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수영 강습 받던 4세 아동 감시 소홀 베이비시터 벌금형 선고유예

기사입력:2026-09-14 00:20:00
부산법원종합청사.(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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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형사7단독 장기석 부장판사는 2026년 8월 19일 아파트 수영장에서 수영강습을 받던 4세 아동을 숨지게 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카자흐스탄 국적 여성 피고인에게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공범들과 분리 선고). 다만 선고유예가 취소돼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피고인은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된다.

B는 2022. 11. 10.부터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D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에서 수영장의 안전관리 및 소속 직원인 수영강사에 대한 관리 및 감독 등을 담당하는 커뮤니티 센터의 팀장이고, E는 2017. 7.경부터 2023. 4.경까지 이 사건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의 수영강사였고, 피고인은 2023. 1. 5.경부터 피해자 F(4·남)의 베이비시터였으며, 피해자는 위 커뮤니티 센터에서 2022. 12.경부터 E으로부터 수영강습을 받았던 신장 109㎝의 취학 전 아동이다.

이 사건 아파트의 커뮤니티 센터 관리규정 제33조 제11항은 ‘만 13세 이하 수영 미숙자 및 취학 전 아동(신장 130㎝이하)은 반드시 보호자 동반 하에 입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수영장 내 벽면에는 130㎝ 이하어린이는 안전을 위하여 성인풀 사용금지‘라는 포스터도 부착되어 있는 등 수영장의 성인풀은 아동이 이용하는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시설이다.

B는 수영강사와 수상안전요원의 역할을 겸하고 있는 소속 직원인 E의 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아니하고, 수영강사를 상대로 안전교육 및 감독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않았고, 아동이 수영장 내 사다리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위험요소가 없는지 확인하지도 않는등 팀장으로서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

수영강사인 E는 미취학 아동인 피해자가 다른 아동수강생인 G(7·남)와 함께 수영장 사다리 근처에서 물놀이를 하면서 잠수를 하고 있을 때 성인 수강생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느라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주의릘 기울이지 않았으며, G가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수영복을 입히고 보조기구를 채워준 이후에는 수영장 안에 있는 의자에 앉아 이어폰을 낀 채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보면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E가 피해자를 물 밖으로 데려나온 이후에 G가 소리치는 것을 듣고 비로소 위급상황 발생에 대한 인식을 할 정도로 베이비시터로서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

피고인과 B, E는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2023. 2. 8. 오후 7시 39분경 이 사건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 내 수영장에서 피해자가 보조기구를 착용하고 G와 물놀이를 하며 수영장 내 설치된 사다리 주변에서 잠수를 하던 중 위 사다리의 하단 봉에 위 보조기구가 끼인 이후 G가 도움을 요청했으나 피해자의 상태를 뒤늦게 파악하고 신속한 응급조치를 하지 못해 같은 날 오후 7시 42경까지 약 2분 44초 가량 피해자로 하여금 물속에 잠겨있도록 했다.

이어 오후 7시 51분경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원이 온종합병원으로 피해자를 이송하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지를 하여 자발적 전신순환을 일시회복해 상급 의료기관인 양산 부산대병원으로 전원했다. 그러나 피해자로 하여금 2023. 2. 15. 치료를 받던 중 익수를 직접사인으로 사망하게 했다.

결국 피고인은 B, E와 공동으로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의 업무는 피해아동을 수영강습에 통학시키는 것에 그치고 수영강습 중 피고인을 보호하는 것은 그 업무에 포함되지 않아, 피고인에게 주의의무 위반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 단독재판부는, 피해아동의 보호자인 H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에게 피해아동의 수영강습의 통학을 부탁했고 수영강습이 끝날 때까지 휴대폰을 보면서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에 미루어 보아 피고인과 H간에 체결된 베이시비터 계약상의 의무로 수업 또는 수강 중 피해아동의 관찰·보호의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수영장에 상주하게 되는 경우 피해아동이 안전하게 수영을 하고 있는지 적정 위치에서 관찰하여 안전사고를 방지하여야 할 조리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에게 베이비시터로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른 공범들에 비해 주의의무의 위반 정도가 경미한 점, 피해아동의 보호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적극적으로 바라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제도로, 1년 이하의 징역·금고·자격정지·벌금형에 해당하고 개전(행실이나 태도의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바르게 고쳐먹음)의 정상이 뚜렷하며 자격정지 이상의 전과가 없을 때 적용할 수 있다. 유예기간 2년을 사고 없이 지나면 면소(재판 절차를 종결)된 것으로 간주되지만, 그사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전과가 발견되면 유예한 형을 선고한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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