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심준보 기자] 신용보증기금이 수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거나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에 제공한 보증이 수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에 대한 보증잔액도 2조5000억원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신규 보증을 받거나 기존 보증이 연장된 기업의 보증잔액이 1조9000억원에 달했다.
강승준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취임 당시 리스크 관리 강화를 강조한 가운데, 부실 위험이 높은 기업에 대한 보증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국회의원(부산 북구을)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 가운데 신보 보증을 받고 있는 기업은 6504곳, 보증금액은 2조9488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에 대한 보증금액은 2022년 2조6041억원에서 2023년 2조7399억원, 2024년 3조624억원, 2025년 3조34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8월에는 2조9488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3조원에 가까운 규모다.
기업 수는 감소했다. 2022년 7821곳에서 올해 8월 6504곳으로 16.8% 줄었다. 반면 보증금액은 같은 기간 13.2% 증가했다. 보증기업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장기 영업손실 기업에 대한 보증 규모는 오히려 커진 셈이다.
특히 5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에 대한 보증은 증가세가 더욱 뚜렷했다.
5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에 대한 보증금액은 2022년 9393억원에서 2023년 1조1382억원, 2024년 1조3473억원, 2025년 1조397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8월에는 2654개 기업에 1조4161억원의 보증이 남아 있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기업 수는 2458곳에서 2654곳으로 8.0% 증가했지만 보증금액은 50.8% 급증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보증도 4조원대를 유지했다.
올해 8월 말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은 9256곳으로, 이들 기업에 대한 보증잔액은 4조3216억원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만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기업에 대한 보증잔액은 2022년 3조6007억원에서 2023년 3조8318억원, 2024년 4조2460억원, 2025년 4조5253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8월에는 4조32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20.0% 증가한 수준이다.
재무구조가 사실상 무너진 완전자본잠식 기업에 대한 보증도 상당했다.
올해 8월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 가운데 신보 보증을 받고 있는 기업은 8893곳, 보증잔액은 2조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가운데 신규 보증을 받거나 기존 보증이 연장된 기업의 보증잔액은 약 1조9059억원에 달했다. 과거 공급된 보증이 남아 있는 데 그치지 않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신규 보증 또는 보증 연장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수치는 신규·연장으로 새롭게 공급된 보증금액 자체가 아니라 해당 기업들의 보증잔액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를 신보가 올해 새로 집행한 신규·연장 보증액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신보 전체 보증기업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보의 전체 보증업체 수는 2022년 22만6290곳에서 올해 8월 20만9621곳으로 7.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5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에 대한 보증금액은 50.8%,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에 대한 보증잔액은 20.0% 증가했다.
정책보증의 취지는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기업의 정상화와 재기를 지원하는 데 있다. 재무지표가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기업에 대한 지원을 일률적으로 중단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장기간 영업손실이 이어지거나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자본을 모두 소진한 기업에 대한 보증이 반복적으로 연장될 경우 구조조정이나 사업 재편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신보의 일반 신용보증 대위변제액은 2022년 1조1509억원에서 2025년 2조4362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대위변제율 역시 같은 기간 1.9%에서 3.8%로 상승했다.
대위변제 이후 회수에도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신보의 구상권 회수율은 2.9%에 그쳤으며, 대위변제 후 회수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8년5개월에 달했다. 대위변제 후 10년 이상 회수하지 못한 채권도 1만1890개, 1조345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승준 신보 이사장은 취임 당시 위기기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리스크 관리 강화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장기 적자와 자본잠식 등 재무위험이 높은 기업에 대한 보증을 어떤 기준으로 선별하고, 신규 보증이나 보증 연장 이후 회생 가능성과 상환능력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향후 주요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히 완전자본잠식 기업의 경우 단순히 재무상태만을 이유로 지원을 배제하기보다 기업의 사업성이나 회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지만,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보증이 반복될 경우 결국 부실 부담이 신보로 이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교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박성훈 의원은 “어려운 기업의 재기를 돕는 것과 회생 가능성을 따지지 않은 채 정책금융으로 부실을 연명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보증을 반복하다 부실이 발생하면 신보가 대신 갚고,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오는 만큼 한계기업 보증의 옥석을 제대로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리스크 관리 강화” 약속한 신보 강승준 이사장…완전자본잠식 기업에 1.9조 신규·연장
기사입력:2026-09-14 12: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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