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졸업생에 무기정학처분 내린 고려대 손해배상책임 없다”

항소심 손해배상책임 인정해 위자료 500만원 지급 판결 뒤집고 파기환송 기사입력:2015-03-26 17:47:52
[로이슈=신종철 기자] 고려대가 2006년 학생들이 교수들을 감금했다는 이유로 출교처분을 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하지만 법원은 무효 판결로 학생들을 구제했다. 그러자 고려대는 다시 퇴학처분을 내렸다. 이 또한 법원은 무효로 판정했다. 이런 소송을 거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고려대를 졸업했다.

그런데 고려대는 이번에는 학생상벌위원회를 열어 졸업한 학생들에게 무기정학처분을 의결했다. 어이없는 졸업생들이 고려대가 정신적 고통을 줬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항소심은 졸업생들에게 징계처분을 내린 것을 잘못이라며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이 사건을 자세히 본다.

법원에 따르면 2006년 4월 실시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에서 고려대 보건과학대학으로 통합된 ‘구 고려대학교 병설 보건대학’ 2, 3학년 학생들에게 총학생회 선거의 투표권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와 관련해 고려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 및 총학생회 선거에 입후보한 선거운동본부 소속 학생들과 대학 사이에 이견이 발생했다.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와 강OO씨 등을 포함한 선거운동본부 학생들은 2006년 4월 5일 보건대학 2, 3학년 학생들에 대한 투표권 인정 요구 등의 내용이 담긴 문서를 고려대 본관 3층에서 열리고 있는 교무위원회에 참석한 학생처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본관을 방문했다.

학생들은 학생처장에게 문서의 수령과 대화를 요구했으나 학생처장은 학생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학생들은 학생처장에게 문서를 수령할 것을 요구하면서 학생처장을 포함한 교수들이 이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다음날까지 약 15시간 동안 본관 2, 3층 계단 사이의 공간에 처장단 교수들을 이동 및 출입을 못하게 했다. 이 사건을 ‘감금’이라고 한다.

고려대는 4월 17일 감금행위와 관련된 학생 19명을 출석시켜 학생상벌위원회를 개최한 후 상벌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7명에 대해서는 견책 1주일, 5명에 대해서는 유기정학 1개월, 강OO씨 등을 포함한 7명에 대하여는 출교처분을 의결하고, 19일 통보했다.

이에 강씨 등은 출교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교처분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법원은 2007년 10월 “출교처분은 원고들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고 피해자인 학생처장 등이 위원으로 참석하는 등 절차적으로 위법할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징계사유는 존재하나 그 정도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이유로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에 고려대가 불복해 항소했다가 2008년 3월 취하했다.

또한 고려대는 2008년 2월 강OO씨 등에 대해 퇴학처분을 의결했다. 하지만 강씨 등이 퇴학처분은 무효라며 서울중앙지법에 퇴학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신청을 하면서 퇴학처분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이후 법원은 가처분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고, 퇴학처분무효확인의 소에서도 2009년 1월 강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고려대는 항소하지 않았다.

이러는 과정에서 서OO씨는 2008년 8월 졸업했고, 강OO씨, 안OO씨는 2009년 2월 졸업했다.

그런데 고려대는 강씨 등에 대한 징계 재심의를 위해 2009년 3월 27일 학생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참석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강씨 등에 대해 무기정학처분을 의결했다. 쉽게 말해 고려대가 졸업생에게 무기정학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에 강OO씨 등은 “고려대는 세 차례에 걸쳐 출교처분, 퇴학처분, 무기정학처분을 내렸는데, 각 징계처분이 법원의 판결에 의해 모두 무효로 됐는데, 무효인 징계처분들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손해배상으로 첫 번째 징계처분에 대해 1000만원, 두 번째 징계처분에 대해 1200만원, 세 번째 징계처분에 대해 1500만원 합계 37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1민사부(재판장 황윤구 부장판사)는 2011년 5월 “각 징계처분으로 인해 원고들이 사실상 고통을 받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에게 어떠한 불법행위책임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 항소심 “졸업생에게 무기정학처분 내린 건 잘못, 위자료 500만원씩 지급하라”

