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양사의 총 공사비를 비교하면 현대건설은 3419억원으로, GS건설 3287억원보다 132억원이 높다. 공사비의 경우 조합이 정한 물량내역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사비 차이에 따른 아파트 품질의 격차는 없다. 결국 동일한 조건에서 현대건설은 예가를 꽉 채운 반면 GS건설은 이보다 낮은 공사비를 제시한 것이다.
현대건설의 무성의함은 무상특화 부문에서도 드러난다. 단순히 무상특화금액만 놓고 비교하면 현대건설 555억원, GS건설 483억원으로 현대건설이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무상특화는 조합의 입찰지침서보다 수준을 높이거나 추가 제안하는 것으로, 공사비에 포함할 수 없고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때 시공사는 공사비와 마찬가지로 항목, 품목, 사양 등의 세부적인 내역을 제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여러 장에 걸쳐 세부적인 항목과 품목별 금액을 모두 기재해 무상제공 내역서를 제시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무상특화 항목을 뭉뚱그려 금액을 산출, 딸랑 한 장짜리 내역서로 대체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제안서 책자를 보면 2017년 8월 방배5구역을 수주할 당시 제안했던 ‘유아풀’ 이미지가 한남하이츠에서는 ‘고품격 사우나’로 이름만 바꿔 다시 쓰였다. 또 힐스테이트로 수주했던 곳에서의 이미지도 다시 사용했고, 심지어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사업장(고척4구역)에서의 이미지도 그대로 재탕했다. ‘강북 첫 디에이치’이라는 공약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타 사업장과 차별…일관성 없는 주장으로 조합원들 ‘현혹’
현대건설의 무성의한 제안서는 공사비 지급방법에서도 엿볼 수 있다. 양사의 공사비 지급방법을 비교하면 GS건설은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이고, 현대건설은 ‘분양불’이다.
GS건설의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조건의 경우 조합이 분양대금을 통해 벌어드린 수입을 빌린 사업비를 우선 상환하고 통장에 남은 자금 중에서 시공사가 공사한 만큼만 공사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현대건설의 ‘분양불’ 조건은 조합이 빌린 사업비를 먼저 상환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나머지 자금을 공사 진행여부와 상관없이 공사비를 지급해야 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앞서 한남3구역에 입찰하면서 GS건설과 같은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심지어 당시 현대건설은 자신들의 조건이 더 유리하다며 ‘분양불’을 채택했던 경쟁사를 비방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현대건설은 일관성 없는 주장으로 조합원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 사업비 오버되면 ‘이자 폭탄’…마감재 수준 낮춰 입찰지침 위반 논란도
양사는 사업비와 사업촉진비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인다. 조합이 사업비로 예상한 금액은 950억이다. GS건설은 조합 사업비에 예비비 명목으로 550억원을 더해 총 1500억원의 사업비를 대여하겠다고 제안했다. 여기서 예비비 550억원을 금융비용으로 사용하면 최대 4000억원의 사업촉진비를 조달할 수 있다는 게 GS건설의 설명이다.
반면 현대건설은 사업촉진비로 총 2000억원을 조달하겠다지만 정작 사업비는 조합 기준인 950억원에 불과하다. 또 사업촉진비 2000억원과 선택사항 중 조합원 분담금 입주 1년 후 100% 납부 조건 등의 경우 시중은행 최저 조달 금리 수준을 적용하면서 조합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사업비 금리조건 역시 GS건설은 1.0%를 적용한 반면 현대건설은 이보다 두 배 더 많은 2.0%를 책정, 조합원들에게 더 불리한 조건을 내놨다.
특히 현대건설은 마감재 수준을 조합 기준보다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안방창과 발코니 전체를 조합 기준인 ‘알루미늄 PVC(AL+PVC 분할 L/S 이중창)’ 창호에서 ‘일반 PVC(PVC 전망형 이중창)’로 변경하고, 창호 내부 역시 ‘천연무늬목’이 아닌 ‘시트래핑’으로 시공키로 했다. 또 지하층~지상 3층, 엘리베이터, 홀 등의 마감재를 ‘최고급 천연대리석’으로 했어야 하는데도 현대건설은 이를 ‘타일(테라조타일·포세린타일)’로 변경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조합의 입찰지침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양사의 1차 합동홍보설명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양사 모두 우리 단지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 준 것은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조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무래도 현대건설이 GS건설보다 미흡해 보인다”며 “첫 시공사 입찰 때 불참의사를 밝힌 후에 재입찰한 현대건설에 대해 뭔가 단단히 준비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지만 지금은 오히려 실망감이 더 크다”고 전했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