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닦는 게 아니라 지운다”…로보락 F25 ACE Pro

기사입력:2026-04-26 23:05:17
[로이슈 편도욱 기자] 한국 소비자들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가전제품 하나를 고를 때도 수십 개의 리뷰를 비교하고, 브랜드 신뢰도와 기술력을 꼼꼼히 따진다. 그런 한국 시장에서 중국계 브랜드가 불과 4~5년 만에 시장의 절반을 가져갔다면, 그건 단순한 가격 경쟁력만으론 설명이 되지 않는다. 로보락 이야기다.

로보락은 2014년 설립 이후 로봇청소기와 무선청소기 연구개발에 집중해온 기업이다.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건 2020년. 한국 법인 설립 이후 불과 몇 년 만에 이 브랜드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꿰찼다.

2024년 상반기 기준 46.5%, 2025년 들어서는 50% 초반까지 치고 올라갔다. 더 놀라운 건 150만 원 이상 프리미엄 구간에서는 점유율이 65~70%를 넘나든다는 사실이다. 삼성, LG라는 철옹성 같은 국내 브랜드들이 버티고 있는 고가 시장에서 이런 수치를 기록했다는 건, 로보락이 단순히 "저렴한 외산 청소기"가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의 새로운 기준 자체를 만들어냈다는 의미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삼성, LG를 다 무너뜨리고 한국시장에서 로봇청소기 하나면 집 청소가 거의 다 해결되는 시대를 앞당긴 로보락이 사람이 직접 손에 들고 밀어야 하는 물걸레 청소기를 내놓은 걸까?

■ 로봇이 전부가 아닌 이유 — 거품 물걸레 청소기가 필요한 현실

로봇청소기는 물론 훌륭하다. 매일 스케줄대로 알아서 돌고, 장애물을 피하고, 심지어 물걸레질까지 한다. 그런데도 집 안 어딘가에 여전히 사람 손이 필요한 구석이 남아 있다. 그게 현실이다.

로봇청소기의 물걸레 기능은 기본적으로 평평한 바닥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물에 젖은 상태에서 흡입력이 20~50% 떨어지고, 커피나 소스, 기름때 같은 끈적한 오염물은 롤러로 한두 번 지나가는 것만으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구 밑 좁은 틈, 발코니 모퉁이, 현관 바닥의 흙먼지 같은 건 로봇 혼자서 해결하기 어렵다. 로봇이 청소를 마친 뒤에도 바닥이 여전히 약간 미끄럽거나 냄새가 남아 있다는 느낌,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 틈을 채우는 게 바로 진공 물걸레 청소기다. 로보락은 이 시장에 단순한 물걸레 청소기가 아니라, 거품 기술을 탑재한 차세대 모델로 도전장을 냈다. 로보락 F25 ACE Pro, 2026년 3월 23일 공식 출시된 이 제품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연 매출 1조 원 규모로 성장했고, 물걸레 기능은 사실상 핵심 경쟁력이 됐다. 스팀 청소기가 100도 이상의 고온으로 살균과 묵은 때 제거에 집중한다면, 거품 진공 물걸레 청소기는 세정액을 고밀도 거품으로 변환해 분사하고 진공 흡입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을 택한다. 끈적한 생활 오염 제거에 강하고, 무선이라 기동성이 뛰어나며, 바닥재에 가해지는 수분 스트레스도 낮다. 두 방식은 지향점이 다르다. 스팀이 위생 중심이라면, 거품 진공은 일상 세정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로보락이 로봇청소기 시장 1위를 유지하면서도 직접 물걸레 청소기를 출시한 건 상업적으로도 명쾌한 전략이다. 국내 로보락 로봇청소기 보유자는 이미 150만 명을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가 로봇 청소 후 마무리 물걸레질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고, 로보락은 그 수요를 자사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기로 한 것이다. "로보락이 청소 전체를 책임진다"는 브랜드 완성도 구축, 그리고 109만원대 고성능 물걸레 청소기로 ASP를 높이는 수익 전략. F25 ACE Pro는 기술 쇼케이스인 동시에 치밀한 생태계 전략의 산물이다.

■F25 ACE Pro 직접 써봤다 — 거실부터 베란다, 현관까지

박스를 열었을 때부터 제품에서 느껴지는 인상이 있다. 가볍지 않다. 묵직하다. 처음엔 '이걸 매일 들고 다녀야 하나'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첫 번째 청소를 마치고 나서 그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 무게는 단점이 아니라, 이 제품의 청소 능력을 보장하는 물리적 증거였다.
거품이 나왔다 — 제트포밍(JetFoaming™)의 첫인상

F25 ACE Pro의 핵심은 제트포밍(JetFoaming™) 기술이다. 손잡이 부분의 노란 버튼을 누르는 순간, 롤러 앞쪽에서 거품이 분사된다. 처음 그 장면을 봤을 때 솔직히 좀 놀랐다. 무선 청소기에서 거품이 나온다는 게 이렇게 낯선 광경일 줄은 몰랐다.

