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임성철 부장판사, 이용정·길선미 판사)는 2026년 5월 29일, 승소금으로 선급금 채무도 해결해주고 승소금도 배분해 주겠다고 속여 업체 대표인 피해자로부터 7억 원을 편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알선수재),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게 징역 4년 6개월에 2억 1600만 원의 추징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이와 함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알선수재)방조, 변호사법위반 방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피고인 B(A의 친형)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변호사법 위반이나 변호사법 방조 혐의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가 정한 죄가 성립하려면 단지 청탁의 명목으로 금품 등을 받은 것으로는 부족하고 피고인이 실제 법률사무로서 청탁행위를 한 사실까지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피고인이 청탁의 상대방이 되는 담당 공무원에게 ①, ②소송과 관련한 진행 상황을 문의하는 정도를 넘어 구체적으로 어떤 청탁행위를 했는지는 불명확하고,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실제 구체적 청탁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E[대표이사 F(피해자)]는 2009.경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시행하는 ‘국도건설’ 공사 계약 등(이하 ①공사, ②공사)공사 계약을 H와 공동으로 도급받아 공사를 각 진행하던 중, 2015. 12.경 자금난 등 사유로 위 각 공사의 공동도급 관계에서 모두 탈퇴한 법인이다.
피고인 A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소속 계장으로 근무하던 2015년 2월경 공사대금 지급업무를 담당하면서 E로부터 건설공제조합 보증서(2015. 2. 10.~2015. 8. 29.)를 제출받고, 위 법인이 신청한 공사관련 선급금 7억8840만 원을 지급했으나, 위 보증기간 이후 기간을 연장하거나 추가 보증서를 제출받지 않은 과실로, 2015. 11.경 E가 공동도급 관계에서 탈퇴하면서 위 선급금을 반환하지 않았다.
이어 건설공제조합에서 위 선급금 중 보증기간 내 발생한 대금에 해당하는 4억2186만440원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지급하게 되면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3억6653만9560원의 손해를 입게 했고, 이후 2018년 9월경 감사원 감사를 통해 위 미지급 선급금 중 7581만7090원의 변상 채무를 부담하게 됐다.
피고인 A는 2018년 하순경 위 변상 채무의 이행을 피하기 위해, 위 선급금 반환채무의 원 채무자인 E의 대표인 피해자 F에게 “내가 H 관계자에게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하여 H가 ①, ②공사와 관련하여 대한민국에 청구한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비 중 일부를 유리한 조건으로 분배받을 수 있도록 알선 내지 중개해주겠다. 그 대신 E가 위와 같이 분배받을 공사대금에서 위 미지급 선급금 채무를 먼저 해결해 달라.”는 취지로 피해자에게 제안하고, 피해자는 이를 승낙했다.
한편 H는 같은 시기 ①공사와 관련하여서는 대한민국에 위 공사비 지급의 소를 제기(2017. 11.경)해 1심 재판계속 중(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87503, 이하 ‘①소송’)이었고, ②공사와 관련하여서도 위 공사비 지급의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합521378, 이하 ‘②소송’) 제기를 준비 중인 상황이었는데, 피고인 A은 그 무렵 H 임원 J 등 관계자에게 접촉해 E 및 피해자를 대신하여 위 공사비 지급 및 분배와 관련한 교섭을 진행했고, 그 결과, H, E, K 등 공동도급 관계였던 3개 회사는 2019. 3. 19.경 ‘E, K가 공동도급에서 탈퇴한 2015. 11. 23. 이전의 이익금 중 3억6653만9560원을 제외한 남은 금액의 50%는 H에, 50%는 E와 K에 각 배분’하고, ‘②소송의 경우 E도 원고로 참여하여 함께 소를 제기하는데, 소송비용과 변호사 비용은 H가 모두 부담한다‘는 내용의 합의에 이르게 되었고, 위 합의로 인하여 E은 ①, ②소송에서 승소하는 경우 12억 원 상당의 금전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위를 얻게 됐다.
(구체적인 범죄사실) 피고인 A는 2019. 3.경부터 같은해 12.초순경까지 사이 전화통화 등으로 E 대표인 피해자 F에게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소송 담당부서 국장, 과장, 계장 등 담당자에게 청탁하여 ①, ②소송의 1심 판결이 인용되게 해주는 것은 물론, 1심 선고 후 국가가 항소를 포기하게 하여 신속하게 승소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해주고, 승소금으로 선급금 채무도 해결해주겠다. 대신 ②소송 승소금 채권의 경우 나와 일정 비율로 나눠 갖자.”는 취지로 제안하고, 피해자는 이를 승낙했다.
이어 나와 같이 선급금 변상명령을 받은 공무원들이 채권을 압류해서 승소금이 온전하게 지급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니, 안전하게 피고인 B(A의 친형, 피해자에게 지인이라 속임)에게 ②소송 승소금 액수인 7억 원에 상응하는 채권을 가장 및 양도하여 공정증서를 받아놓고 이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②소송 승소금 채권에 대해 압류 및 전부 명령을 받아놓자, ②소송 승소금이 B에게 지급되면 약정한 비율(피고인 : 2억 1600만 원, B : 2억 4400만 원, 피해자 : 2억 4000만 원)대로 배분해 주겠다는 취지로 거짓말 했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 A는 이를 모두 개인적으로 사용할 생각이었을 뿐, 위 선급금 채무를 우선 변제하거나 잔여 판결금을 위 비율대로 분배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A는 피해자를 기망해 합계 7억 원 상당의 채권 및 강제집행 권원취득이라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과 동시에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에 대한 알선 등의 명목으로 2억 1600만 원 상당의 채권 및 집행권원 취득이라는 재상상 이익을 취득했다.
