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분양계약 해제·해지를 고민하는 수분양자도 늘고 있다. 착공 지연, 입주 지연, 사업상 문제, 하자 발생 등 여러 사정이 생기면 계약을 끝낼 수 있는지부터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다만 실무에서 흔히 ‘분양계약 해제·해지’라고 표현하더라도 실제 법적 판단에서는 약정이나 법률에 따른 계약 해제·해지 법리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명칭보다도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요건이 실제로 충족되었는지다.
분양계약 분쟁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계약서다.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계약 종료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계약서상 어떤 사유가 계약 해제 또는 해지 사유로 정해져 있는지, 그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그리고 계약 종료 이후 분양대금 반환이나 손해배상 문제가 어떻게 정리되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결국 분양계약 해제·해지 문제의 핵심은 추상적인 형평이 아니라 계약 문언과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검토에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대법원은 수분양자에게 중요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2025년 12월 24일 선고된 2025다216444 판결은 분양사업자가 건축물분양법상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수분양자가 계약을 종료할 수 있도록 정한 약정 조항의 해석이 문제된 사안이다. 원심은 시정명령을 받음으로써 약정상 해제사유가 발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사유가 계약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할 정도로 중대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계약서 문언이 명확하다면 그 문언에 없는 추가 요건을 쉽게 덧붙여 제한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면서 약정상 해제사유가 발생하기만 하면 해제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이 대법원 판결은 수분양자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 계약서에 분양계약 종료 사유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분쟁이 발생했을 때 그 조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분양계약은 일반 매매계약과 달리 인허가 문제, 사업 지연, 사용승인 지연, 시공상 하자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계약서상 계약 종료 조항은 단순한 부수 문구가 아니라, 실제 권리구제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입주 지연 문제도 마찬가지다. 일정 기간을 초과해 입주가 지연될 경우 계약을 종료할 수 있도록 정한 조항이 있다면 수분양자는 그 조항의 문언과 지연 경위, 통지 시점과 방식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입주가 늦어져도 막연히 기다리기만 하거나 반대로 충분한 검토 없이 곧바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러나, 입주지연은 분양계약의 해제·해지 사유의 하나에 해당할 수 있고, 계약서상 입주지연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입주지연을 정당화하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닌지, 입주지연의 귀책이 누구에게 있는지 등 입주지연 관련 주요쟁점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여 해제·해지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결국, 입주지연은 단순히 불편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종료와 분양대금 반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적 문제에 해당한다.
앞으로는 제도상 기준도 더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면서 현행 규정상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를 해약 사유로 두고 있으나 요건이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아 해석상 혼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정명령이 있더라도 그 위반행위로 인해 분양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계약 종료가 가능하도록 요건을 보다 구체화하고, 중대한 하자, 준공지연, 이중분양 등 다른 사유도 보다 명확히 정리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수분양자 입장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중대한 하자’다. 지금까지 하자 문제는 단순 보수의 대상인지, 실제 사용수익에 중대한 지장을 주는지, 계약 목적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향후 기준이 정비되면 단순한 불편이나 경미한 하자와 계약 자체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중대한 하자를 구별하는 판단 틀이 보다 선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하자를 이유로 분양계약 해지를 검토하는 수분양자에게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결국 최근 판례와 제도 변화는 수분양자에게 하나의 분명한 방향을 보여준다. 분양계약의 해제·해지 여부는 단순히 어떠한 문제가 존재 내지 발생했다는 것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분양계약상 계약 종료 사유가 무엇인지, 그 요건이 실제로 충족되었는지, 그리고 그 사실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따라서 입주 지연, 시정명령, 하자 등의 사정이 발생했다면 계약서 조항, 통지 내역, 사업 진행 경과, 하자 내용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법률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분양계약 종료 기준이 재정비되는 과도기이며, 그만큼 수분양자에게는 초기 대응과 계약서 검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필자 약력]
김민수 변호사(법무법인(유) 엘케이파트너스 변호사)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와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법무법인 센트로와 하나증권 법무실을 거쳐 건설·부동산 소송 및 금융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문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법무법인(유) 엘케이파트너스 소속 변호사이자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재개발·재건축 전문변호사로서 부동산·건설 분야에 주력하고 있으며, 분양계약 해지, 분양권, 공사대금, 하자 관련 분쟁을 비롯해 민사·행정·형사 등 분야에서 다양한 소송과 자문을 다수 수행하고 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기고] 최근 판례로 본 분양계약 해제·해지 기준과 수분양자 대응 포인트
기사입력:2026-04-22 17: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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