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친구인 줄 알았는데”... 청소년 노리는 온라인 범죄집단 '764'

[크라임 렌즈] 자해·성착취·동물학대까지 강요... FBI가 추적 중인 ‘764 네트워크’의 정체 기사입력:2026-06-03 19:49:48
자녀가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에게 심리적으로 조종당해 범죄를 강요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부모는 자녀가 집 밖에 나설 때 낯선 사람을 경계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늘날 가장 위험한 범죄자가 스마트폰과 게임기, 노트북을 타고 아이들의 방 안까지 들어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FBI가 추적 중인 온라인 범죄집단 '764'의 실제 사례와 전문가 분석으로 범행 수법과 위험성을 짚어본다.

미국 톨레도 대학(University of Toledo) 교육심리학 교수이자 대량폭력·자살 예방 교육센터(Center for Education in Mass Violence and Suicide) 소장인 리사 페스카라-코바치(Lisa Pescara-Kovach) 교수는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 기고에서 764 네트워크의 실태와 부모가 알아야 할 위험 신호, 대응 방안을 소개했다.

&lt;사이콜로지 투데이&gt;에 실린 리사 페스카라-코바치(University of Toledo) 교수의 기고(2026)에 따르면, 온라인 범죄망 '764'는 게임·SNS에서 또래인 척 청소년에게 접근해 신뢰를 쌓은 뒤 성착취와 자해, 폭력을 강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스카라-코바치 교수는 인터넷 사용을 막는 것만으로는 아이를 지킬 수 없다며, 자녀가 누구와 관계를 맺는지 살피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대화에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입니다.)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실린 리사 페스카라-코바치(University of Toledo) 교수의 기고(2026)에 따르면, 온라인 범죄망 '764'는 게임·SNS에서 또래인 척 청소년에게 접근해 신뢰를 쌓은 뒤 성착취와 자해, 폭력을 강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스카라-코바치 교수는 인터넷 사용을 막는 것만으로는 아이를 지킬 수 없다며, 자녀가 누구와 관계를 맺는지 살피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대화에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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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가 되어줄게", 청소년 노리는 온라인 포식자의 덫


온라인 범죄집단 '764'는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표적으로 성착취와 협박, 자해 강요, 폭력 조장을 일삼는 국제 범죄 네트워크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764를 최근 가장 심각한 청소년 대상 온라인 위협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764 구성원들은 디스코드(Discord), 텔레그램(Telegram), 게임 플랫폼, SNS를 이용해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한다. 외로움과 소속감에 목마른 청소년을 골라 심리적 조종과 협박으로 성착취와 자해, 폭력 행위를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요 대상은 아동 성착취물(CSAM) 제작부터 나체 사진·영상 전송, 자해와 자기훼손, 동물 학대, 허위 신고로 경찰특공대를 출동시키는 '스와팅(swatting)', 극단적 행동과 자살 시도까지 광범위하다.

가해자들은 확보한 사진과 영상을 다시 협박 수단으로 삼아 피해자를 오래 통제하는 경우가 많다.

'764'라는 이름은 미국 텍사스주 스티븐빌(Stephenville)의 우편번호 앞 세 자리에서 따왔다. 수사당국은 764가 2021년 무렵 당시 15세였던 브래들리 케이든헤드(Bradley Cadenhead)가 메신저 앱 디스코드에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것으로 본다. 케이든헤드는 이후 아동 성착취물 제작·유포 등의 혐의로 80년형을 선고받았다.

■ 또래인 척 수주간 신뢰 쌓는다, "자녀 방 안에 범죄자가 있다"

764 구성원들은 로블록스(Roblox), 마인크래프트(Minecraft) 같은 인기 게임이나 SNS, 관심사 기반 채팅방에서 활동한다. 또래처럼 굴며 공통 관심사로 말을 트고,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천천히 신뢰를 쌓는다. 범죄자들은 외로움과 소외감,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는 청소년을 노린다. 피해자가 '누군가 나를 이해해준다'고 느끼기 시작하면 조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764의 범행은 전형적인 온라인 그루밍(grooming, 친밀감을 쌓아 길들이는 수법) 과정을 따른다. 가해자는 처음에는 친구처럼 행동한다. 이후 피해자를 디스코드, 텔레그램 같은 비공개·암호화 공간으로 유도한 뒤 잔혹한 폭력 영상이나 자해 사진을 보여주며 감각을 점차 무디게 만든다.

그다음 '우리를 믿는다면 증명해보라'며 노출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한다. 피해자가 한 번이라도 사진을 보내면 상황은 급변한다. 가해자는 그 사진을 가족과 친구, 학교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추가 사진과 영상은 물론 자해 행위까지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사진을 보낸 순간부터 피해자가 사실상 심리적 인질이 된다고 설명한다.

■ "팔에 이름 새겨라", 소유물처럼 통제한 강요 수법

764 관련 사건에서 확인된 강요 행위는 일반적인 온라인 성착취 범죄 수준을 넘어선다.