피고인 B는 동생인 피고인 A로부터 허위의 채권 양수인으로 명의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승낙했다. 피고인 B는 A가 피해자를 기망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2019. 12. 9.경 피해자로부터 합계 7억 상당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범행을 용히하게 해 방조했다.
피고인 A는 피해자 사이에 ②소송의 승소 판결금을 분배하기로 하는 약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고인이 이 사건 채권 및 집행권원을 취득한 것은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에 의해 체결된 채권양도계약 및 금전소비대차계약에 따른 것일 뿐이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를 취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②소송의 승소를 통해 취득할 채권에 관해 분배약정을 한 사실 및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7억 원 상당의 채권을 양도 받고 이에 기해 이 사건 판결금 채권에 대해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음으로써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운영하던 E의 부도로 말미암아 담당 공무원인 피고인이 국가에 변상 채무를 부담하게 되자, 이에 대해 피해자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E와 K가 받을 수 있는 간접공사비 일부를 양보하여 피고인이 국가에 변상해야 할 채무를 해결해주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다만 원래라면 E와 K는 그 전 도급관계 탈퇴 및 부도로 인해 위 간접공사비를 현실적으로 받기 어려웠던 상황이었으나, 피고인이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공무원으로서 건설업체들에 대해 이른바 '갑'의 위치에 있음을 이용해 H 담당자에게 E와 K가 간접공사비를 분배받을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하는 등 적극 개입했고, 그 결과 2019. 3. 19.경 H, E, K 사이에 ‘이 사건 ①, ②소송의 결과로 승소한 금액에 대하여 E, K가 공동도급에서 탈퇴한 2015. 11. 23. 이전의 이익금은 공사포기 당시 지분비율에 따라 이익금을 산정하고, E 및 K의 이익금에서 우선 3억6653만9560원을 제외한 후 남은 금액 중 50%는 H, 나머지 50%는 E 및 K에게 배분’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가 작성되기에 이르렀다.
피고인은 이 사건 판결금 채권에 대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에 따라 2021. 1. 21. 부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7억53만2400원을 입금받은 후에도 이를 모두 개인적으로 소비했을 뿐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선급금 채무를 변제하거나 피해자에게 약속한 돈을 분배하지 않았다.
피해자로서는 만약 B이 실제 투자자가 아니었고, 돈을 출연한 사실도 없으며, 피고인의 친형으로서 피고인에게 명의만 빌려주는 사람인 것을 알았더라면 B와 이 사건 채권양도 계약을 체결하거나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채권양도 계약이나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 작성 행위는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으로부터 기망당하여 착오에 빠진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본인의 생각과 의견임에도 마치 B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처럼 1인 2역을 하면서 피해자를 속였다. 의도적으로 B의 정체를 숨기고 B명의로 이 사건 판결금 채권을 양수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승소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7억 원의 판결금 채권을 5,000만 원에 종국적으로 양도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실제 청탁행위를 했는지 또는 피고인이 담당 공무원에게 ①, ②소송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이 청탁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인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수재)죄는 성립한다.
-피고인 B는 2021. 1. 22. 자신의 명의 계좌로 이 사건 판결금 채권에 따른 7억53만2400원을 입금받았다. 피고인읜 그 중 5억 3000만 원은 수표로 인출하고 나머지는 수십차례에 걸쳐 100만 원 단위로 현금 인출했으며, 그 중 5,500만 원 가량은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피고인 B는 6억 원이 넘는 거액을 A에게 전달하면서 계좌 이체를 하지 않고 수표와 현금으로 전달했다. 범행당시 부터 A가 피해자를 속여 이익을 취득한다는 것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서 이 사건 범행에 가담했다는 정황에 해당한다.
(피고인 A) 이 사건 범행을 통해 피해자로부터 7억 원 상당을 편취했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위해 친형인 B를 내세우고 그 실체를 숨기면서 1인 2역을 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는 과정에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했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다른 공무원에게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2억 1600만 원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등 이 사건 범행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까지 크게 훼손시켰다. 피해회복이 전혀 이루어진 바 없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
다만 범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은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피고인 B) 피고인은 A의 요구에 따라 피해자에게 허위 투자자 행세를 하면서 채권양수인 명의를 빌려줌으로써 A의 사기범행의 완성에 중요한 기여를 했고 범행과정에서 A가 피해자를 기망한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음에도 착오에 빠진 피해자를 상대로 자신의 정체를 계속 숨겼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5,500만 원 상당의 실질적인 이익을 치득했다. 피해회복도 전혀 이루어진 바 없다.
다만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은 없는 점, 방조범에 해당하는 점, 피고인 A의 요구에 따라 미필적 고의로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부산지법, 승소금 배분해 주겠다고 업체 대표 속여 7억 편취 부산국토청 직원 '실형·추징'
기사입력:2026-06-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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