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술자리 시비는 평범한 시민도 순식간에 형사 피고인으로 만든다. 순간의 짜증을 참지 못해 주변 물건을 치켜들거나 내리치는 행위는 주관적 의도와 상관없이 구속이나 실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범죄다. 최근 법조계에서는 가벼운 말다툼이나 쌍방 폭행으로 끝날 사안이 특수폭행으로 번지는 현상에 주목한다. 수사기관이 엄벌주의를 고수하고, 사법부가 위험한 물건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법 제261조의 특수폭행은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폭행을 가할 때 성립한다. 단순 폭행은 2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 벌금이지만, 특수폭행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법정형 상한이 배 이상 높고 초범이라도 구속영장이 청구될 정도로 무게감이 다르다. 가장 치명적 변수는 반의사불벌죄의 배제다. 단순 폭행은 처벌불원서로 종결되지만, 특수폭행은 피해자와 합의해도 형사 절차가 멈추지 않는다.
문제는 사건 당시 행위 태양과 결과에 따라 수사기관이 더 무거운 죄책을 들이밀 수 있다는 점이다. 물건을 직접 휘두르지 않고 치켜들며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해 공포심을 줬다면 특수협박이 성립한다. 휘두르는 과정에서 소주병 조각이 튀어 찰과상이라도 남으면 특수상해가 성립한다. 특수상해는 벌금형 규정 자체가 없어 유죄 시 무조건 징역형이므로 가장 경계해야 할 죄목이다.
법원이 판단하는 '위험한 물건'의 기준 역시 대중의 상식보다 넓다. 칼이나 벽돌 같은 치명적 무기만 떠올리기 쉽지만, 본래 용도와 무관하게 상대방이 생명·신체에 위협을 느꼈다면 위험한 물건으로 본다. 대법원 판례상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며, 살상용이 아니더라도 위험을 느낄 수 있다면 해당한다. 유리컵, 소주병은 물론 스마트폰, 쟁반, 의자도 범행 수단이 되는 순간 위험한 물건이 된다. 따라서 "다치게 할 생각이 없었다"거나 "테이블만 쳤을 뿐"이라는 항변은 통하지 않는다. 특수폭행은 신체를 겨냥해 불법적 유형력을 행사하면 성립하며, 다치지 않아도 죄가 인정된다.
로엘 법무법인 최창무 대표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로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술자리 해프닝으로 가볍게 여긴 다툼이 특수폭행이라는 중죄로 입건된 뒤에야 전문가를 찾을 때다. 특수폭행은 초기 진술 방향이 기소 여부를 80% 이상 결정한다. 억울하게 혐의가 부풀려져 특수협박이나 상해 의혹을 받고 있다면 행위의 목적과 피해 정도를 적극 다투어 죄명을 축소해야 한다. 혐의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지 않는 특성을 고려해 단순 합의를 넘어 참작할 범행 동기를 서면으로 촘촘히 구성해야 한다"라며 "관건은 당시 물건을 쥐게 된 경위가 우발적이었다는 점, 위협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정황적·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현장 CCTV를 분석해 물건을 미리 준비한 게 아니라 손에 닿는 대로 잡았을 뿐이며 직접 타격 의도가 없었음을 논리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7@lawissue.co.kr
스마트폰과 소주병의 법적 무게, 특수폭행을 가르는 한 끗
기사입력:2026-06-05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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