▲서울고등법원

▲서울고등법원

이미지 확대보기


반면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법 제24민사부(재판장 김상준 부장판사)는 졸업생 강OO씨 등 5명이 고려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012년 6월 “피고는 원고 강OO, 서OO, 안OO에게 각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출교처분에 대해 “원고들은 학생처장이 학생들의 요구 등의 내용이 담긴 문서를 수령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집단적 위세를 동원해 처장단 교수들을 좁은 공간에 강제로 감금한 행위는, 대학의 학문적 스승이자 대학사회의 공동구성원인 교수들을 상대로 집단적 위세를 동원한 감금행위를 통해 무리하게 의사를 관철하고자 한 행위로서 대학사회의 지적, 도덕적, 민주주의적 건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이므로, 원고들의 행위는 중대하고도 심각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원고들에게 징계사유가 명백히 인정되고, 피고가 학칙 및 학생 상벌에 관한 시행세칙에 규정된 절차 및 내용에 따라 징계처분을 한 이상, 징계절차 내지 징계양정에 일부 문제가 있어 그 후 법원에 의해 징계처분이 무효로 판단됐다고 하더라도, 절차적인 하자가 징계절차 자체를 형해화할 정도로 중대하거나 징계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없는데도 오로지 원고들을 학교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징계사유를 내세워 징계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퇴학처분의 경우도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려대는 퇴학처분에 대한 무효판결이 확정된 후 원고들에 대한 징계심의를 해 2009년 3월 학생상벌위원회를 열어 무기정학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강씨 등은 이미 고려대를 졸업한 상태였다.

이에 재판부는 “졸업생인 원고들에 대해 징계절차를 진행해 무기정학처분을 한 것 자체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출교, 퇴학이라는 극단의 징계가 모두 무효 판결이 된 이후 징계 대상도 아닌 이미 졸업해 학생 신분을 갖지 않은 원고들에게 다시 무효인 무기정학이라는 중징계를 하게 된 것으로서, 결국 피고의 무기정학처분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하므로, 그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않고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돼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정신적 손해배상액으로 세 사람에게 각 500만원씩을 인정했다.

◆ 대법원, 고려대 손해배상책임 인정한 원심 뒤집어

▲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

▲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

이미지 확대보기


하지만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 제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6일 강OO(34)씨 등 5명이 졸업생에게 무기정학처분을 내린 고려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2다62554)에서 “졸업생 3명에게 위자료 5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인정한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고 졸업생 3명이 무기정학처분에 따라 새로 불이익을 받지는 않았고, 학교도 무기정학처분을 통상적인 징계처분이 아니라 교수 감금행위가 무기정학처분 상당의 처분을 받을 정도로 중대하고 심각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의미가 있는 처분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살펴보면, 무기정학처분이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으로서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에 비춰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가 무기정학처분을 한 것이 원고 졸업생 3명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했으니, 이런 원심판결에는 징계처분으로 인한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어 무기정학처분으로 인해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으로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5,450.33 ▲73.03
코스닥 1,047.37 ▼16.38
코스피200 811.84 ▲13.52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4,887,000 ▼63,000
비트코인캐시 656,500 ▼2,000
이더리움 3,222,000 ▲1,000
이더리움클래식 12,920 ▼40
리플 2,014 ▼3
퀀텀 1,420 ▲7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4,870,000 ▼34,000
이더리움 3,218,000 ▼3,000
이더리움클래식 12,900 ▼80
메탈 437 0
리스크 189 ▼1
리플 2,015 ▼2
에이다 379 ▼2
스팀 89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4,870,000 ▼10,000
비트코인캐시 657,000 ▼2,000
이더리움 3,221,000 ▼1,000
이더리움클래식 12,950 ▲30
리플 2,015 ▼2
퀀텀 1,412 ▼1
이오타 88 0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