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민중은 개·돼지다"취중발언 물의 교육부고위공직자 손배상청구 기각 원심 확정

기사입력:2019-11-01 1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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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지난 1995년 신축청사를 준공하며 새긴 '자유, 평등, 정의' 문안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로이슈 전용모 기자]
교육부 고위공직자(원고)가 경향신문사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겸 술자리에서 영화 내부자의 대사를 인용해 "민중은 개·돼지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 발언이 신문에 보도되자 신문사를 상대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2019년 10월 17일 원고의 상고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19.10.17.선고 2017다282704, 2017다282711,2017다282728 판결).

교육부장관은 중앙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16년 7월 22일 원고(교육부 고위공직자)가 이 사건 당시(2016. 7. 7. 경향신문사 사회부장, 출입기자와의 저녁식사) 음주상태에서 “민중은 개․돼지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이러한 발언이 추후 기사화될 경우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임이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그 발언 내용이 ‘경향신문’에 보도됨으로써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교육부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등 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원고를 파면했다.

앞서 중앙징계위원회는 이 사건 징계 당시 “설령 여론이 언론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영화 대사를 인용했다 하더라도,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는 언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를 파면할 것을 의결했다.

원고는 서울행정법원(2016구합84665)에 파면처분취소의 소를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2017년 9월 29일 ’원고의 비위행위는 인정되나, 파면처분이 원고의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여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는 이유로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했다.

원고는 피고(경향신문사)를 상대로 “기사부분은 허위사실에 해당하고 명예훼손으로 인하여 발생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주위적청구), 반론보도문을 게재할 의무도 있다(예비적청구)”고 주장하며 정정보도, 손해배상(2억5000만원)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피고는 원고의 발언 내용을 임의로 편집하고, 원고가 하지 않은 발언까지 삽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기사를 작성·게재했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명예가 훼손됨은 물론 공무원 직에서 파면되는 등의 재산적·정신적 손해까지 입었다"고 주장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5민사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는 2017년 6월 21일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기사가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교육부 고위공직자의 비뚤어진 사회관과 대국민자세, 오만함 등을 비판하려는 공익적 목적에서 이 사건 기사를 게재했다. 보도행위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는 이유 없다"고 배척했다.

또 "원고가 구하는 반론보도문의 대부분은 기사내용이 사실상 모두 허위라는 주장과 다를 바 없어 명백히 사실에 반해 허용될 수 없다. 그 외 원고는 실제 있었던 대화내용을 있는 그대로 기사에 옮기지 않았다는 점도 반론보도의 내용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기사내용이 실제 대화를 요약·정리해 재구성한 것임은 기사 자체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이를 알 수 있고, 구체적 사실적시에 대한 반론이라고 보기도 어려워 원고의 예비적 청구 역시 이유 없다"고 했다.

그러자 원고는 1심판결의 취소를 구하며 항소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13민사부(재판장 조한창 부장판사)는 2017년 10월 27일 원고의 항소(손해배상 2000만원) 및 이 법원에서 변경한 예비적 청구를 각 기각했다.

재판부는 기자들은 수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발언들을 철회·정정할 기회를 주었으나, 원고는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다는 점만 거듭 강조했을 뿐, 기자가 녹음을 중단하면 답변에 응하겠다거나 다음 기회에 답변해 주겠다고 하면서 이를 회피했다고 봤다.

또 원고는 2016년 7월 19일 개최된 중앙징계위원회 회의에 출석해서는 이 사건 당시 계속된 언쟁 중에 자존심이 많이 상해 구구절절이 변명하기 싫었다고 진술한바 있다. 결국 이 사건 기사에 기재된 피고의 사실적 주장이 허위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정정보도 청구는 이유 없다고 했다. 손해배상청구와 반론보도 청구역시 이유없다고 했다.

원고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2019년 10월 17일 원고의 상고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정정보도 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고 반론보도 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도 없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