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성매매 여성 처벌 위헌제청…남성 처벌 강화해야”

오원찬 판사 “성매매 금지는 정당…그러나 성매매 여성만 처벌하는 건 평등권 침해” 기사입력:2013-01-11 13:25:10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장주영)은 11일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4단독 오원찬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처벌법) 제21조 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한 것에 대해 우려하며, “법원은 성 착취행위 근절을 위한 성매매 알선자-성매수 남성에 대한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법 제21조 1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ㆍ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제3자의 강요 등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한 경우에는 ‘성매매 피해자’로 인정돼 처벌하지 않는다.

위헌심판을 제청한 오원찬 판사는 결정문에서 “착취나 강요가 없는 성인 간 성행위는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맡겨야 하고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됨에도 성매매처벌법 제21조 1항은 변화된 사회 가치관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건전한 성 풍속 확립을 위해 성매매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정당하다”면서도 “자발적 성매매 행위를 교화가 아닌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가형벌권의 최후 수단성을 벗어나 적절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판사는 “축첩행위나 외국인을 상대로 한 현지 첩 계약 등은 처벌하지 않으면서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 여성만 처벌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민변 여성인권위원회(위원장 김진)는 이날 논평을 통해 “법원이 여성의 인격권을 근거로 성매매행위를 한 여성을 처벌하는 것에 대한 위헌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헌제청 결정문이 성 풍속 확보를 위한 최후 수단성, 개인의 내밀영역에 대한 형벌필요성 등을 언급하고 성매매를 축첩행위와 비교하는 등 성매매에 대한 가부장적인 시각을 드러낸 점, 여전히 ‘동의’ 여부에 따른 자발과 비자발의 기계적인 이분법적 논리로 성매매를 바라본 점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며, 그러한 관점은 자칫 성매수 남성 및 알선행위자까지도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로 확산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성매매 문제를 동의 여부, 자발-비자발의 문제로 단순히 도식화 시키는 것은 여성의 내밀한 인격권을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편리한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며, 실제 성매매는 단기간의 특정한 목적을 위해 사람의 신체를 폭력적으로 지배하는 관계로서 합의의 형식을 취하더라도 결코 허용될 수 없는 반인권적 행위로서 근절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을 비롯한 국제법은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인신매매의 일종으로 보고 ‘모든’ 형태의 성매매를 금지하고, ‘인신매매에 대한 UN 의정서’는 성구매 수요를 착취로 보고 이를 차단하도록 권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변은 “이번 위헌제청 결정이 제기한 여성에 대한 처벌 부당성 논의는 결코 성 매수를 한 남성에 대한 비범죄화 논의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고, 오히려 이번 위헌제청을 계기로 국회는 성매매여성에 대한 비범죄화 입법 논의를 조속히 진행하고, 법원은 엄중한 법적용을 통해 성 착취행위 근절을 위한 성매매 알선자-성매수 남성에 대한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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