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 남구청은 이기대 입구 아파트 사업계획을 즉각 반려하라"

기사입력:2026-02-23 11:21:26
(사진제공=부산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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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 남구청은 이기대 입구 고층아파트 사업계획을 즉각 반려하라! 이기대의 경관과 공공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이기대 공원 입구 아파트 건설사업을 전면 재검토 하라!", "이기대는 부산의 얼굴이며, 시민 모두의 공간이다. 우리는 공공의 자연과 도시의 미래가 단기적인 개발 이익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결코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2월 23일 오전 11시 부산 남구청 앞에서 이기대 입구 아파트 건설반대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와 남구청이 지금이라고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고 시민의 목소리에 응답할 것"을 이같이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김호진 연대 운영위원장(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의 사회로 도한영 연대 운영위원(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의 발언, 황재문 연대 운영위원(부산YMCA 시민중계실장)의 기자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부산의 대표적인 자연경관이자 시민들의 소중한 휴식 공간인 이기대 공원이 또다시 난개발의 위기에 놓여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기대 초입에 아파트를 건설하기 위한 사업계획서가 지난 2월 6일 부산 남구청에 제출되었다고 한다. 이제 이 사업의 향방은 남구청의 사업계획 승인 여부에 달려 있다.

참석들은 "이 사업이 그대로 승인된다면 이기대의 경관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남구 주민과 부산시민이 오랫동안 함께 누려온 조망권과 공공적 가치는 돌이킬 수 없이 침해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이 문제가 단순한 아파트 건설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부산의 도시계획 행정이 과연 공공성과 원칙을 지키고 있는가를 묻는 중대한 사안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고 했다.

부산시는 이미 주택사업공동위원회 통합심의를 통해 이 사업을 조건부 의결 처리했다. 그러나 그 심의 과정이 적절하게 진행되었는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통합심의 제도는 교통, 건축, 경관, 개발행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 번에 판단하도록 만든 제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는 가장 핵심적인 쟁점인 경관과 건축 문제를 충분히 심의하지 않은 채 이를 소위원회로 넘기고 사업 자체는 조건부로 통과시켰다. 심의의 핵심이 보류된 상태에서 승인 결정은 통합심의 제도의 취지를 스스로 무너뜨린 결정이라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 사업이 부산시가 스스로 수립한 상위 도시계획들과도 충돌하고 있다. 이기대 일원은 「2040 부산도시기본계획」에서 해안생태 보전지역으로 관리되는 공간이며, 「2030 부산경관계획」에서는 부산의 핵심 해안 경관축으로 지정된 지역이다.

또한 이곳은 해양문화관광지구 조성과 이기대 예술공원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공간으로, 보전과 경관 관리가 우선되어야 할 지역이다. 그럼에도 부산시는 이러한 계획과의 정합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고층 주거개발을 허용했다. 이는 도시계획의 일관성과 공공성을 스스로 훼손한 행정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참석자들은 절차적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지구단위계획은 원칙적으로 주민 의견 청취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공람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부산시는 주택법상 의제처리 방식을 적용해 이러한 과정을 사실상 생략했다. 의제처리는 행정 효율을 위한 선택적 제도일 뿐 반드시 적용해야 하는 절차가 아니다. 특히 이기대와 같이 공공적 가치가 높은 지역에서는 더욱 신중한 공론화와 시민 참여가 필요함에도, 행정은 오히려 절차를 단축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는 시민 참여를 배제한 채 사업 추진의 속도만을 앞세운 행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판단의 책임은 남구청에 있다. 남구청은 현재 해양레저관광단지 조성, 용호부두 항만재개발 등 이기대 일대를 공공성과 관광·문화 기능 중심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막대한 공공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 진행하는 공공사업이다. 그러나 이기대 공원 입구에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면, 공공개발을 통해 조성되는 경관 개선과 기반시설 확충의 효과는 시민 전체가 아니라 특정 아파트의 자산가치 상승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공공이 투자하고 민간 개발이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이는 공공정책의 목적이 왜곡되는 것이다. 공공개발의 성과가 시민의 공동 이익이 아니라 특정 민간 개발사업의 분양가와 집값 상승으로 귀결된다면, 그것은 결코 정당한 도시행정이라 할 수 없다. 이기대는 특정 사업자의 개발 대상지가 아니라 부산시민 모두의 자연유산이며, 미래세대에게 반드시 남겨야 할 공동의 자산이다.

이제 남구청은 선택해야 한다. 시민의 공공적 자산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난개발의 책임을 떠안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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