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본지는 앞서 '착시 NMN' 논란… 카카오메이커스, 함량 부정확한 현대판 불로초 펀딩했다, 인보사 겪고도 반복되는 '성분 문제'?… 전승호의 코오롱제약, 착시 NMN·글루타치온 논란 등을 통해 건강식품 시장의 '착시형 광고 구조'를 추적해왔다. 이번 취재에서는 그 구조가 먹는 글루타치온 시장 선두권 업체인 프롬바이오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정황을 확인했다.
"85% 고순도 글루타치온", "리포좀 공법으로 체내 유지 100배", "빠른 흡수".
프롬바이오는 자사 '디어퀸 리포좀 글루타치온 필름'을 앞세워 올리브영 전체 판매 1위 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소비자 접점이 가장 큰 유통 채널에서 사실상 '대표 글루타치온 제품'처럼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광고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이미지는 명확하다. 빠른 흡수, 높은 체내 유지율, 고순도 글루타치온.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피부과에서 맞는 이른바 '백옥주사' 수준의 효과를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병원에서 사용하는 글루타치온 주사는 혈관으로 직접 투입된다. 소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혈류에 도달하는 구조다. 반면 프롬바이오 제품은 일반식품 형태의 경구용 글루타치온이다. 소화기관을 거치며 상당 부분이 아미노산 단위로 분해된다. 이름은 같지만 전달 구조 자체가 다르다.
이 같은 한계는 업계에서도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리포좀·전구체·복합원료 같은 우회 기술이 발전한 배경 역시 경구 흡수 효율 문제 때문이다. 즉 프롬바이오 역시 먹는 글루타치온이 병원 주사처럼 직접 체내에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광고 전면에는 '빠른 흡수', '체내 유지 100배', '85% 고순도' 같은 표현이 반복 배치됐다. 반면 소비자 판단에 핵심이 되는 '경구 흡수 한계'와 '주사제와의 구조적 차이'는 사실상 드러나지 않았다.
결국 올리브영 판매 1위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이 소비자 기대 효과는 극대화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구조적 한계는 광고 바깥으로 밀어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주사와 경구...같은 이름, 전혀 다른 메커니즘
글루타치온은 글루탐산·시스테인·글리신 세 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트리펩타이드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정맥주사는 이 성분을 혈관으로 직접 넣는다. 소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즉시 혈류에 도달해 단기 미백·항산화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경구 섭취는 전달 방식 자체가 다르다. 먹는 글루타치온은 위산과 펩티다아제(소화효소)를 거치며 상당 부분이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업계와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경구용 글루타치온의 낮은 생체이용률 문제가 지적돼 왔다. 필름형·리포좀형 같은 개량 제형이 흡수율을 일부 높인다는 연구들은 존재하지만, 정맥 주사 수준의 전달 효율에 도달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핵심은 단순한 흡수율 차이가 아니다. 전달 메커니즘 자체가 다르다. 리포좀·전구체·복합원료 시장이 형성된 것 자체가 경구 글루타치온의 낮은 전달 효율 문제를 업계가 오래전부터 인식해왔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소비자 입장에서 광고를 접하는 순서를 따라가보면 구조가 더 선명해진다.
소비자는 먼저 상세페이지 최상단에서 '올리브영 전체 판매 랭킹 1위'라는 타이틀을 본다. 이어서 '85% 고순도', '빠른 흡수', '체내 유지 100배' 같은 핵심 문구와 세포막 흡수 도식 이미지를 접한다. 그 아래에는 "조명 켠 듯 화사한 내일", "칙칙함에서 벗어난 밝고 화사한 나만의 비결" 같은 미백 연상 표현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 머릿속에는 하나의 결론이 형성된다. '먹으면 병원 백옥주사처럼 밝아지는 제품'이라는 인상이다. 이후 상세페이지 하단의 복합 원료 구조, '본 내용은 원료에 대한 설명입니다'라는 주석, 원재료명의 효모추출물 표기까지 끝까지 확인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결국 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내리는 순간,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은 전면의 '백옥주사 연상 이미지'이지 후면의 '일반식품 주석'이 아니다.
◆ '착시 글루타치온'의 핵심... 전구체 자체가 아닌 '용량'의 문제
경구 글루타치온의 흡수 한계가 오래전부터 지적되자, 업계는 '전구체'와 복합원료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전구체란 체내에서 특정 물질 합성에 관여하는 원료를 뜻한다. 글루타치온의 경우 L-시스테인, NAC(N-아세틸시스테인), 글리신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전구체 자체는 과학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다.
경구용 순수 글루타치온은 분자가 커서 소화 과정에서 대부분 분해된다. 반면 글리신·시스테인·NAC 같은 전구체는 장벽을 통과해 세포 안으로 들어간 뒤 체내에서 글루타치온으로 합성된다.
