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유사강간 혐의 사건에서는 행위의 형태와 동의의 범위가 함께 다투어진다.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양측이 인정하는 경우, 그 접촉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남는다.
신체 내부로의 진입 여부에 따라 유사강간이냐, 강제추행이냐가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외부 접촉에 그친 경우와 내부로 진입한 경우는 적용 조문부터 다르다. 영상이나 생체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사안에서는 행위 당사자의 진술, 대화 내용 및 사건 전후 정황 등이 증거로 검토될 수 있다.
동의 여부에 대한 판단은 구체적인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다. 함께 이동하였거나 사적 공간에 들어갔다는 사정만으로 이후의 신체 접촉 전부에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거부하면 중단하겠다는 취지의 사전 대화의 경우 그 시점까지는 접촉이 허용된다는 동의로 읽히기도, 진행 중 거부 의사가 확인되면 즉시 중단하라는 주의 요구로 읽히기도 한다. 그 해석은 대화의 경위와 시점, 접촉이 시작된 상황과 떼어 놓기 어렵다. 한편 상대가 음주나 수면 등으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면, 동의의 범위를 따지기에 앞서 적용 조문부터 달라진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형법 제299조에 따른 준유사강간이 문제 된다.
당시 오간 대화와 정황 기록이 국면을 완전히 바꾸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메신저나 SNS의 대화는 서비스의 보관 정책과 상대방의 계정 상태에 따라 삭제될 수도 있으며, 이미 지워진 내용을 복원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남은 대화를 정리하거나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하는 경우, 해명할 의도였더라도 회유나 증거인멸의 시도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주의해야 한다.
사후에 남는 것은 제한된 기록뿐이다. 그러한 만큼 동의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신체 접촉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 법적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된다.
법무법인 정의 김유경 부장변호사는 “같은 유사강간 혐의라 하더라도 접촉의 형태와 대화 내역에 따라 판단되는 동의 정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만큼, 기억에만 의존하지 말고 남아 있는 대화와 객관적 자료를 함께 대조하여 사실관계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거부 전까지는 동의였을까… 유사강간 혐의와 동의의 범위
기사입력:2026-08-2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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