단 1ml의 세정액이 1억 6,700만 개의 마이크로 버블로 변환된다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다. 숫자만으로는 감이 잘 안 오지만, 실제로 바닥에 분사되는 거품을 보면 그 의미를 직감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물처럼 퍼지거나 흘러내리지 않는다. 거품이 오염 위에 밀착된 채 머무른다. 오염을 감싸고, 스며들고, 분해한다. 물 청소는 오염을 밀어내는 방식이라면, 거품 청소는 오염을 포위하는 방식이다.

집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구역부터 시작해봤다. 주방 인근 바닥. 요리하다 보면 기름이 튀고, 소스 자국이 생기고, 물기와 먼지가 뒤섞인 얼룩이 쌓인다. 기존 물걸레로는 한 번 지나가도 얼룩의 윤곽이 남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기름 얼룩은 물로 닦으면 오히려 번지는 느낌이 들어서 여러 번 왔다 갔다 해야 했다. F25 ACE Pro로 폼 세정 버튼을 누르고 한 번 밀었다. 얼룩이 사라졌다. 딱 한 번만에.

건조 후 바닥의 감촉도 달랐다. 물 청소 후에는 가끔 미세하게 끈적인 잔감이 남거나 광택이 불균일하게 맺히는 경우가 있었는데, 거품 세정 후에는 바닥이 더 매트하고 산뜻하게 마무리됐다. 묵은 때가 잔여감 없이 완전히 닦인 느낌. 이게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세정액 관리도 예상보다 훨씬 편했다. 물 탱크와 세정액 탱크가 분리돼 있어서, 각각 채워 넣기만 하면 청소기가 알아서 최적 비율로 혼합한다. 폼 워시 모드로 쓸지, 일반 워시 모드로 쓸지 상황에 따라 선택만 하면 된다. 세정액을 일일이 계량해서 섞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오염이 심한 구역은 폼 모드, 가벼운 일상 청소는 일반 모드. 이 선택이 생각보다 직관적이고, 쓸수록 자연스럽게 손에 익는다.

흡입력 25,000Pa — 바닥을 꾹 누르는 그 느낌
25,000Pa의 흡입력은 숫자로만 봐선 실감이 어렵다. 전작 F25 ACE가 20,000Pa였는데, 25%가 올라간 셈이다. 거기에 30N의 하향 압력(전작 대비 50% 증가)과 분당 430회 회전하는 롤러가 결합된다. 실제로 청소를 해보면 "깔짝깔짝 닦는다"는 느낌보다는 바닥을 힘 있게 꾹 밀어내며 닦는다는 느낌이 든다. 손걸레로 힘주어 문질러 닦을 때의 그 물리적인 쾌감이, 이 청소기를 밀 때 느껴진다.

무겁다는 첫인상이 있었지만, 슬라이드 테크 2.0(SlideTech 2.0)이 그 부담을 상당 부분 해소해준다. AI 파워 휠이 사용자의 밀고 당기는 힘을 감지해서 전동으로 보조해주는 방식인데, 실제로 써보면 청소기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손목에 힘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오래 청소해도 팔이 아프지 않다. 이게 은근히 큰 장점이다. 특히 넓은 거실을 왔다 갔다 반복할 때, 이 기능의 가치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회전 반경도 놀라웠다. 다소 크고 묵직한 외형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유연하게 꺾인다. 방향 전환이 자연스럽고, 좁은 공간에서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중단할 때는 발로 살짝 밟으면 바로 멈춘다. 이 발 브레이크 기능도 처음엔 사소해 보이지만, 실제 사용 중에는 상당히 편리하다.
180도 플랫리치 2.0 — 소파 아래까지 들어갔다
집에서 청소하면서 항상 찜찜했던 공간이 있었다. 소파 아래. 눈에 보이지 않으니 자주 신경 쓰지 못했는데, 사실 먼지와 머리카락, 각종 부스러기가 쌓이는 공간이다.

F25 ACE Pro는 플랫리치 2.0(FlatReach™) 기능으로 본체를 180도 완전히 눕힐 수 있다. 높이 12.5cm 이상만 되는 가구 아래라면 어디든 들어간다. 소파 아래로 청소기를 밀어 넣어보니, 그냥 쑥 들어간다. 거기에 로보락 앱을 통한 원격 제어 기능을 연동하면, 손이 닿지 않는 깊숙한 곳까지 방향을 조정해가며 청소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방향을 원격 조종하면서 소파 안쪽으로 청소기를 밀어 넣는 경험은 솔직히 꽤 신기했다.


이번 사용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베란다와 현관 청소였다. 사실 이 두 공간은 평소 청소가 번거로웠던 곳이다. 베란다는 먼지와 모래가 쌓이고, 물기가 남아도 금방 곰팡이나 물 얼룩이 생길까 걱정이 됐다. 현관은 신발 흙먼지와 외부 오염이 집 안으로 유입되는 첫 번째 관문이다.

