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속 제도 개편...형제자매 유류분 사라지고 ‘구하라법’ 시행

혈연 중심에서 부양 의무 등 ‘책임’ 중심으로 전환 기사입력:2026-06-10 09:00:00
사진제공=법무법인 고운 김민정 상속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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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른 형제자매 유류분권 상실과 2026년 1월 1일 자 민법 개정안(일명 구하라법)의 시행으로 국내 상속 법률 체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혈연 기반의 상속 구조에서 부양 의무 이행 여부 등 책임과 기여를 중심으로 제도가 개편되는 추세다.

유류분은 피상속인이 증여나 유언으로 재산을 처분하더라도 법정상속인의 생계를 위해 법률상 보장하는 최소한의 상속 지분을 의미한다. 기존 민법은 배우자, 직계비속, 직계존속과 함께 형제자매에게도 유류분 청구권을 인정해 왔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25일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제1112조 제4호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고인의 재산 처분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현대 가족 관계의 실상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해당 결정은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단순위헌 결정으로, 이에 따라 형제자매는 상속인 간 재산 분쟁 발생 시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유류분 청구 자격은 배우자와 자녀 등 직계비속, 부모 등 직계존속으로 한정된다.

올해부터 시행된 민법 제1004조의2(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는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속인의 자격을 박탈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자녀가 미성년자일 때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거나,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직계비속에게 중대한 범죄행위 및 부당한 대우를 한 직계존속이 대상이다. 가정법원으로부터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은 대상자는 상속재산 분배는 물론 유류분 청구 자격도 상실된다.

상속권 상실 선고 청구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공정증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를 남긴 경우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유언이 없는 경우에는 공동상속인이 상속권 상실 사유가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법정 청구 기간이 제한되어 있어 시기 관리가 요구된다.

상속 설계와 분쟁 대응의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형제자매에게 재산을 남기지 않으려는 사람이라면 과거보다 유언·증여를 통한 재산 처분의 자유가 넓어졌고, 반대로 형제 상속을 기대하던 사람은 더 이상 유류분에 기댈 수 없게 됐다. 부양을 저버린 부모의 상속이 부당하게 느껴진다면, 막연히 포기하기보다 상속권 상실 선고라는 새로운 길이 열려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다만 상속권 상실은 ‘중대한 부양 의무 위반’ 등 요건의 입증이 관건이고, 청구권자와 청구 기간이 법으로 엄격히 정해져 있어 실제 활용에는 세심한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형제자매 유류분 폐지 역시 기존에 진행 중이던 분쟁의 결론을 바꿀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사안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다.

2026년 상속법 개정으로 ‘혈연이면 당연히 받는다’는 오랜 공식이 무너지고, 책임과 기여를 따지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형제자매 유류분 폐지와 구하라법은 누군가에게는 권리가 사라지는 변화이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권리가 생기는 변화다.

특히 구하라법은 청구권자와 청구 기간, 입증 방법이 제도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초기에 정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상속은 한 번 종결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영역인 만큼, 변화된 제도에 맞춰 미리 점검하고 설계해 두는 것이 불필요한 분쟁을 막는 방법이다.

도움말 : 법무법인 고운 김민정 상속전문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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