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도로 외’ 장소 불문 음주운전 위반 처벌 도로교통법 합헌

재판관 7대 2의 의견 기사입력:2016-02-29 15:45:58
[로이슈=신종철 기자] 헌법재판소(헌재)는 ‘음주운전’에 도로 외의 곳에서 운전하는 것도 포함토록 한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

A씨는 2012년 6월 혈중알코올농도 0.1%의 술에 취한 상태로 경주시 소재 정비공업사 안에서 포터 화물차량을 약 6미터 가량 운전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은 소송 계속 중인 2015년 3월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 중 ‘도로 외의 곳’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묻기 위해 직권으로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월 25일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도로 외의 곳에서 일어나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을 방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충분히 인정되고, 심판대상조항이 장소를 불문하고 음주운전을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처벌함으로써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하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말했다.

또 “음주운전의 경우 운전조작능력과 상황대처능력이 저하돼 일반 교통에 제공되지 않는 장소에 진입하거나 그 장소에서 주행할 가능성이 음주운전이 아닌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러한 장소에서 음주운전으로 말미암은 사고의 위험성은 도로에서 일어나는 음주교통사고의 위험성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므로, 구체적 장소를 열거하거나 일부 장소만으로 한정해서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강력히 억제하려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음주운전은 사고의 위험성이 높고 그로 인한 피해도 심각하며 반복의 위험성도 높다는 점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위험을 방지할 필요성은 절실하다”며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고 실현하는 공익은 중대한 반면, 그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은 도로 외의 곳에서 음주운전을 할 수 있는 자유로서 인격과 관련성이 있다거나 사회적 가치가 높은 이익이라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 또한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평등원칙 위배 여부에 대해 헌재는 “자동차의 음주운전은 사람의 왕래나 물건의 운반을 위한 장소적 이동을 수반하는 개념으로서, 다른 기계 기구 음주운전 행위와는 공공의 위험발생 가능성, 위험의 크기 및 경찰권 개입의 필요성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며 “양자는 심판대상조항의 의미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본질적으로 같은 집단이라 할 수 없으므로 차별취급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평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이수ㆍ서기석 재판관은 위헌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이들 재판관들은 “음주운전에 대한 형사처벌은 장소적 범위를 ‘도로 외의 곳’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로 제한해야 할 것이므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곳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거나, ‘도로 외의 곳’ 문구 다음에 ‘중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라는 문구를 부가하는 등 기본권을 보다 덜 제약하는 방법을 택해야 하며, 또 이와 같은 방법으로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규율할 필요가 있는 범위를 넘어 규율한 과잉입법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또 “사적인 공간에서의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 또는 물건에 대한 극히 희박한 위험을 방지하고자 하는 공익이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제한되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보다 반드시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두 재판관들은 “특히 심판대상조항을 악용해 공공의 위험성이 거의 없는 장소에서의 음주운전을 신고하거나, 심판대상조항을 빌미로 하여 사적 영역에 경찰권이 무분별하게 개입하는 등으로 악용될 소지마저 있다”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위반된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위헌 의견을 냈으나 소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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