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법무법인(로펌)의 ‘구성원 변호사’로 등기돼 있더라도 이익배당을 받은 것이 없고 배정받은 사건을 처리하며 월급을 받아왔다면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퇴직할 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파트너 변호사’로 불리는 구성원 변호사는 변호사법상 법무법인의 설립, 존속, 해산의 주체로서, 일반적인 변호사 업무 수행은 물론 법무법인의 자산 및 회계, 조직 변경, 합병 등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자율적ㆍ독자적 권한을 가지고 있고, 구성원 회의를 통해 법무법인 운영 전반에 관여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형식적으로 구성원 변호사로 등기한 뒤 사실상 고용변호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하는 경우 로펌이 구성원 변호사였다는 이유로 퇴직금을 주지 않는 일부 로펌업계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법원에 따르면 A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는 2004년 2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P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했고, B변호사(사법연수원 36기)는 2007년 10월부터 2009년 8월까지 P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했다.
그런데 A변호사는 2005년 2월 P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로, B변호사는 2008년 1월 구성원 변호사로 각각 등기됐다. 하지만 A변호사는 퇴직 1년 전에, B변호사는 퇴직할 때에서야 구성원 변호사로 등기된 사실을 알게 됐다. 때문에 구성원 회의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2009년 당시 A변호사는 월 900만원, B변호사는 월 700만원을 받으면서 배정받은 업무를 수행해오다가 퇴직하면서 퇴직금을 청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AㆍB변호사는 “법무법인 소속변호사로서 대표변호사의 지시에 따라 담당기업을 배정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등 종속적인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했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하며, 법무법인의 구성원으로 등기돼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P법무법인은 “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는 사건수임 등 고객관계, 업무수행 및 관리업무에 있어 다른 구성원 변호사의 지휘ㆍ감독 없이 자유롭게 독자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또한 “P법무법인 설립 이래 한 번도 이익배당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원고들이 구성원 변호사로서 이익배당을 받지 못했을 뿐이고, 또한 법무법인의 경우 경영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소수의 구성원 변호사에 불과해 원고들이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만을 갖고 근로자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1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이상우 판사는 2011년 8월 AㆍB변호사가 P법무법인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퇴직금으로 A변호사에게 5210만원, B변호사에게 1283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피고 법무법인의 구성원으로 등기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법인에 대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따라서 피고 법인은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가 퇴사한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P법무법인이 항소했고, 서울중앙지법 제6민사부(재판장 이은신 부장판사)는 지난 7월 P법무법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피고 법인에서 근무하면서 일정한 근무조건 내지 근무여건을 수용한 채 대표변호사 내지 구성원 변호사의 지휘ㆍ감독에 따라 주어진 업무를 수행했을 뿐, 스스로의 자율적ㆍ독자적 판단에 따라 구성원 회의 등을 통해 법인의 조직과 운영 및 자산과 회계에 관한 사항에 관여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원고들은 실질적으로는 법인의 구성원 변호사가 아니라, 소속변호사로서 법인과 사용ㆍ종속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였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P법무법인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A(40)변호사와 B(43·여)변호사가 낸 퇴직금 청구소송 상고심(2012다77006)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무법인에 근무하는 변호사의 근로자 해당 여부는 변호사법에 규정된 변호사의 추상적 지위나 구성원 등기 여부 등의 형식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구성원 변호사는 구성원 회의를 통해 법무법인 운영 전반에 관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구성원 변호사로 등기돼 있더라도 진정한 구성원 변호사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원고들이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경력이 없는 신입 변호사로서 피고의 소속변호사로 취업함으로써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음에도 취업 다음 해에 구성원으로 등기된 점, 원고들이 피고의 구성원으로 등기되거나, 탈퇴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양수하거나 양도했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증거자료가 없으며, 구성원 등기 전후의 원고들 근무 형태 역시 큰 변화 없이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이익배당을 받거나 손실을 부담한 사실이 없으며, 사건 수임에 상관없이 매달 일정한 금액의 급여를 받은 점, 원고들은 스스로 사건을 수임한 사례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피고로부터 배당받은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업무 내용이었던 점, 원고들에 대한 급여는 본봉이 정해져 있었으며, 피고는 갑종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국민연금, 건강보험, 요양보험을 제공한 점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업무처리 역시 대표변호사의 지시ㆍ감독을 받는 선임변호사로부터 할당받은 업무를 수행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들이 피고의 구성원으로 등기돼 있음에도 실질적으로 원고들은 피고에 대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법무법인 구성원 변호사의 근로자성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 월급 받는 로펌 ‘구성원 변호사’는 근로자
“법무법인 경영에 관여하지 못했다면 등기돼 있어도 구성원 변호사로 볼 수 없어” 기사입력:2012-12-25 18: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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