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른바 ‘하도급 갑질’을 자행한 D건설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D건설사는 수급사업자에게 어음 할인료, 어음 대체 결제 수수료, 지연이자 등을 합쳐 총 2억 4,7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발주자로부터 기성금을 현금으로 받았음에도 정작 수급 사업자에게는 어음이나 대체 결제수단으로 대금을 지급하며 하도급법위반을 저질렀다. D건설사는 이미 전에도 하도급법 위반 행위로 인해 경고 3회, 시정명령 1회를 받은 전력이 있다.
건설 분야에서는 계약 당사자 중 일방이 불리한 지위에 있는 경우가 많아 하도급법위반 행위도 그만큼 빈번하게 발생하곤 한다. 공사가 장기간 예정되어 있는 건설현장은 날씨, 물가, 납품, 설계변경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게 되고 이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추가비용에 대해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구두상 계약하고 실제 비용을 차일피일 미루며 납부하지 않는 방식의 하도급법위반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해 상반기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분쟁조정신청 사건 중 하도급거래 분야가 약 570건으로 많은 숫자를 기록했고, 면면을 살펴보면 하도금대급 미지급과 부당한 하도금대급 결정 등 공사 대금 관련 분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도급법위반으로 인해 공사대금 지연 문제가 발생하면 작은 규모의 기업들은 폐업을 생각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입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조만간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공사 기간이 계약서의 기간보다 연장되거나 지연될 경우, 그 책임이 없는 하도급 업체가 받을 대금을 늘리거나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무법인 YK 부동산건설센터 이경복 형사전문변호사는 “하도급분쟁에서 공사대금으로 인해 고통받는 수급인이 많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공사기간 연장으로 인한 추가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많은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건설 현장에는 영세한 규모의 업체가 많아 자신의 법적 권리나 계약서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일이 흔하다. 소송보다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도 많은데 이 때에도 계약서의 구체적인 내용과 공사의 성격, 관련된 최신 판례와 법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공정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
이에 이경복 부동산 수석 변호사는 “소송을 할 때에만 법률 대리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하도급법위반 문제를 협상으로 풀어갈 때에도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논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인적, 물적 피해가 커지기 때문에 빠른 해결을 원한다면 전문가의 도움도 신속하게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하도급법위반, 관행으로 넘어가면 큰 코 다친다
기사입력:2020-03-3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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