건, 크리스탈밸리CC 105건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두 회원권의 실제 연간 이용량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할 수조차 없는 자료가 제출된 셈이다.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국책은행이 보유한 골프장 회원권은 모두 14개로 취득금액은 146억7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은 블랙스톤CC와 크리스탈밸리CC 회원권 2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취득금액은 각각 35억7700만원, 23억원이다.
문제는 수십억원을 들여 취득한 회원권의 사용 관리가 사실상 추적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이다. 산업은행은 임직원이 골프장에 직접 예약하는 방식으로 회원권을 이용하고 있으며, 임직원별 예약·이용실적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누가 언제 이용했는지뿐 아니라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도 별도로 확인할 수 없는 구조다.
이용자료를 국회에 제출한 방식도 석연치 않다. 산업은행이 제출한 자료상 블랙스톤CC 이용 건수는 올해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3개월간 10건이다. 반면 크리스탈밸리CC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11개월간 105건이다. 산업은행이 동일한 요구에 대해 두 회원권의 이용기간을 다르게 제출하면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체 이용 건수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산업은행 회원권의 고가 구조도 눈에 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회원권 2개의 평균 취득가는 29억3850만원이다. 반면 기업은행은 12개 골프장 회원권을 총 87억9300만원에 취득해 회원권 1개당 평균 취득가는 7억3275만원이다. 산업은행의 회원권 1개당 평균 취득금액이 기업은행의 약 4배다.
자료 제출의 상세 수준에서도 두 국책은행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기업은행은 골프장별 소재지역과 좌수, 취득시기, 취득금액을 모두 제출했다. 반면 산업은행이 제출한 회원권 자료에는 보유기간과 취득가만 기재돼 있다. 블랙스톤CC와 크리스탈밸리CC의 정확한 취득시기와 좌수, 소재지는 해당 자료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보유기간도 짧지 않다. 산업은행은 블랙스톤CC 회원권을 16년, 크리스탈밸리CC 회원권을 21년간 보유하고 있다고 제출했다. 두 회원권 모두 장기간 유지됐지만, 제출자료에는 회원권별 보유 필요성을 재검토했거나 매각을 검토한 기록은 제시되지 않았다.
더구나 이용자와 사용 목적을 기록하지 않는 현재 방식에서는 회원권이 실제 어떤 업무를 위해 사용됐는지 사후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 산업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 자체가 임직원별 이용실적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어, 이용 건수만으로도 사용 주체와 목적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단순한 기록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회원권 2개의 취득금액은 합쳐 58억7700만원이다. 수십억원 규모의 자산을 장기간 보유하면서도 이용자와 목적을 별도로 기록하지 않는다면, 회원권이 실제 영업활동이나 기관 업무에 얼마나 활용됐는지, 장기간 보유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사후 검증하기 어렵다.
특히 블랙스톤CC는 16년, 크리스탈밸리CC는 21년 동안 보유해온 만큼 회원권별 이용률과 업무상 필요성을 주기적으로 점검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용 실적 자체가 아니라, 이용 실적을 관리하고 보유 필요성을 판단하는 내부통제 체계가 존재했는지가 핵심이다.
송언석 의원은 국책은행이 수십억원대 골프장 회원권을 보유하면서도 누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관리 부실이라며, 사용 신청·승인부터 이용내역까지 기록·점검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회원권별 보유 필요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산업은행, 골프회원권 2장에 58억…이용내역은 ‘깜깜이’
기사입력:2026-09-28 13: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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