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별수사팀 박형철 결국 사직…“가장 유능한 검사 검복 벗어”

검사 출신 조수연 변호사 “수사를 버벅거리며 대충 뭉갰어야 했는데, 면도칼처럼 너무 잘해” 기사입력:2016-01-08 11:43:00
[로이슈=신종철 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및 정치관여 사건 특별수사팀에서 부팀장으로 활약했던 박형철(사법연수원 25기) 부장검사가 결국 사표를 제출하고 검찰조직을 떠난다.
이에 같이 원주지청에서 근무했던 검사 출신 조수연 변호사는 “가장 유능한 검사가 옷을 벗은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2012년 대선 과정에서의 국정원 댓글사건 등을 수사한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검찰 수뇌부와 법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박형철 부팀장은 2013년 11월 감봉 징계 처분을 받고, 이듬해 법무부 인사에서 대전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그는 최근까지도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재판 공소유지에 힘써왔다.

그러나 지난 6일 법무부 인사에서 또 수사청에 복귀하지 못하고 부산고검으로 발령되자, 건강까지 안 좋은 박형철 부팀장은 명예퇴직을 결심하고 7일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고검은 한직으로 분류된다.

국정원 특별수사팀 부팀장 박형철 부장검사의 사직은 예민한 사안인 듯 법무부는 8일 사직서 제출을 묻는 기자에게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기 어려운 입장이다. 당사자에게 연락해 봐라”라고 확인을 유보했다.
먼저 판사 출신으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역임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인사 발표가 있은 지난 6일 트위터에 “윤석열ㆍ박형철 검사, 다시 또 좌천성 고검 검사 발령ㅡ이러다 고검이 활성화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법무부를 비판했다. 유능한 수사검사들을 수사를 하지 않는 고검에 배치한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윤석열 검사는 버틸 텐데, 박형철 검사가 걱정되네요. 힘내세요!”라는 글을 남겼었다. 그의 걱정대로 박형철 검사는 검복을 벗었다.

◆ 검사 출신 조수연 변호사 <박형철 검사와 서태지의 하여가>

▲조수연변호사(법무법인청리대표)

▲조수연변호사(법무법인청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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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검사 출신 조수연 변호사(법무법인 청리 대표)는 7일 밤 페이스북에 <박형철 검사와 서태지의 하여가>라는 장문의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조수연 변호사(사법연수원 28기)는 먼저 “그와는 2001년도에 원주검찰청에서 같이 근무했다”면서 “똑똑하고 샤프한 검사였다. 소주도 잘 먹고 테니스 등 운동도 소질이 있었다. 인정도 많아서 엄벌보다는 균형 잡힌 사건처리에 심혈을 쏟는 검사였다”고 박형철 부장검사(연수원 25기)를 기억했다.
조 변호사는 “1년 동안 같이 근무하고 헤어져서 나는 인천지검으로, 그는 광주지검으로 전근을 갔고, 그때부터 그는 똑똑한 검사들이 주로 맡는 공안파트에서 승승장구했다”고 말했다.

조수연 변호사는 “대검 공안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 등 요직을 거쳐서 (사법연수원 25기) 동기 중에서는 가장 먼저 지청장으로 나갔다. 검찰 조직 내에서 누구도 그를 싫어하지 않았고, 그의 능력에는 아무도 의심을 품지 않았다. 선거법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격찬했다.

조 변호사는 “그렇게 능력이 있었기에 그는 국정원 댓글 수사팀의 부팀장으로 차출되었고, 2년 선배 윤석열 팀장과 호흡을 맞추면서 항상 하던 대로 열심히 수사를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그에게는 이것이 오히려 ‘족쇄’가 되었다. 수사를 버벅거리며 대충 뭉갰어야 했는데, 면도칼처럼 수사를 너무 열심히 잘했다. 너무 잘나가서 ‘정’을 맞게 되었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정원 특별수사팀 수사과정에서 검찰) 상부 집행부와 의견충돌이 생겼고, 결재 없이 (국정원 댓글 직원들에 대한 체포ㆍ압수수색을 단행하고) 공소장 변경을 했다는 이유로 감봉징계를 받고 대전고검에서 1년 6개월 동안 낭인 생활을 했는데, 엊그제 (6일) 있었던 인사에서 부산고검으로 또다시 좌천 인사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에서 고검은 수사권이 없는 한직이다. 승진에서 누락된 검사들이 끝에 가서 안착하는 원로원이다”라고 고등검찰청을 설명했다.

