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북 한 시청 회계과장 뇌물수수 등 유죄 원심 확정

기사입력:2026-09-30 06: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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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전북특별자치도 의 한 시청 회계과장의 뇌물수수, 증거인멸교사 사건 상고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무죄부분 제외)또는 무죄(유죄부분 제외)로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대법원 2026. 9. 3. 선고 2026도6794 판결).

피고인(50대)은 OO시청 회계과장으로 근무하며 수의계약 등 업무 담당했다.

피고인은 2023. 1. 6.부터 2024. 11. 15.까지 9회에 걸쳐 조합 이사장과 이사로부터 수의계약 청탁을 받으면서 66만 원 상당 식사 접대를 받았고, 2021. 11.3.부터 2024. 9. 27.까지 6회에 걸쳐 청탁을 받으면서 99만 원 상당 골프비용 등을 제공받아 뇌물을 수수했다.

피고인은 2021. 9. 15.부터 2025. 1. 25.까지 총 8회에 걸쳐 주식회사 M대표자 사내이사로부터 수의계약 청탁 받으면서 총 8회 걸쳐 800만 원 상당 롯데상품권을 받았고. 2025. 7. 23.까지 주식회사 Q 대표이사로부터 수의계약 청탁 받으며 총 300만 원 현금을 받았다.

피고인은 2025. 7. 28. 오전 10시 3분경 시청 2층에 있는 회계과 사무실에서 전북특별자치도 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들으로부터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발부한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을 받게 되었다.

피고인은 위 영장 사본을 제시받아 피고인 소유의 싼타페 승용차가 수색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위 승용차에 보관되어 있는 합계 9,140만 원의 현금, 853만 원 상당의 상품권, 순금 1돈 상당의 달러 모양, 순금 2돈 상당의 클로버 모양 각 금 세공품이 발각될 것을 염려해 위 승용차를 빼돌려 위 현금 등을 은닉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경찰공무원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메모지에 '피고인 동생의 휴대전화번호, 주차타워 4층, 차를 빼라'라고 기재한 메모지와 승용차 열쇠를 시청 회계과 경리계장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경리계장은 메모지에 적힌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과장님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서 차를 빼라고 한다.”라고 말하면서 시청 종합민원실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피고인 동생은 승용차 열쇠를 건네받아 주차타워에 있던 피고인의 차량을 운전해 이동한 후 현금, 상품권, 금 세공품 등을 종이가방과 상자에 넣은 다음 친구 Y에게 건네주어 보관하도록 했다.

경찰은 피고인을 증거인멸교사와 위 현금과 상품권 및 피고인의 책상 서랍 안에서 발견된 현금 200만 원에 관한 뇌물수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에 대한 긴급체포는 범죄혐의의 상당성, 긴급성이 결여되어 있고, 긴급체포 당시 체포의 이유나 변호인 선임권에 관한 고지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위법하다. 따라서 긴급체포 이후 피고인이 작성한 자술서나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등 수집된 증거들은 모두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형법 제134조에 의하면 범인 또는 사정을 아는 제3자가 받은 뇌물 또는 뇌물로 제공하려고 한 금품은 몰수하고, 이를 몰수할 수 없을 경우네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검사는 몰수를 청구했으나 1심 법원은 피고인이 교부받은 롯데상품권과 현금이 압수물 중에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몰수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증거은닉교사 범행에 대해 몰수를 구했으나, ‘범죄행위에 제공한 물건’은 범죄행위의 도구나 수단 또는 범죄행위 수행에 사용한 물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위 증 제3 내지 15호는 은닉의 대상이 된 물건일 뿐, 증거은닉교사 범행의 도구나 수단 또는 그 범죄 수행에 사용된 물건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몰수 대상이라고 볼 수도 없다며 몰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쟁점사안) 자기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 은닉을 위해 타인에게 지시한 경우에서 그 행위가 방어권을 남용한 것인지 2. 현금 200만 원 영득 의사 여부.

-1심(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5. 12. 5. 선고 2025고단943 판결)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 및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또 피고인으로부터 12,653,776원을 추징을 명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벌금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로부터 뇌물수수의 점은 무죄. 피고인은 한 기자로부터 '광고 실적이 필요하다'는 연락받고 한 업체 대표 B에게 광고 게재해 달라고 요청했다. B는 광고 안 하고 현금 200만 원 줄 테니 수의계약 도와달라고 했고 피고인은 200만 원을 교부받았다. 피고인은 B에게 200만 원을 반환할 생각이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위 200만 원을 교부받을 당시에 영득할 의사가 없었다면 가사 그 후 영득할 의사가 생겨 B에게 돌려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횡령죄의 성립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원심(2심 전주지방법원 2026. 4. 16. 선고 2025노1848 판결)은 1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 및 벌금 3000만 원, 1265만여 원 추징을 선고했다.

B에 대한 200만 원 수수 부분은 피고인이 영득의 의사로 뇌물을 수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무죄를 뒤집어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증거은닉교사죄는 무죄. 증거은닉교사행위가 형사사법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했다거나 그러한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자기 자신이 한 증거은닉 행위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해, 방어권을 남용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차량에서 보관 중이었던 물건들은 이 사건 압수영장에 기재된 압수대상에 해당하지 않았고, 피고인에 대한 수사 결과 차량 안에 있던 물건들에 대하여 뇌물죄 관련 공소제기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증거은닉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은닉할 때 성립하고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은닉 행위는 형사소송에 있어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인정하는 취지와 상충하여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은닉을 위하여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역시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않으나, 다만 그것이 방어권의 남용이라고 볼 수 있을 때는 증거은닉교사죄로 처벌할 수 있다.

방어권 남용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증거를 은닉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목된 행위의 태양과 내용, 범인과 행위자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형사사법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6도5596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지방자치단체의 계약 업무 담당 공무원으로서 2021. 9.경부터 2025. 6.말경까지 약 4년에 걸쳐 직무관련성 있는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시켰다. 피고인의 지위, 범행 경위, 범행 기간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 나아가 피고인은 압수수색영장 집행 중에 증거은닉을 교사하고, 수사과정에서 대부분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 지방자치단체가 체결하는 계약 업무처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다만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뇌물수수 행위에 대하여 대체로 인정하며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하여 용서를 구하고 있다. 피고인은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이러한 사정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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