베란다에서는 흡수 모드를 적극 활용했다. 물이 있는 곳에 최적화된 모드로, 수분을 효과적으로 흡입하면서 동시에 닦아낸다. 베란다 바닥의 모래 먼지와 얼룩이 한 번 지나가는 것만으로 깔끔하게 처리됐다. 기존에는 빗자루로 쓸고 별도의 걸레로 닦는 두 단계가 필요했는데, F25 ACE Pro 한 대로 흡입과 물걸레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현관은 폼 세정 버튼을 눌렀다. 신발을 신고 드나들면서 생기는 흙먼지와 기름기 섞인 오염은 일반 물 청소로 는 깔끔하게 닦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거품이 현관 타일 사이사이로 스며들며 오염을 감싸는 게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건조 후 현관 타일이 선명하게 깨끗해진 걸 보고, 꽤 오랫동안 이 정도로 닦지 못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준 공간이 바로 베란다와 현관이었다.

진공 물걸레 청소기를 쓰다 보면 가장 귀찮은 일 중 하나가 롤러에 엉킨 머리카락 제거다. 청소를 마치고 나서 청소기를 또 청소해야 하는 그 번거로움. F25 ACE Pro는 조스크래퍼(JawScrapers™) 시스템으로 이 문제를 거의 완전히 해결했다.
141개의 빗살형 스크래퍼가 롤러가 회전할 때마다 머리카락을 실시간으로 빗어내고 흡입부로 밀어 넣는다. 동시에 하단 압착 플로팅 스크래퍼가 오수를 강력하게 짜내면서 물 자국을 차단한다. 실제로 며칠을 사용하고 나서 롤러를 확인해봤는데, 엉킨 털이 거의 없었다. SGS 국제 인증기관에서 머리카락 엉킴 0%를 인증받은 게 허언이 아니라는 걸 체감으로 확인했다.

롤러에서 짜낸 오수는 탱크에 분리 수거된다. 습식과 건식이 나뉘어 있어서 비우고 관리하는 것도 생각보다 간편하다. 물탱크는 1,000ml로 넉넉해서 넓은 공간을 청소하다가 중간에 물을 채워야 하는 빈도가 낮았다.

청소를 마치고 도크에 올려놓으면 자동 세척이 시작된다. 95도 고온으로 롤러의 기름때와 세균을 녹여 세척하고, 세척이 끝나면 95도 열풍으로 건조까지 진행한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물걸레 청소기에서 냄새가 나는 가장 큰 원인이 롤러가 제대로 마르지 않아서이기 때문이다. 습기가 남아 있으면 잡균이 번식하고 냄새가 생긴다. 고온 세척과 열풍 건조의 조합은 그 악순환을 원천 차단한다. 도크에 올려두면 스스로 알아서 깨끗해지고 바짝 마른다는 것, 이 단순한 사실이 장기 사용에서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써보면 안다. 로보락 앱을 통해 물 온도와 세척 강도도 조절할 수 있어서, 사용 패턴에 맞게 세팅해두는 것도 가능하다.

단점도 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제품은 가볍지 않다. 전체적으로 묵직한 무게감이 있고, 부피도 작지 않다. 슬라이드 테크 2.0이 손목 부담을 줄여주긴 하지만, 작고 가벼운 청소기를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거품 청소를 위해서는 전용 세정액이 필요하다. 이 세정액을 다 쓰면 추가 구매해야 한다는 것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소모품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유지비를 염두에 두고 구매를 결정하는 게 좋다.

청소 후 오수통을 바로 비워줘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로봇청소기처럼 알아서 다 처리해주길 기대하면 안 된다. 도크가 세척 후 "오수통을 비워주세요"라고 알려주면, 그때 비워주는 게 이 제품을 오래 잘 쓰는 방법이다.

F25 ACE Pro는 로봇청소기를 대체하는 제품이 아니다. 보완하는 제품이다. 로봇청소기가 매일 정해진 시간에 가벼운 먼지와 바닥 상태를 관리한다면, F25 ACE Pro는 주말 대청소나 주방 기름때 제거, 현관과 베란다 같은 특수 구역 관리를 담당하는 정밀 타격기 역할을 수행한다.

베란다와 현관은 그동안 로봇청소기 생태계에서 사각지대였다. 습기와 외부 먼지가 혼재된 이 공간을 로봇이 청소할 경우, 기기 내부로 오염이 전이되거나 롤러가 손상될 위험이 크다. F25 ACE Pro는 흡수 모드와 폼 세정 모드를 통해 이 특수 구역들을 독립적으로, 그리고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한다. 180도 플랫리치 기능은 소파나 침대 밑처럼 로봇조차 진입하기 어려운 저고도 공간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조스크래퍼는 털 엉킴이라는 고질적 불편을 사실상 사라지게 만든다.
로보락이 구축해온 청소 생태계에서 이 제품은 '마무리 단계'를 완성하는 장비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로봇이 1차 청소를 담당하고, F25 ACE Pro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공간을 마무리하는 구조. 그 두 가지가 함께 맞물릴 때, 비로소 집 청소가 진짜 완성된다는 느낌이 든다.

거품이 나오는 청소기. 처음엔 신기한 기능 하나를 더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써보면, 그 거품 하나가 청소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는다는 걸 알게 된다. 닦았다는 느낌이 아니라 지웠다는 느낌. 그 차이가, 이 제품이 존재하는 이유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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