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 모욕 사건 유죄 원심 파기환송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면서 한 단순한 욕설로 피해자의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할 만한 표현에 불과 기사입력:2026-07-24 13:27:15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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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신숙희)는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로 인한 모욕 사건 상고심에서 이 사건 발언이 형법 제311조의 ‘모욕’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형법상 ‘모욕’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대구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5도506 판결).

피고인이 2022. 10. 7. 오후 11시 30분경 피해자 B(46·남)가 거주하는 대구 중구의 한 아파트 C호 앞 복도에서 아파트 관리직원 C가 함께 있는 가운데 피해자 B를 향해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을 제기하면서 “야이 XX놈아, X도 못하는 X끼”라는 등의 욕설을 하여(‘이 사건 발언’) 피해자를 공연히 모욕했다.

원심(2심 대구지방법원 2024. 12. 17. 선고 2024노691 판결)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주장 항소를 기각해 1심(벌금 100만 원)을 유지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아파트관리직원의 각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공소사실과 같이 욕설을 한 바 없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모욕죄의 구성요건 중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양형부당 주장과 함께 항소했다.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면 인정될 수 있다(전파가능성 포함). 1명에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이 외부로 퍼뜨릴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모욕죄는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공연히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가 현실적으로 침해되거나 구체적·현실적으로 침해될 위험이 발생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9674 판결 등 참조).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증인인 아파트관리직원의 진술은 피고인이 흥분해 모욕적 욕설을 했다는 점에 관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상세해 결국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에게 욕설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층간소음에 따른 한동안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왔고 이 사건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는 흥분된 상태였고 그 일련의 과정 속에서 피고인이 욕설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개인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이 있는 모욕행위를 했다고 판단한 1심판결은 수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1심 판단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 측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당초 피고인 자신이 층간소음 때문에 112 신고를 했던 것인데 아파트 복도에서 흥분하여 욕설을 했다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인다. 아파트 입주민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서는 업무상 사실관계를 확인하여야 할 필요성도 크므로, C로서는 피고인으로부터 들은 발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리사무소 소장과 직원 또는 다른 입주민들에게 위 발언에 대해 전파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전파가능성 즉 공연성에 관한 범의도 있었다고 봤다.

항소심(2심) 재판부는 피고인 측은 단순히 층간소음 문제로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자신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억울하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고 긴급성·보충성·상당성·균형성 등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도 없으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는 것이 방위를 위한 행위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정당방위로 볼 수도 없다. 이 점에서도 역시 모욕죄이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초범인 점, 1심판결 이후 1심의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는 점을 보면 1심의 양형은 부당하지 않다며 이 부분 주장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판단)
(관련법리) 형법 제311조 모욕죄는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여기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표현이 모욕죄의 모욕에 해당하는지는 상대방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나 정서상 어떠한 표현을 듣고 기분이 나쁜지 등 명예감정을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계, 해당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방법, 당시 상황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추어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어떠한 표현이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이거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 등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볼 수 없어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8. 31. 선고 2019도7370 판결 등 참조).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부터 약 두 달 전부터 층간소음문제로 서로 갈등을 겪어왔다. 이 사건 당일 피고인이 경찰에 신고했는데, 출동한 경찰이 층간소음문제는 관리사무소 중재로 해결하라고 안내하고 철수했고, 이에 피고인이 관리직원 C와 함께 피해자를 찾아갔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C가 보는 앞에서 말다툼을 하다가 쌍방 모두 흥분하여 목소리가 커졌고, 서로 욕설을 했으며,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발언을 했다.

이 사건 발언은 피고인이 흥분한 상태에서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면서 한 단순한 욕설로 피해자의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할 만한 표현에 불과할 뿐,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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