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 ‘졸혼’의 법적 사각지대 벗어나 노후 생존권 보장하는 실효적 대안

기사입력:2026-03-31 09:00:00
이경호 변호사

이경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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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최근 장년층과 고령층 사이에서 혼인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는 ‘졸혼(卒婚)’이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법적 절차 없이도 정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률적 관점에서 졸혼은 명확한 한계를 지닌다. 졸혼은 법전에 존재하지 않는 사회적 합의일 뿐이기에, 배우자가 합의 내용을 어기고 경제적 지원을 중단하거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이를 제지할 법적 강제력이 없다. 반면 황혼이혼은 법적으로 관계를 완전히 정리함으로써 재산권과 연금 수급권을 명확히 분리하고 불확실한 배우자의 선의가 아닌 국가 법률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노후를 보장할 수 있다.

졸혼 상태에서는 부부 공동재산의 명의가 주로 경제 활동을 전담한 배우자에게 쏠려 있는 경우가 많아 경제활동에 소극적이었던 배우자는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황혼이혼을 할 경우,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우리 법원은 혼인 기간이 20~30년 이상인 장년층의 경우, 전업주부라 할지라도 가사 노동과 내조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여 재산 형성 기여도를 50% 안팎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따라서 은퇴 후 고정 자산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생존을 위한 재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노년기에는 연금의 중요성이 매우 커진다. 국민연금법과 공무원연금법 등은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인 배우자가 이혼 시 상대방의 연금을 분할 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졸혼 상태에서는 배우자가 연금을 수령하여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로 받아낼 방법이 막막하지만, 황혼이혼은 판결이나 조정을 통해 연금 공단으로부터 직접 본인의 계좌로 연금을 수령할 권리를 확보하게 한다.

또한 졸혼은 법적인 부부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부양의무와 정조의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졸혼 중 배우자가 중병에 걸리거나 파산할 경우, 민법상 부양의무에 따라 상대방을 돌봐야 하는 책임이 여전히 남는다. 또한 사생활을 터치하지 않기로 약속했더라도 배우자가 다른 이성을 만나는 행위는 여전히 재판상 이혼 사유인 ‘부정행위’에 해당하여 위자료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와 달리 황혼이혼은 이러한 법적 굴레를 완전히 끊어내는 행위다. 이혼 후에는 배우자의 채무나 부양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며 법적으로 타인이 되기에 정서적으로나 법률적으로 완벽한 독립이 가능해진다.

한편, 황혼이혼을 준비할 때는 상대방이 재산을 은닉하거나 처분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년층 부부의 경우 자녀에게 미리 재산을 증여하거나 차명 계좌로 관리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법원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등을 통해 숨겨진 자산을 낱낱이 파악해야 한다. 또한 혼인 기간이 긴 만큼 각 자산의 형성 경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기여도 산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한다.

법무법인 YK 울산 분사무소 이경호 변호사는 “졸혼은 법적 강제력이 없어 배우자의 변심이나 돌발적인 재산 처분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 당장 이혼이라는 선택이 크고 무거워 보일 수 있지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졸혼 상태를 장기화하는 것보다 황혼이혼을 통해 법적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여 법적, 경제적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것이 더욱 유리할 수 있다”라며 “재판이 아니라 협의나 조정 등 여러 방법으로 이혼을 진행할 수 있으므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모든 법적 권리를 꼼꼼히 챙기기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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