일부 피해자는 가해자의 이름을 자기 피부에 칼로 새기도록 강요받았다. 피부에 이름을 새기는 행위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소유물'로 묶어두려는 상징적 통제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피해자들은 충성심을 증명하라며 반려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이라는 지시를 받았다. 일부 사례에서는 청소년이 실시간 영상통화를 켠 채 자살하도록 압박받은 정황도 확인됐다.

764는 특정 정치 이념보다 잔혹성 자체를 즐기는 성향을 공유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일부 구성원은 네오나치(Neo Nazi) 성향을 보이지만, 공통점은 극단적인 폭력과 고통에 대한 집착이다.

■ 학교 총격·폭탄 협박으로 번진 온라인 조종

범죄집단 764의 영향은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았다.

2025년 1월 미국 테네시(Tennessee)주 내슈빌의 앤티오크(Antioch) 고등학교에서 17세 학생이 총격을 벌여 학생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총격을 벌인 학생은 범행 전 자신이 764 연계 조직을 위해 행동한다는 음성 기록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코네티컷(Connecticut)주에서는 우등생이던 한 청소년이 온라인에서 조종당해 자기가 사는 지역에 폭탄 협박을 가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이 기기를 압수해 보니 성적인 사진과 자해 사진, 764를 찬양하고 충성을 표시한 이미지가 쏟아져 나왔다. FBI는 최근 764를 '허무주의적 폭력 극단주의(Nihilistic Violent Extremism, NVE)'와 연계된 위협으로 분류했다.

페스카라-코바치 교수는 온라인 극단화와 심리적 조종이 현실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 긴소매·고립·비밀주의, 부모가 놓치기 쉬운 위험 신호

페스카라-코바치 교수는 위험 신호가 하나만 보일 때보다 여러 징후가 동시에 나타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표적인 징후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처나 흉터, 더운 날씨에도 긴소매를 고집하는 행동, 가족·친구로부터의 고립,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대한 지나친 비밀주의, 죽음과 어둠에 대한 집착, 원인을 알 수 없는 반려동물의 상해나 죽음 등이 있다. 'CVLT', 'Lore', '764' 같은 낯선 단어를 입에 올리거나, 한 번도 직접 만난 적 없는 온라인 친구·연인에게 지나치게 빠져드는 모습도 경고 신호로 꼽힌다.

징후 하나하나는 사춘기의 흔한 변화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자해 흔적과 사회적 고립, 과도한 비밀주의, 죽음에 대한 집착 같은 신호가 한꺼번에 겹친다면 그냥 넘기지 말아야 한다.

■ "혼내지 말고 증거부터 보존", 전문가가 강조한 대응법


페스카라-코바치 교수는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자녀를 처벌하거나 휴대전화를 빼앗으면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신 아이가 온라인 친구 관계를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게임과 인터넷 사용을 두고 꾸준히 대화하라고 조언한다.

페스카라-코바치 교수는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범죄자들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범죄 대화는 디스코드나 텔레그램 같은 비공개 공간으로 옮겨간 뒤 본격화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가 자녀가 쓰는 플랫폼과 온라인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피해가 의심되면 메시지나 계정 기록, 기기를 삭제하지 말고 증거를 보존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온라인 성착취 범죄는 디지털 증거 확보가 수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새로운 범죄자는 집 안으로 들어온다", 관심이 가장 강한 방어막

764 테러집단 사례는 오늘날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가 더는 거리나 학교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디지털 공간을 무대로 한 범죄 양상은 국내 아동·청소년 온라인 범죄에도 그대로 나타날 수 있다.

범죄자는 친구의 얼굴로 게임 채팅창에 나타나고, 관심과 공감이라는 언어로 신뢰를 얻은 뒤 통제와 착취를 시작한다. 페스카라-코바치 교수는 '디지털 시대의 아동 보호는 인터넷 사용을 막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자녀가 누구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즉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공간의 범죄가 현실보다 은밀하게 시작되는 만큼, 부모의 관심과 조기 개입이 피해를 막는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라고 입을 모은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과 보호자는 24시간 통합 상담전화 109, 청소년 상담전화 1388, SNS 상담 '마들랜'에서 상담받을 수 있다.

▶ 원문 기사 출처
"The Dangerous Group Targeting Children Online" Lisa Pescara-Kovach, Ph.D. 2026.05.27. <Psychology Today>
"FBI opens inquiry into 764, online group that sexually exploits and encourages minors to self-harm." 2025.05.11. <The Guardian>
"FBI has opened 250 investigations tied to violent online network '764' that preys on teens, top official says" Mike Levine, Pierre Thomas, & Lucien Bruggeman. 2025.05.06. <ABC News>

김지연(Jee Yearn Kim) Ph.D.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University of Cincinnati)에서 형사정책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법심리연구소 박사후 연구원으로, 생성형 AI 기술 역기능 및 사용자 위험 요인 대응 정책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 범죄자 위험 평가, 교정 개입 원칙, 형사사법 실무자 조직행동, 스토킹 범죄자 개입 등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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