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아서 도운 메신저피싱, 억울해도 사기 공범으로 처벌받는 이유

기사입력:2026-08-09 09:00:00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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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자녀, 지인, 혹은 금융기관을 사칭해 돈을 갈취하는 메신저피싱은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메신저피싱이라 하면 단순히 돈을 송금해 손해를 입은 피해자만 떠올린다. 그러나 최근 실무에서 더욱 심각하게 다루어지는 유형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싱 조직의 범죄 자금 세탁이나 송금을 도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의 위치에 놓이게 되는 케이스다.

고액 알바나 단기 대출을 알아보던 중 "거래 실적을 만들어 대출 한도를 늘려주겠다"거나 "구매 대금을 대신 받아 전달해 주면 수수료를 주겠다"는 말에 속아 계좌 번호를 알려주거나 돈을 이체해 준 이들이 대표적이다. 본인은 정당한 거래나 대출 과정으로 믿었을지라도, 그 계좌로 들어온 돈이 피싱 피해자들의 피 같은 돈이었다면 수사기관은 이를 피싱 범죄의 사기방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혹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엄중히 다루게 된다.

갑자기 피의자 신분이 된 이들은 수사관 앞에서 "범죄인 줄 전혀 몰랐고 나도 속은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법원은 피의자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주지 않는다. 법상 '미필적 고의'라는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록 피싱 조직과 직접 모의하지 않았더라도, 정상적인 금융 거래 방식이 아님을 어렴풋이 의심할 수 있었거나 고액의 수수료라는 비정상적인 대가성에 혹해 이체·전달 행위를 했다면 범죄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용인한 것으로 보아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

한편, 당사자가 제공한 계좌가 피싱 범죄에 사용되는 순간 금융감독원 및 금융회사에 의해 전 금융권 계좌의 지급정지 및 비대면 거래 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당장 본인의 생활비 송금이나 카드 대금 결제조차 불가능해져 사실상 일상 생활이 어려워진다. 뿐만 아니라 향후 피싱 피해자들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민사 소송)까지 당해 이중의 법적·경제적 고통을 겪게 된다. 피해 규모가 클수록 실형 선고의 위험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안일한 대응은 금물이다.

메신저피싱 공범 및 방조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기소유예나 무혐의(불기소) 처분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법리를 차근차근 파훼해야 한다. 특히 수사관이 던지는 "수상하다는 생각 안 해봤냐", "왜 이체를 해줬냐" 같은 유도 질문에 자칫 잘못 답변하면 미필적 고의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으므로 초기 조사 때부터 신중을 기해야 한다.

피싱 사건 피의자의 진술은 객관적 증거와 정합성이 맞지 않을 경우 범행을 은폐하려는 거짓 해명으로 비쳐지기 쉽다. 핵심은 구인광고 내용, 피싱 조직과의 모바일 메시지 대화 전문, 당시 금융 지식 수준, 실제 취득한 이익이 전혀 없거나 지극히 미비하다는 점 등을 객관적 물증으로 입증하여 범죄 가능성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선의의 피해자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만약 미필적 고의가 일부 인정될 수밖에 없는 불리한 정황이라면, 조속히 법률 전문가의 중재를 통해 피해자들과의 합의 및 양형 자료를 제출하여 구속영장 청구를 막는 등 실리적인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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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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