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인한 패혈증 쇼크로 별세한 서울중앙지법 이우재(사법연수원 20기) 전 부장판사에 대해 법원이 공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이우재(48) 부장판사는 2013년 1월 6일 새벽에 집에서 잠을 자다가 심한 다리 통증을 호소해 대형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는데,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입원 나흘 만에 직접사인 패혈증 쇼크 등으로 사망했다.
이에 이우재 전 부장판사의 유족은 “공무상 재해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공무원연금공단에 유족보상금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은 “공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누적돼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병 또는 악화됐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유족은 “망인은 지속적인 격무로 인해 피로와 스트레스가 가중돼 면역력이 약해짐에 따라 급성 골수성 백혈병 등이 발병했으며, 위 질병이 악화돼 결국 사망했다”며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공무사이에 상당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봐야 하므로 공단의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민사집행법 분야의 권위자인 이우재 전 부장판사는 자신이 맡은 합의부 재판장으로서 업무 외에 2012년 7월에는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ㆍ비송 분과위원으로 위촉돼 회의에 참여하고 보전처분ㆍ비송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민사집행 실무제요 개정판의 집필ㆍ검토 업무를 담당했다.
또한 2012년 8월말부터는 법무부의 민사집행법 개정위원회에서도 참여해 그해 12월까지 6차례에 걸쳐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는 등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뿐만 아니라 이우재 전 부장판사는 2012년 12월말 서울중앙지법에서 법문화강좌를 하는 등 서울중앙지법과 사법연수원 등이 주최하는 행사에 초청돼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우재 부장판사는 2012년 10월부터 입술이 계속 부르트고 혓바늘이 돋는 등의 증세를 호소했고, 잦은 기침 등 감기증세 등을 보이면서 상당히 피곤해했다고 한다. 그해 12월부터는 발열 증세가 나타나 약을 복용했다.
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박연욱 부장판사)는 지난 3월 26일 망인 이우재 전 부장판사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부지급결정 취소 청구소송(2013구합54793)에서 공무상재해로 판단해 공단의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망인이 수행한 업무량은 많을 뿐더러 업무의 내용이나 성격, 망인의 지위와 책임, 평소 근무태도 등에 비춰 볼 때 상당한 육체적ㆍ정신적 스트레스가 동반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망인은 2012년 10월부터 혓바늘이 돋거나 잦은 기침을 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으나, 이 시기에 재판부의 사건처리율이 다른 재판부의 평균 처리율을 넘어설 정도로 재판장으로서의 업무에 매진했다”고 밝혔다.
또 “망인은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단 4일 만에 사망에 이르게 됐는데, 이는 통상적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진행 경과에 비춰 보더라도 이례적인 것”이라며 “진료기록에 의할 때 망인의 상태가 급속하게 악화된 것은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 당시 이미 중증의 괴사성 근막염을 동반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어 “평소 과중한 공무 수행으로 인해 육체적ㆍ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됨에 따라 면역기능이 떨어져 괴사성 근막염이 발병하게 된 것으로 추단함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의 발병 원인이 현재까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공무와 직접 연관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직무상의 과로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명된 괴사성 근막염이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시켜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됐다면 공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은 2012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 재판장으로서의 업무와 더불어 민사집행 실무제요 개정판의 집필ㆍ검토 업무, 법무부의 민사집행법 개정위원회 관련 업무, 법문화강좌 등 강의 업무 등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점, 이로 인해 누적된 업무상 스트레스가 면역력 저하를 야기하고, 나아가 괴사성 근막염의 발병ㆍ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인다”고 봤다.
그러면서 “따라서 피고가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보고 한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서울행정법원 “백혈병 진단 4일 후 숨진 부장판사…공무상재해”
“평소 과중한 공무 수행으로 인해 육체적ㆍ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됨에 따라 면역기능이 떨어져 발병” 기사입력:2015-04-01 20: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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