조수연 변호사는 “현 정부에서는 더 이상 (수사검사로서) 신원회복을 시키지 않겠다는 싸인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그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새로 발령 받은) 부산고검에서 세월을 낚을 수 없었던 것일까. 그는 오늘(7일) 사직을 했다”면서 “가장 유능한 검사가 옷을 벗은 것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조 변호사는 “그는 (문화대통령으로 불린) 서태지를 좋아해서 그 옛날에 서태지 팬클럽의 부회장도 하였단다. 노래방에서 (서태지의) ‘하여가’를 부르면 듣는 사람들 다 쓰러졌다”고 기억했다.

조 변호사는 “설상가상으로 그는 엊그제 담낭에 3cm 담석이 있어서 담낭 제거 수술도 받았다. 심신이 얼마나 피곤할까”라고 전하며 “지금의 세월이 다 세월이 아니겠지. ㅎㅎ”라고 마무리했다.

◆ 검사 출신 변호사들, 특별수사팀 검사들 응원

조수연 변호사가 언급한 공소장 변경과 관련, 2013년 11월 당시 국정원 요원들의 트위터 글 121만개를 새롭게 찾아낸 특별수사팀 검사들이 공소장변경 신청을 하기 위해 검찰 지휘부에 ‘사표’를 내겠다며 배수진을 치며 관철시켰다. 이에 당시 법조인들의 격려와 응원이 이어졌다.

검사 출신 백혜련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는 기자와의 연락에서 “검찰의 자존심을 지킨 수사팀이 자랑스럽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소장변경을 관철시킨 수사팀 응원합니다”라고 격려했다.

부장검사 출신으로 국회의원 3선을 역임한 송훈석 변호사도 트위터에 <젊은 검사들, 외압 뿌리치고 120만개 폭로 강행> 기사를 링크하며 “검찰은 지휘부가 지키는 것이 아니라, 평검사들이 지킨다”라며 검찰 지휘부를 질타했다.

송 변호사는 또 기자와의 연락에서는 “젊은 검사들의 정의를 향한 용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후배 검사들을 격려했다.

당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 “검사 윤석열, 검사 박형철, 검사 김성훈, 검사 진재선, 검사 단성한, 검사 이복현, 검사 이상현, 검사 이 춘...”이라고 일일이 검사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향후 닥칠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며 걸어 나가고 있다”고 응원했다.

조국 교수는 특히 “목 잘리고, 오른 팔 잘리고, 발목에 돌덩이 달고서, 게다가 전방위적 압박과 맞서며 국정원 수사 검찰팀은 혈투를 벌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힘내시길! 여러분에게 헌법과 민주주의의 명운이 걸려 있습니다”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특별수사팀을 구성시킨 채동욱 검찰총장이 물러나고, 윤석열 특별수사팀장마저 직무에서 배제되는 것도 모자라, 윤석열 전 팀장과 부팀장인 박형철 공공형사수사부장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것과 그리고 검찰 지휘부 등의 외압을 언급한 것이다.

◆ 윤석열 특별수사팀장 정직 1개월, 박형철 부팀장 감봉 1개월 징계

한편 지난 2013년 11월 9일 대검찰청 감찰위원회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의 특별수사팀을 이끌며 ‘국정원 트위터 댓글 사건’을 포착하고 국정원 요원들을 긴급체포한 뒤 갑자기 직무에서 배제된 특별수사팀장 윤석열 여주지청장에게 정직, 부팀장인 박형철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에게는 감봉 징계를 청구했다.