실제로 의학계에서는 NAC가 글루타치온 합성을 높이는 데 사용되며,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치료의 표준 의약품이기도 하다. 고용량 글리신·시스테인 조합(GlyNAC)이 경구용 순수 글루타치온보다 세포 내 GSH 수치를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들도 존재한다. 즉 "경구 섭취에서는 전구체가 순수 글루타치온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 컨센서스에 가깝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전구체가 효과를 내려면 충분한 '용량'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관련 연구에서 의미 있는 글루타치온 합성 효과를 보고한 사례들은 대부분 그램(g) 단위의 고용량 전구체 섭취를 전제로 한다. 예컨대 일부 글리신 임상은 1일 3,000mg 이상, NAC 임상도 일반적으로 600~1,800mg 수준의 용량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관찰한다.
그렇다면 프롬바이오 제품에 포함된 전구체·보조 성분은 어느 수준일까. 상세페이지 어디에도 L-시스테인, 밀크씨슬 등 보조 성분의 단일 함량은 명시되지 않았다. 대신 '글루타치온의 구성성분', '글루타치온 시너지 원료'라는 효능 연상 표현만 반복됐다. 함유 사실은 강조되지만, 그 함유량이 체내 합성에 유효한 수준인지에 대한 임상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 차이는 결정적이다. 전구체 전략 자체는 합리적이지만, 미량 첨가는 과학적 효과를 담보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광고는 전구체의 존재만을 부각시키며 '백옥주사 수준의 효과'를 연상시키는 방향으로 구성됐다.
본지가 앞서 추적한 '착시 NMN' 사례 역시 동일한 패턴이었다. 제품 전면에는 "NMN 500mg", "1,000mg" 같은 숫자가 강조되지만, 실제 라벨을 역산하면 순수 NMN 함량은 극히 낮은 사례들이 확인됐다. 핵심 성분의 '존재'와 핵심 성분의 '유효 용량 충족'은 다른 문제다. 광고는 전자만 부각하고, 후자는 표기하지 않는다.
◆ '85% 고순도'의 실제 의미
프롬바이오 광고에서 가장 강하게 반복되는 문구는 "85% 고순도 글루타치온"이다. 포장 전면, 광고 상단, 상세페이지 전반에 걸쳐 반복된다.
이 표기의 의미는 효모추출물 안에 글루타치온이 85% 들어 있다는 뜻이다. 제품 전체가 85% 글루타치온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1매당 실제 순수 글루타치온은 120mg × 85% = 약 102mg이다. 소비자가 '고함량 글루타치온'을 구매한다고 믿게 만들 수 있는 구조다.
비교해보면 차이가 선명해진다. iHerb에서 판매 중인 California Gold Nutrition의 L-글루타치온(환원형) 제품은 1정당 순수 글루타치온 500mg을 함유하며, 120정 기준 가격은 64,377원이다. 순수 글루타치온 1mg당 단가로 환산하면 약 1.07원 수준이다. 반면 프롬바이오 제품은 30매 23,500원 기준으로 1mg당 약 7.6원에 달한다. 약 7.1배 차이다. 제형과 부원료 구성이 다르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지만, 광고가 복합원료 구조를 후면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 이상의 의미가 있다.
◆ 기능성 암시, 식약처 기준으론 이미 '위반 가능'
해당 제품의 법적 식품 유형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기타가공품', 즉 일반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 기능성 인정 절차와 임상 검증을 거쳐야 하지만, 일반식품은 그 과정 없이 판매된다. 대신 기능성을 광고해서는 안 된다.
본지 질의에 대해 식약처는 "항산화·세포 보호·신체 기능 개선 등을 암시하는 표현은 일반식품 광고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만들 우려가 있는 부당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광고 위반 여부는 개별 문구가 아니라 소비자가 전체 광고를 통해 받는 종합적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면책 문구가 존재하더라도 전체 광고 인상이 우선 판단 대상이 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식약처는 전구체 원료(L-시스테인 등)를 사용한 일반식품 광고에 '항산화·미백·해독' 문구를 사용한 경우도 부당 표시·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설명을 종합하면, 문제는 개별 문구가 아니다. 광고 전체가 소비자로 하여금 '병원 백옥주사 수준 효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구조인지 여부가 핵심 판단 대상이라는 의미다.
프롬바이오 광고 하단에는 "본 내용은 원료에 대한 설명입니다"라는 주석이 반복적으로 달려 있다. 그러나 식약처는 이런 면책 문구만으로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광고 전면에서 백옥주사 이미지를 형성해놓고, 하단 작은 글씨 주석으로 책임을 분리하는 방식이 규제 판단에서 면책 사유가 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 "체내 유지 100배"의 실체
광고에 등장하는 "체내 유지 100배", "체내 함량 최대 40% 증가" 같은 수치 역시 소비자가 가장 오인하기 쉬운 영역이다. 본지 취재 결과, 해당 수치들은 이 제품 자체의 임상시험 결과가 아니라 원료 단계 학술 논문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의 실험 대상은 이 제품이 아닌 리포좀 글루타치온 원료 자체였다.
