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변호사의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26-04-12 09: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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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마용주)는 변호사인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서울중앙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도13141 판결).

-대법원은 피고인이 이사건 거래 내역, 소득금액증명을 법원에 제출한 것은 구 금융실명법 6조 1항 위반죄 및 구 개인정보보호법 71조 5호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해 형법 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소지가 충분하다. 따라서 원심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변호사인 피고인(50대)은 최OO이 정OO 외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소송(제1 민사사건/수원지법 안양지원)과 유OO가 정OO 외 2명을 상대로 낸 임금소송(제2 민사사건/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같은 피고 정OO 외 2명의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돼 소송 수행을 담당했다.

피고인은 2023년 1월 5일경 서울 서초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대법원 전자소송 사이트를 통해 제1사건의 준비서면에, 제2 사건의 원고인 유OO가 법원에 제출한 소득금액증명 및 재판부를 통해 확인한 금융거래정보인 유OO의 은행 거래내역을 첨부해 각각 제출했다.

2023년 1월 27일에는 제2사건의 준비서면에, 제1사건의 원고인 최OO 명의의 은행 계좌 유동성거래내역조회표, 은행계좌별 거래명세표를 증거자료로 각각 제출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함과 동시에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라 알게 된 거래정보 등을 누설하거나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했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22. 선고 2023고정2052, 2024고정289병합 판결)은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형(벌금 5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피고인이 습득한 금융거래정보 및 개인정보를 관련 민사사건 등에서 증거자료로 제출하는 용도로만 사용했고, 이 사건으로 인하여 2차적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점,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

원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7. 24. 선고 2024노2575 판결)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1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피고인은 변호사로서 금융거래정보나 소득금액증명 등과 같은 정보는 법원의 제출명령 또는 문서송부촉탁 등 특별한 조치 없이는 취득할 수 없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 민사소송에서 증거로 제출된 정보나 금융거래정보, 소득금액증명 등과 같은 정보는 그 성질상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다고 하더라도 변형되거나 소멸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은 해당 재판부에 제출명령을 재차 신청하거나 문서송부촉탁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금융거래정보, 소득금액증명을 제공받을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가 의뢰인의 이익 및 소송경제를 도모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만으로 정당한 행위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습득한 금융거래정보 및 개인정보를 관련 민사사건 등에서 증거자료로 제출하는 용도로만 사용했고, 이 사건으로 인하여 2차적 피해가 발생하지는 아니한 점 등을 고려했다.

(대법원 판단) 피고인이 최OO의 거래내역, 유OO의 소득금액증명 및 거래내역을 각각 법원에 제출한 행위가 구 금융실명법 6조 1항 및 구 개인정보보호법 71조 5호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했다.

그러나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20조의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OO외 2명은 2021년 8월9일 사망한 망 문OO의 상속인들이고, 유OO, 최OO는 망 문OO이 운영하던 기독일보 씨디엔에 근무했었다. 유OO는 2022년 3월28일 정OO에게 ‘과거 고용된 기간 동안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후 최OO는 2022년 5월24일, 유OO도 같은 날 각각 정OO외 2명을 상대로 임금소송(제1,2 민사사건)을 제기했다. 따라서 두 사건은 근로계약의 체결 여부, 근로제공 여부, 근로계약이 체결됐다는 기간 동안 별건 소득의 존재 여부, 증거로 제출된 근로계약서의 진정 성립 여부 등 주요 쟁점과 증거가 공통된다.

피고인은 제1,2 민사사건에서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근로계약서의 진정성립을 다투는 한편, 같은 기간 근로를 제공했다는 최OO, 유OO에게 별건 소득이 존재하는 등 이들의 주장이 허위라고 주장하며 청구기각을 구했다.

피고인은 제1,2 민사사건에서 최OO 거래내역, 유OO 소득금액 증명 및 유OO 거래내역을 적법하게 제공받았다. 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를 하거나 다른 법익을 침해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두 사건은 주요 쟁점과 사실관계, 증거가 공통되고 일방 당사자가 동일하므로 피고인이 최OO, 유OO의 동일한 주장을 반박하고 그 신빙성을 탄핵하기 위해 거래내역, 소득금액 증명을 제1,2 민사사건에 제출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고 이는 정당한 소송행위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사건 거래내역은 금융거래정보이고 소득금액증명은 개인정보에 해당하지만 사상 신념, 노동조합 정당의 가입과 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및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 그밖의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 이를 제공받은 제3자가 국가기관인 법원이라는 사정까지 더해 보면 최o주, 유o우에게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도 쉽지 않다.

피고인이 이사건 거래 내역, 소득금액증명을 법원에 제출한 것은 구 금융실명법 6조 1항 위반죄 및 구 개인정보보호법 71조 5호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해 형법 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소지가 충분하다. 따라서 원심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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