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부산경찰청장의 강등처분을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본 원심 파기환송

"비위행위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기사입력:2026-09-27 09: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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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신숙희)는 피고 부산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원고의 이 사건 강등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징계재량권의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이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부산고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9. 3. 선고 2025두35423 판결).

원고는 2001. 10. 8.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8. 1. 1. 경사로 승진하였고, 2022. 2. 11.부터 2023. 8. 31.까지의 기간 동안 부산해운대경찰서 B파출소 순찰4팀에서 근무했다. 부산해운대경찰서 경찰공무원보통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2023. 10. 26. [별지]‘징계의결 요구 사유’ 기재와 같이 ‘① 부적절한 언행 및 품위손상, ② 지시명령위반 및 민원취소 강요, ③ 후배 경찰관에 대한 갑질, ④ 개인정보 부당취득, ⑤ 근무태만’을 이유(이하 ‘이 사건 처분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강등처분을 의결했다.

피고는 2023. 11. 1.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른 강등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통지했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해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처분을 감경하여 달라는 소청을 했으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3. 12. 28. 원고의 소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강등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적시된 사유를 보면 원고가 민원인, 후배 경찰관 등에게 하지도 않은 말을 마치 한 것처럼 기재되어 있고, 원고가 했던 말을 왜곡해서 기재해 두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잘못된 사실인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처분사유 부존재).

또 피고는 징계양정기준상 보다 가벼운 징계처분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과중한 강등처분을 선택했다. 이는 부당한 처사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재량권 일탈·남용).

1심(부산지방법원 2024. 10. 24. 선고 2024구합45 판결)은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민원인, 후배 경찰관에게 이 사건 처분사유에서 인정된 것과 같은 말을 한 사실, 원고가 상관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민원을 취소시키기 위해 민원인에게 계속 연락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서 원고가 위와 같이 말한 사실을 들었다고 진술한 민원인, 경찰관들이 원고를 음해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여 진술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또 원고가 자신의 행위에 대해 뉘우치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 제7조 제1항에서 ‘서로 관련이 없는 2개 이상의 의무위반행위가 경합될 때에는 그중 책임이 중한 의무위반행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의결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징계기준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보아야 하고, 달리 이 사건 처분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사정은 찾을 수 없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별지]B파출소 순찰요원으로 근무 시,
가. 부적절한 언행 및 품위손상
대상자는 2023. 7. 22. 16:11경 “소방공동대응, 별거 중인 남편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신고(신번2807)를 받고 관련자와 함께 현장에 도착하여 별거 중인 남편이 이상 없음을 확인 하고, 관련자를 순찰차로 귀가시키는 과정에서 관련자가 동일한 내용으로 2번째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화를 내면서 “경찰 말이 말 같지 않냐, 자살할 사람은 짜증을 내기 않는다”면서 비아냥 거리고, 관련자가 순찰차에서 하차 하자 장애인 흉내를 내면서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다리야, 아줌마 이거 보세요, 이렇게 하는 게 아줌마가 하는 걱정이에요”라며 관련자를 따라가며 장애 인 흉내를 내는 등 관련자를 모욕,

나. 지시명령위반 및 민원취소 강요
대상자는 전“가”항과 관련 대상자의 직속 상관인 팀장(경감 C)이 관련자에게 연락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2023. 7. 24. “부산청장과의 대화방”에 관련자가 민원제기를 했다는 이유로 관련자에게 2023. 7. 26. 16:34경~19:37경까지 총 20회 전화를 했고, 관련자 가 17:22경 문자메시지를 이용 ”전화하지마세요“라며 연락을 거절하였음에도 9회나 전화를 계속했고, 2023. 6. 26. 17:19경~21:00까지 약 3시간 동안 19회에 걸쳐 민원을 철회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발송, 지시명령 위반과 민원취소 강요 행위를 한 것임.

다. 후배 경찰관에 대한 갑질
대상자는 2023. 8. 7. 14:50경 B파출소 내에서 관련자 경장 D가 순찰차에서 하차하면 순찰차 열쇠를 바로 꽂아 달라고 했다는 이유로 상호간에 언쟁 중 팀원들이 말리자 팀원들이 있는 앞에서 “제가 E 주임 날리는 거 보셨죠, D도 날려버리겠다”라며 후배 직원을 협박

라. 개인정보 부당취득
대상자는 2023. 7. 6. 13:30경 교통사고 신고처리 후 순찰차 내에서 관련자 경장 D에게 교통사고 가해자인 중국인 여성의 개인정보인 연락처를 요구하여 넘겨받은 후 “그 여자가 싱글이면 내가 연락해도 죄가 안 되겠지”라며 업무 중 취득한 개인정보를 권한 없이 취득한 것임.