감찰위원회는 ‘국정원 트위터 사건’ 직원들의 압수수색과 체포를 진행하면서 보고누락 등 검찰 내규를 어겼다고 결론 내렸다.

이후 12월 18일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에 대해 정직 1개월, 박형철 부팀장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이에 당시 SNS(트위터, 페이스북)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많은 법조인들과 정치인들이 비판했다.

특히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에 “법무부가 기여코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에게 정직 1개월, 박형철 부장검사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했다. 열심히 수사한 검사는 징계 받고, 수사를 방해한 자들은 면죄부 받는 세상,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법치주의의 실상이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한 국정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경찰대 교수직을 던지고 나온 표창원 전 교수는 SNS에 “의롭고 용기있는, 검사로서 해야 할 일을 한 윤석열, 박형철 검사에게 상은 못줄망정 징계를 내린 박근혜정부는 이미 정부가 아니다”며 “죄 감추려는 범죄집단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 법무부…윤석열 대구고검 검사로, 박형철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

법무부는 2014년 1월 10일 중간간부인 고검검사급(차장ㆍ부장검사) 검사 442명에 대한 인사에서 국정원 대선개입수사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대구고검 검사로, 부팀장이었던 박형철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을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했다.

이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검찰간부인사에 대한 야당법사위원 일동의 입장>이라는 공동성명을 통해 “법무부가 발표한 검찰 간부인사는, 구태검찰의 재현이라는 국민들의 불신과 우려를 씻기에는 미흡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인사는 민주당 박범계, 박영선, 박지원, 서영교, 신경민, 이춘석, 전해철 의원(가나다순)과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갖은 외압에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국정원의 불법 정치ㆍ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윤석열 수사팀장과 박형철 부팀장은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좌천됐다”고 비판했다.

물론 SNS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던 수많은 법조인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 윤석열ㆍ박형철 또 고검 발령에 변호사들 “참 야비하고도 비겁한 정권의 보복인사!”

그런데 법무부가 2016년 1월 6일 인사에서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대구고검 검사를 대전고검 검사로, 부팀장이었던 박형철 대전고검 검사를 부산고검 검사로 발령했다. 수사검사로 명성을 날린 두 검사를 수사를 하지 않는 한직으로 원로원이라고 불리는 고검으로 두 번이나 배치한 것이다.

이와 관련, 2011년 11월 대구지검 형사3부 수석검사 재직 시 이명박 정부의 정치검찰을 비판하며 검복을 벗었던 백혜련 변호사는 트위터에 “국정원 사건으로 물 먹은 검사 후속편. 오늘 법무부 인사가 있었다. 특별수사팀장 윤석열 검사는 대전고검으로, 부팀장 박형철 검사는 부산고검으로 발령. 결국 예상대로 두 분 모두 수사하는 일선 수사청에 복귀하지 못하고 결국 고검으로 다시 발령”이라고 비판했다.

백혜련 변호사는 페이스북에도 “고검은 검찰에서 한직으로 취급받는 게 현실이다. 예상했던 결과지만 안타깝다”며 “정권이 바뀌지 않는 한 소신대로 수사했다는 이유로 두 사람은 고검만을 전전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하며 “정권을 바꿔야 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한웅 변호사는 트위터에 <‘국정원 댓글’ 수사 윤석열 검사 또 ‘좌천성 인사’> 기사를 링크하며 “참 야비하고도 비겁한 정권의 보복인사!”라고 질타했다.

또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화 변호사도 트위터에 위 기사를 링크하며 “치졸한 보복인사!”라고 촌평했다.

민변 노동위원장을 역임한 권영국 변호사도 트위터에 “어용 검찰 승진, 정의로운 검사 좌천, 이제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의 청부업자로 전락했다. 권력부역자들에 대한 청산, 피할 수 없는 역사적 과제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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