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26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를 마친 뒤 특별타격훈련을 하러 그라운드에 들어갔다가 서울시설공단의 강제 소등조처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KIA 타이거즈에 패한 키움 설종진 감독은 경기 후 수석코치의 건의를 받아들여 야간 특별 타격훈련을 지시했다.
경기는 오후 9시 19분에 끝났다. 구단이 보유한 대관 시간은 오후 11시까지로 1시간 40분이 남아 있었다. 선수단은 오후 9시 30분 경 그라운드로 나섰다.
그런데 20분 분량의 특타를 준비하는 도중 조명이 일제히 꺼졌다. 서울시설공단이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소등한 것. 선수단은 실내 타격장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공단은 조례 제6조를 근거로 내세웠다. 서울시립체육시설 설치·운영 조례에는 '경기가 종료되면 잔여 사용 시간 전부를 사용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이 있다. 공단 측은 "최소 하루 전 사전 요청이 있어야 훈련을 허가해 왔다"고 해명했다.
야구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특타는 당일 경기 결과와 선수 컨디션에 따라 즉석에서 결정된다. 수일 전 예측해 대관을 신청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키움 관계자는 "경기 후 특훈은 이전에도 종종 있었고, 협의 과정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고 했다. 설 감독은 이날 "조명이 꺼져 있어 당황스러웠다"며 "특타는 기술 훈련뿐 아니라 선수단에 정신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타이밍이기도 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이 고척돔에 연간 납부하는 금액은 80억원이 넘는다. 입장 수익의 8%, 사무실·라커룸 임대료, 전기세, 광고 수익료가 모두 포함된다. 잠실구장은 LG·두산에 위탁 운영을 맡기는 방식이지만, 고척돔은 공단이 직접 관리한다. 콘서트 등 외부 대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다. 키움이 개장 초부터 위탁 운영을 원했으나 서울시 의지로 관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번에 다시 부각됐다.
이번 사태는 공단의 누적된 '갑질' 논란을 재점화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한국 야구대표팀이 일본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고척돔에서 소집 훈련을 할 당시, 공단 직원이 지인 2명을 국가대표 전용 통제구역인 더그아웃에 무단 대동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들은 훈련 중인 문보경(LG)·원태인(삼성)에게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구하다 매니저에게 제지당했다.
한편, 공단은 27일 입장을 내고 "앞으로 구단과 긴밀히 소통해 선수단이 원활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