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화계 내 성희롱·성폭력 논의는 주로 ‘남성 가해자-여성 피해자’라는 이성 간의 전형적인 구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영화진흥위원회의 ‘2023 한국영화산업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응답자의 51.5%가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남성 응답자의 피해 경험률이 49.6%로 나타나, 2019년 조사(18.5%) 대비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성희롱이 단순히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비대칭성과 왜곡된 친밀감에서 기인하는 구조적 폭력임을 보여준다.
특히 남성 근로자 비율이 높은 제작 현장의 특성상 동성 간 성희롱 역시 경계해야 할 사안이다. 동성 간 성희롱은 흔히 ‘동료 간의 격의 없는 장난’이나 ‘친근함의 표현’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뒤로 숨어든다. ‘동성끼리인데 뭐 어떠냐’는 식의 안일한 인식은 피해자가 불쾌감을 드러내는 것조차 유난스러운 행동으로 몰아세우는 무언의 압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성희롱 성립에 가해자의 성적 동기나 의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인 사람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해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는지가 중요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즉, 가해자가 장난이었다고 항변할지라도 피해자가 느낀 객관적인 굴욕감이 법적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동성 간 성희롱 피해자들은 사회적 낙인과 편견 때문에 신고를 더욱 주저하게 된다. 남성 피해자에게 ‘남자답지 못하다’고 비난하거나, 여성 간 사건을 ‘단순한 감정 싸움’으로 치부하는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폐쇄적인 제작 현장의 특성상 ‘예민한 사람’으로 찍히면 생계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실질적인 공포도 작용한다. 이러한 두려움은 사건을 은폐시키고, 결국 조직 전체의 법적·윤리적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노동법적 관점에서 관리의 핵심은 사후 구제보다 ‘발생 자체의 철저한 예방’에 있다. 우선, 영화 현장의 예방 교육은 법정 의무 시간을 채우는 형식을 탈피해야 한다. 조명·분장팀처럼 특정 성별이 다수인 직군일수록 동성 간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신체적·언어적 경계가 있음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교육해야 한다. 또한, 남성 피해자나 동성 간 사건이라 하더라도 편견 없이 공정하게 조사할 수 있는 독립적인 신고 채널과 노무사 등 외부 전문가 자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영화는 인간의 존엄을 담아내는 예술이다. 그 창작 과정에서 특정 성별이나 고정관념에 기반한 폭력이 용인된다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 또한 진정성을 잃게 될 것이다. 동성 간 성희롱 예방은 단순히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모든 영화인이 성별과 관계없이 오직 창의성에만 집중할 수 있는 ‘안전한 작업실’을 만드는 일이다. 다수가 당연하게 여겼던 ‘현장의 농담’ 속에 누군가를 찌르는 가시가 숨어 있지는 않았는지 엄격하게 되돌아보아야 할 때다.
도움말 : 한국영화성평등센터 소연희 노무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영화 현장의 ‘보이지 않는 가시’: 동성 간 성희롱 예방의 중요성
기사입력:2026-02-23 11: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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