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사직의사 없는 직원 근로계약종료는 해고에 해당

기사입력:2019-11-13 13: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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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청사.(사진제공=대법원)
[로이슈 전용모 기자]
비록 형식적으로는 원고 등 4인이 자진해 식당을 그만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질적으로는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사직의사가 없는 원고 등 4인으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하게 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은 해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원심은 "설령 피고가 원고 등 4인 중 일부를 해고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고될 사람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은 이상 원고 등 4인 중 누구도 해고예고수당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와 선정자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박상옥)는 2019년 10월 31일 "원심의 판단에는 해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에서 정한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인 춘천지법 본원 합의부에 환송했다(대법원 2019.10.31.선고 2019다246795판결).

원고 등 4인과 피고는 2016년 12월 1일 오전에 육개장 전문식당에서 피고가 어제 보낸 문자메시지사안에 관해 회의를 했는데, 피고는 원고 등 4인에게 ‘앞으로 홀 담당 종업원 1명, 주방 담당 종업원 1명, 파트타임 종업원 1명 체제로 가게를 운영할 계획이다. 더 나은 곳을 찾을 시간을 2016. 12. 5.까지 주는 것이다. 5일이면 새로운 직장을 찾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위 일시 이후에는 계속 가게에 남아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월급을 주지 못할 수 있다. 이후로는 손님과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해고할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회의가 끝난 후 원고 등 4인은 피고에게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러가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바로 식당을 그만두었다. 같은 날 피고는 원고 등 4인 모두에 대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상실신고를 마쳤고, 피고의 모친이 피고의 식당에 출근했다.

피고는 그 무렵 ‘알바몬’이라는 구직사이트에 홀 담당 직원, 주방 담당 직원, 아르바이트(파트타임) 직원을 각 구하는 채용공고를 올렸다.

원고(선정당사자) 등 4인은 2016년 12월 6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에 ‘피고로부터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라는 취지로 진정을 했다.

피고는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인 원고 등 4인에게 해고예고수당 합계 790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됐고, 이에 대해 제1심에서 2018년 11월 29일 유죄판결이 선고됐으며(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7고단728호), 피고가 항소해 현재 항소심 재판이 계속 중이다(춘천지방법원 2018노1193호).

설령 피고가 원고 등 4인 중 일부를 해고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중 해고될 사람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은 이상, 해고예고수당의 대상이 특정되어야 하는 이 사건에서는 결국 원고 등 4인 중 그 누구도 그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밖에 없다.

원고(선정당사자) 등 4인은 "피고는 2016. 11. 30.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통한 통보로 또는 2016. 12. 1. 구두 통보로 원고와 선정자들을 해고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와 선정자들에게 각 해고예고수당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임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2017가소3263)인 춘천지법 원주지원 이건희 판사는 2017년 8월 9일 피고에 의해 해고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원고 등은 항소했다.

항소심(2017나52853)인 춘천지법 제1민사부(재판장 신흥호 부장판사)는 2019년 6월 19일 1심판결은 정당하다며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설령 피고가 원고 등 4인 중 일부를 해고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중 해고될 사람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은 이상, 해고예고수당의 대상이 특정되어야 하는 이 사건에서는 결국 원고 등 4인 중 그 누구도 그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밖에 없다.피고는 원고 등 4인 전원을 해고하려는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 등 4인은 해고될 사람을 정할 수가 없어 전원이 스스로 그만두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문자메시지를 보내어 원고 등 4인 전원으로 하여금 자진하여 퇴직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해고를 회피할 것을 미리 계획했다거나 유도했다고 보는 것은 그 액수나 당시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례적이고, 그 자체로 선뜻 납득하기도 어렵다"며 "원고와 선정자들의 청구(항소)는 이유 없다"고 했다.

원고(선정당사자) 등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박상옥)는 2019년 10월 31일 "원심의 판단에는 해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에서 정한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인 춘천지법 본원 합의부에 환송했다(대법원 2019.10.31.선고 2019다246795판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비록 형식적으로는 원고 등 4인이 자진하여 식당을 그만둔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질적으로는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사직의사가 없는 원고 등 4인으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하게 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므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가 식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적어도 2~3명의 종업원이 필요했다면 원고 등 4인 중 해고할 사람을 특정했어야 함에도, 피고는 이를 근로자들의 선택에 맡기는 형식을 취하면서 원고 등 4인 모두에게 자진 사직하도록 유도했다"며 "피고는 원고 등 4인 모두가 그만두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음에도 어느 누구에 대하여도 사직을 만류하지 않았고, 이들이 사직한 당일 원고 등 4인 전원에 대하여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상실신고를 마치고 그 무렵 취업공고를 올렸는데, 이는 원고 등 4인을 모두 해고할 의사가 없었다는 피고의 주장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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