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창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오대석 부장판사, 손지연·홍대훈 판사)는 2026년 9월 3일, 피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연습장 손님인 피해자에게 술을 제공하고 피해자가 만취해 계단에서 굴러 넘어졌음에도 출입문 밖에 그대로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해 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노래연습장 업주 피고인(60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 피해자가 계단에서 넘어진 시점(2024. 12. 30. 22:24 경~22:51경 사이)부터 경찰에 신고한 시점(다음 날 10:32경)까지 약 12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피해자를 방치했다. 당시 피해자는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두정부에 2개 선상의 찰과흔과 턱부위 피하출혈이 발생했다.
피고인은 창원시 의창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4. 12. 30. 오후 8시 18분경 노래연습장에 술에 취한 채 방문한 피해자 D(63)에게 방실을 제공하고, 같은 날 오후 10시 5분경 피해자에게 소주 1병을 판매하며 피해자와 노래연습장 이용 및 주류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피고인은 같은 날 오후 10시 24분경부터 51분경 사이에 노래연습장 출입문과 계단 사이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게 됐다.
이때 피고인은 피해자가 상당히 술에 취해 있었다는 사정 및 피해자가 넘어진 뒤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고, 그 날은 최저기온 0.8℃의 겨울로 피해자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피해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기에, 피고인에게는 소비자기본법상 사업자로 주류의 판매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법률상 보호의무가 있었고, 피해자와의 노래연습장 이용 및 주류 판매 계약에 따라 사업장에서 주류 판매로 인해 발생한 위험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할 계약상 보호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바로 경찰 또는 구급대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후 위와 같이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지나쳐서 위 노래연습장을 방문한 손님들에게도 “그냥 오세요.”, “원래 저러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며 영업을 했을 뿐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유기했다.
2024. 12. 30. 기준 최저기온은 0.8℃, 2024. 12. 31. 기준 최저기온은 0.4℃였다. 피해자는 당시 겉옷을 걸치지 않고 긴 팔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상태였다.
피고인은 2024. 12. 31. 오전 10시 32경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관과 119구급대원이 피해자를 E병원으로 이송했지만 피해자는 같은 날 오전 11시 48경 ‘머리 부위 손상’ 등으로 사망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유기하여 사망에 이르게 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해자를 유기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를 유기한다는 고의가 없었다. 설령 피고인의 유기행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유기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고, 피고인에게 사망의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노래연습장은 지하 1층에 있고, 지하 1층에는 위 노래연습장 외에 다른 업장은 없다. 건물 입구에서 지하 1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총 9개이고 중간 계단참을 기준으로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계단을 따라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오른쪽에 노래연습장 출입구가 있다.
피해자는 2024. 12. 30.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신 후 오후 8시 18분경 혼자 위 노래연습장에 방문했다가 오후 9시 45분경 나왔다.
피해자는 인근 빵집에 들러 빵을 사서 오후 10시 5분경 위 노래연습장에 다시 들어갔고 오후 10시 24분경 노래연습장 이용료 및 주류(소주 1병) 구매대금으로 5만 원을 결제했다.
한편 오후 8시 48분경 노래연습장에 손님으로 방문했던 F는 오후 10시 51분경 노래연습장 이용료 등을 결제하고 나오는 길에 노래연습장 출입구 앞 계단이 시작하는 지점 부근 바닥에 멍하게 안자 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다. F는 수사기관에서 ‘결제를 하려고 카운터에 가니 노래연습장 출입문이 열려 있었고, 카운터 앞에서 열려진 출입문을 통해 피해자를 발견했다. 피해자는 출입문 바깥쪽에 멍 때리는 표정으로 바닥을 보고 구부정하게 앉아 있었다. 피해자가 취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피고인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줬다.’라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는 형법 제271조 제1항이 정한 요부조자를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가 피고인이 운영하는 노래연습장에 재차 방문할 무렵 이미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취해있었다. 피고인은 그와같은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소주 1병을 판매했고 그로부터 약 20분 만에 노래연습장을 나왔는데, 피고인이 팔짱을 끼고 부축을 했다는 것인데 피고인도 당시 피해자가 술에 상당히 취해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지를 몰랐다고도 진술하나,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피해자의 가족이나 지인을 부르거나 경찰, 구급대에 신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얼마든지 피해자를 구호할 수 있었다.
피고인의 유기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이 자신의 유기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것을 예견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이나 구급대에 신고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피해자를 구호할 수 있었음에도,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자의 상태를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호객행위를 했을 뿐, 피해자의 상태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최저기온 0.4 내지 0.8℃의 추운 날씨에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의 피해자를 지하 바닥에 유기해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의 유족들이 겪었을 아픔이 상당해 보이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고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확정적인 고의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해자의 직접적인 사인은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생긴 머리 부위 손상으로, 피고인의 유기행위가 사망의 직접적이고 유일한 원은 아닌 점, 뒤늦게라도 피고인이 경찰에 신고한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창원지법, 겨울 만취한 노래연습장 손님 계단에 방치 유기치사 업주 징역 2년
기사입력:2026-09-11 0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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