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성평등가족부의 ‘2025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에 따르면, 불법촬영물이나 허위영상물로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 가운데 30.2%가 ‘헤어진 연인’으로부터 가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여성 피해자만 보면 전 애인에게 당했다는 응답이 2022년 13.8%에서 42.5%로 늘었다. 헤어진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법촬영과 디지털성범죄의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많은 피해자가 이별 후 ‘교제 당시 함께 찍은 영상이나 사진을 상대방이 아직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불안을 호소한다. 그러나 교제 중 촬영된 촬영물을 상대방이 유포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처벌이나 강제조치가 즉시 가능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촬영 경위와 촬영물의 성격에 따라 불법촬영물 등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소지·저장만으로도 처벌될 수 있다.
한편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죄가 성립하는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 3에 의해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를 빌미로 금전이나 다른 요구를 하는 강요에 이르면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실제로 촬영물을 유포하지 않았거나 협박 당시 촬영물을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도 ‘유포하겠다’는 뜻을 전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면 범죄가 성립되는 것이다.
따라서 협박을 받았다면 무엇보다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사진을 퍼뜨리겠다’는 문자나 메시지는 날짜와 시간이 드러나도록 보관하고, 협박이 전화를 통해 이루어졌다면 통화 내용도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다만 촬영물의 존재를 확인하거나 삭제를 요구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먼저 연락하는 것은 추가적인 협박이나 회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디지털성범죄 사건은 촬영물의 성격과 촬영 경위, 상대방의 발언과 요구 내용, 실제 유포 여부에 따라 성립할 수 있는 범죄와 대응 방법이 달라진다.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적용 가능한 혐의를 검토하고, 수사기관에 피해 사실과 추가 유포 위험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한 이유다.
촬영물이 이미 유포됐다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을 통해 신속히 삭제 지원을 요청하는 동시에 형사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추가 유포나 보복의 위험이 계속된다면 신고와 함께 신변보호 등 필요한 안전조치도 검토해야 한다.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와 가해자에 대한 형사 대응을 함께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랑을 빌미로 촬영물을 이용해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통제하는 행위는 중대한 범죄가 될 수 있다. 특히 디지털성범죄는 대응이 늦어질수록 증거 확보와 피해 확산 방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별 후 촬영물로 협박을 받거나 유포 피해를 입었다면 혼자 대응하기보다 사건 초기부터 형사 사건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하고, 필요한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법무법인 정의 김유경 부장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헤어진 연인의 불법촬영·유포 협박...디지털성범죄, 어디까지 처벌되나
기사입력:2026-07-1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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