마. 근무태만
대상자는 2023. 4. 일자 불상경 해운대구 F에 있는 “G”에 순찰 근무 중 찾아가 커피점 여주인에게 커피점 통창 바깥에서 스케치북을 이용 애정 고백을 하는 등 근무를 태만히 한 것이다.

-원심(2심 부산고등법원 2025. 10. 1. 선고 2024누22341 판결)은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고가 2023. 11. 1. 원고에 대하여 한 강등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사건 강등처분은 원고의 비행 정도와 비교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경찰공무원인 원고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복종의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하여는 엄중한 징계를 통하여 공적 기강을 바로잡고 향후 재발을 방지하여 훼손된 신뢰를 회복할 공익적인 필요가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 원고와 다른 동료 경찰관들의 관계, 일부 인정된 비위행위의 내용과 정도, 원고가 2001. 10. 8. 임용된 이래 현재까지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단 한 차례 징계처분을 받은 것 이외에 별다른 징계 내역이 존재하지 않는 반면, 여러 차례 포상 또는 장려장을 수여 받은 내역이 확인되는 점 및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강등처분보다는 가벼운 징계로도 그와 같은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피고가 강등처분의 사유로 삼은 원고의 비위행위들 중 제2, 4, 5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보면서도, ① 경찰공무원인 원고로서는 민원인이 부산경찰청 홈페이지에 원고에 대한 민원글을 게시하자 이로 인하여 받게 될 불이익을 우려하여 민원인에게 연락을 취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통화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며 발송한 문자 내용이 고압적이라거나 협박적이라고 보이지 않는 점, ② 비록 원고가 적절하지 않은 의도로 사건 당사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이기는 하나 원고 역시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으로서 직무상 사건 당사자의 정보를 취득할 권한 자체는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실제 사건 당사자에게 연락을 취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는 점, ③ 원고가 근무 중 근무지 내 카페 여주인에게 고백을 한 것이 부적절하기는 하나 그 근무태만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의 이유를 위법 판단사유로 들었다.

대법원은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며 그 사유를 세세하게 짚었다.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 제4조 제1항, [별표 1]이 정한 ‘행위자의 징계양정 기준’에 의하면 의무위반행위유형이 ‘복종의무 위반(기타)’ 또는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기타)’인 경우로서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그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정직’이나 ‘강등’ 처분을 할 수 있고, 제7조 제1항에 의하면 징계위원회는 서로 관련이 없는 2개 이상의 의무위반행위가 경합될 때에는 그 중 책임이 중한 의무위반행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의결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준이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제2징계사유의 의무위반행위유형은 ‘복종의무 위반(기타)’ 또는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기타)’이고, 원고의 행위는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그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사유만을 들어 원고에 대하여 ‘강등’까지 할 수 있으며, 원고에게는 제4, 5징계사유까지 인정되므로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징계의결도 가능하다. 결국 이 사건 강등처분은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았더라도 내부적인 징계양정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 할 수 있다.

제2징계사유와 관련, 원고의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비난가능성 또한 크며, 이로 인하여 경찰조직의 기강 및 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경찰관인 원고는 민원인에게 민원 취소를 요구하면서 20차례 이상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민원인이 연락하지 말라는 의사를 분명히 표시했음에도 계속 연락했다.

민원인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당시 원고로부터 자꾸 연락 오는 것 자체가 무서웠다고 진술했으며, 원고의 계속된 연락행위로 인하여 상당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과정에서 원고는 민원인에게 접촉하지 말라는 상사의 지시에 불응하면서까지 계속 민원인에게 연락했다.

또한 제5징계사유와 관련, 원고가 근무시간에 카페 여주인의 거부 의사표시에도 불구하고 계속적, 반복적으로 접근해 고백을 함으로써 위 여주인으로 하여금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 등 심리적 고통을 느끼게 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비위행위가 피해자를 비롯해 공직 내외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측면에서 사안이 경미하다거나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이 근무태만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정을 들어 의무위반의 정도가 중하지 않다고 본 것은, 비위행위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판결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고 봤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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