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검찰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원 변호사 8명에 대해 무더기로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개시 신청을 해 “검찰의 민변 공안탄압”이라며 대척점에 서 있는 가운데 대한변협이 민변의 법률적 궁금증을 풀어줬다. 결과적으로 민변이 검찰과의 장외라운드에서 이겼다.
변호사법에 규정된 징계와 관련된 이의신청 조항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유권해석을 내리며 변호사에 대한 징계권은 최종 법무부가 아닌 대한변협회장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로써 민변은 간접적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
대한변협(협회장 위철환)이 12일 “지방검찰청 검사장 등 징계개시 신청인의 이의신청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 징계위원회가 기각 결정을 한 경우, 징계개시 신청인이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또 다시 불복해 이의신청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보자. 먼저 변호사법 제97조의 5항(이의신청)에 따르면 검사장 등의 징계개시 신청인이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를 신청했으나, 대한변협회장이 징계개시의 신청을 기각한 경우에, 징계개시 신청인은 대한변협 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변협 징계위원회가 위 이의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 징계절차를 개시해야 하나, 이유 없다고 인정하면 이의신청을 기각해야 한다. ‘기각’은 징계절차를 개시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이다.
그런데 변협 징계위원회가 이의신청을 기각한 경우 또 다시 징계개시 신청인인 검사장이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2차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는가 여부가 최근 법조계에서 논란이 됐다. 민변이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변협은 “변협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는 징계개시 신청인은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변호사 제100조 1항을 근거로 2차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견해”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실제로 변호사법 제100조(징계 결정에 대한 불복) 제1항은 변협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는 징계혐의자 및 징계개시 신청인은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한 제2항은 법무부 징계위원회는 이의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 변협 징계위원회의 징계 결정을 취소하고 스스로 징계 결정을 해야 하며, 이의신청이 이유 없다고 인정하면 기각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변협은 “왜냐하면 변호사법 100조 1항에서 규정한 ‘결정’은 100조 2항에서 규정한 ‘징계 결정’과 같은 의미이고, 징계 결정은 ‘징계를 하는 결정’과 ‘징계를 하지 않는 결정’만을 포함하며, ‘징계절차를 개시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협은 “원래 변호사법에서 대한변협에 변호사에 대한 징계에 관해 자율권을 부여할 당시 원처분에 해당하는 징계권을 대한변협 징계위원회에 부여하고, 재결처분에 해당하는 ‘징계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심의권만을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했다”며 “그리하여 변호사에 대해 징계절차를 개시할 것인지 여부는 대한변협회장의 독자적 권한으로 규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가 2007년 1월 26일 변호사법 개정을 통해 징계개시 신청인에게 대한변협회장의 징계개시신청 기각결정이나 징계개시의 신청이 접수된 날부터 3개월이 지나도 징계개시의 청구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 대한변협 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권한을 새로 부여했다”고 변호사법 제97조의5 제1항을 거론했다.
변협은 그러면서 “이에 따라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여부에 관한 결정권은 원칙적으로 대한변협회장의 독자적 권한이나, 예외적으로 대한변협 징계위원회가 징계개시신청인의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을 함으로써 최종적인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이고, 대한변협 징계위원회가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을 한 경우 이에 대한 더 이상의 불복절차에 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번 보도자료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는 이에 관한 오해를 이번 기회에 불식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변은 “결국 변호사의 징계와 관련해 변협회장이나 변협 징계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주도권을 가지고 절차를 진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제48대 대한변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하창우, 소순무, 박영수, 차철순 후보(기호순)에게 이와 관련한 공개질문을 했다.
왜냐하면 현재 검찰과의 냉랭한 분위기를 봤을 때 변협 징계위원회에서 기각 결정을 하더라도, 검찰이 다시 이의신청을 할 것은 예견된 상황인데 법무부장관이 위촉한 위원이 많은 법무부 징계위원회로 넘어갈 경우 민변 회원들의 징계 가능성은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해당 변호사법 조항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민변에 의견을 제시한 변협회장 후보들 모두 이 변호사법 규정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변호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를 지켠 본 대한변협이 이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한 것이다.
기호 1번인 하창우 변호사는 “현재 변호사의 징계에 대해서는 형식적으로는 변호사단체의 자율권이 보장돼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변협회장이나 변협 징계위원회의 결정을 법무부가 취소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사실상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특히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검사장의 이의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할 경우 변협 징계위원회의 징계 결정을 취소하고 스스로 징계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사실상 변호사 징계권을 법무부 및 검사가 행사하겠다는 것이어서 변협의 자율적 징계권을 무력화시키는 조항으로 이는 삭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기호 2번인 소순무 변호사는 먼저 현행 변호사법은 대한변호사협회와 법무부에 별도로 변호사징계위원회를 두면서, 그 위원의 구성을 달리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즉 변협 징계위원회는 법원과 검찰이 추천하는 위원이 4명, 변협이 선출하거나 추천하는 위원이 5명이다. 반면 법무부 징계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위원 중 법무부장관이 추천하는 위원이 위원장인 법무부장관을 포함해 5명이라는 차이다.
소손무 변호사는 “문제는 이렇게 동일한 징계사유에 대해 변협과 법무부에 복수의 징계위원회가 존재하는 것은 물론,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변협 징계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해당 변호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사실상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되고, 특히 이때 법무부장관의 의도에 따른 결론이 내려지는 것이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구조는 특히 변호사에 대한 징계가 변호사에 대한 형사절차에서 변호사의 정당한 방어권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장치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소 변호사는 그러면서 “변호사단체에 소속된 변호사가 수만명에 이르는 시대에, 변호사 징계에 대한 이와 같은 법무부의 후견적 관여와 감독은 변호사들의 자존심을 심히 해치는 시대착오적인 제도”라며 “변호사단체 스스로가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기호 3번인 박영수 변호사는 “검찰이 기소했다고 해서 ‘유죄’로 확정되는 것도 아닌데, 단순히 기소됐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에서 징계개시 신청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현행 변호사법 제97조의 1 제1항은 마땅히 개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는 변협의 독립성과 자주성을 침해하는 악법”이라고 규정했다. 박 변호사는 서울고검장 등을 지낸 검사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박 변호사는 또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관여 또한 문제라고 본다”며 “특히, 변협 징계위원회가 이의신청을 기각한 경우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징계에 관한 결정을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변협의 자율적 징계권을 인정하지 않는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더욱이, 신청인인 검사장이 변협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변협 징계위원회의 징계 결정을 취소하고 스스로 징계결정을 할 수 있다는 변호사법 제100조 역시 위헌적”이라고 “제가 변협회장이 된다면 이와 같이 잘못된 변호사법을 꼭 개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변협 “변호사 징계는 법무부 아닌 변협회장이 결정”…민변 웃다
“변협 징계위원회원 결정에 불복해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은 잘못된 견해 유권해석” 기사입력:2015-01-12 20: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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