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제한 표시 없다면 법정속도 적용해야

대구지법, 경찰이 속도제한표시판 설치 않아 무죄 기사입력:2006-03-02 14:21:33
경찰이 사고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구역이나 구간을 지정해 최고속도를 제한하면서도 속도제한표시판 등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 제한속도위반으로 형사처벌하려면 제한최고속도는 일반적인 도로교통법상의 법정속도를 적용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형사 3부는 최근 경북 영주시 관내 4차선 도로를 경북지방경찰청이 최고속도를 시속 40㎞로 제한했으나 이를 초과해 시속 55∼60㎞로 운행하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어 사망사고를 낸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반 위반)로 기소된 A(40)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사건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경북지방경찰청이 지난 94년 최고속도를 시속 40㎞로 제한해 고시했고, 또한 사고 당시 비가 내려 제한최고속도의 20%를 감속한 시속 32㎞의 속도로 천천히 진행했어야 함에도 피고인은 속도제한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방경찰청장이 도로에서의 위험을 방지하고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구역이나 구간을 지정해 속도를 제한한 경우, 전제조건으로 속도제한구간의 시점 등에 속도제한표지판이나 속도제한노면표시 등의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만일 그 같은 시설을 설치하지 않았다면 제한속도는 편도 2차(왕복 4차로)로 이상의 일반도로의 경우 도로교통법과 시행규칙에 의거 법정속도인 시속 80㎞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왕복 4차로인 이 사건 도로는 경찰이 최고속도를 시속 40㎞로 제한했으나 속도제한구간 중 시작지점에서 사고지점까지는 속도제한표시판 등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고, 다만 사고지점에서 전방 200m 지점에 시속 40㎞의 속도제한노면표시가 설치돼 있어 운전자가 이를 인식할 수 없었다”며 “따라서 속도제한표시판 등이 설치돼 있지 않은 이상 제한최고속도는 왕복 4차로의 법정속도인 시속 80㎞”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사고 당시 비가 내려 모든 자동차는 제한최고속도의 20%를 줄인 시속 64㎞로 운행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시속 55∼60㎞로 진행했다고 하더라도 제한속도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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