하지만 소비자가 광고를 접할 때 받는 인상은 다르다. "체내 유지 100배"가 세포막 흡수 3단계 도식 이미지와 함께 전면에 배치돼 있는 구조에서, 소비자는 이 제품이 병원 백옥주사 수준으로 빠르게 흡수된다는 방향으로 읽기 쉽다. 개별 수치의 출처 존재 여부보다, 그 수치가 광고 전체 구조 안에서 소비자에게 어떤 인상을 형성하는지가 핵심이다.
◆ 의협이 공개 반박한 '먹는 흡수'의 함정
이런 광고 문법은 글루타치온에만 그치지 않았다. 본지 취재 결과, 프롬바이오의 다른 제품군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반복되고 있었다.
'알부민 골드 스틱' 상세페이지에는 "무거운 하루를 깨우는 활력", "유난히 무거운 일상은 이제 그만", "흡수 빠른 액상형 알부민", "활력 루틴의 완성" 같은 표현들이 반복 배치돼 있었다. 소비자가 피로 개선·회복 효과로 받아들이기 쉬운 구성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3월 공식 성명을 통해 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 "먹는 알부민이 피로 개선이나 면역력 증진 효과를 낸다고 임상적으로 입증된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섭취된 알부민은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혈중 알부민 수치가 직접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설명했다.
프롬바이오는 'FB 알부민 복합물 99.3%'라는 표현을 광고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 원재료 구조를 보면 난백알부민 추출물은 복합원료 일부에 해당한다. 99.3%는 알부민 함량이 아니라, 비타민B군·아미노산 10종·허브류가 모두 포함된 복합물 전체의 제품 내 비중이었다. 대한의사협회 성명이 발표된 2026년 3월 이후에도 "흡수 빠른 액상형 알부민" 등의 표현이 두 달 가까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도 논란이 될 수 있는 지점이다.
글루타치온과 알부민은 제품군은 다르지만 광고 문법은 유사했다. 전면에는 '고순도', '빠른 흡수', '체내 유지', '활력' 같은 표현이 반복 배치됐다. 반면 소화 과정 분해, 실제 원재료 구조, 유효 용량 충족 여부 등 소비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정보는 상세페이지 후면부 주석과 복합 표기 안에 배치돼 있었다.
◆ 프롬바이오 광고 구조가 남기는 질문
소비자가 구매한 것은 일반식품이었다. 그러나 프롬바이오 광고가 소비자에게 심은 이미지는 병원 백옥주사에 가까웠다.
문제는 단순히 경구용 글루타치온의 한계가 아니다. 경구 섭취에서 전구체가 순수 글루타치온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학계에서 인정된다. 그러나 그 효과는 충분한 고용량 섭취가 전제될 때만 성립한다. 프롬바이오 제품에 포함된 L-시스테인, 밀크씨슬 등 보조 성분의 함량이 그 수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임상 자료는 광고 어디에도 제시되지 않았다.
실제 소비자가 섭취하는 것은 소화 과정에서 상당 부분 분해되는 일반식품 형태의 복합원료다. 그러나 광고는 세포 흡수 도식, 미백 연상 표현, 백옥주사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결합하며 병원 시술 수준 효과를 떠올리게 만드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었다.
특히 식약처는 이미 일반식품 광고에서 항산화·미백·신체 기능 개선 이미지를 형성해 건강기능식품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표현이 부당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또 "광고 전체의 종합적 인상"이 판단 기준이며, 하단 면책 문구만으로 소비자 오인이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프롬바이오는 일반식품 제품에 대해 "체내 유지 100배", "빠른 흡수", "고순도", "화사한 피부" 같은 표현을 반복 사용했다. 반면 소비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실제 순수 글루타치온 함량(102mg), 전구체 보조 성분의 정확한 용량, 경구 흡수 한계, 제품 자체 임상 부재 등의 정보는 후면 주석과 복합 표기 안에 배치돼 있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건강식품 마케팅이 아니다. 유효 용량 충족 여부조차 검증되지 않은 미량의 전구체·복합원료 일반식품을 두고, 소비자가 병원 백옥주사 수준 효과를 기대하도록 광고 구조를 설계했는지 여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식약처 표시광고 기준과 소비자 오인 방지 원칙이 실제로 지켜졌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본지는 프롬바이오 측에 광고 표현 적법성, 성분 함량(특히 전구체 보조 성분의 단일 함량), 경구 흡수율 관련 자체 임상 근거, 의협 성명 이후 광고 유지 배경 등에 대한 공식 질의서를 전달했으나 끝내 회신이 오지 않았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단독] 먹는 백옥주사는 없었다… H&B 판매 1위 프롬바이오 '착시 글루타치온' 논란
기사입력:2026-05-19 09: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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