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질책 버틴 이학재號 인천공항공사, ‘계엄 검증’ 국감 문서 무단반출자 징계 확정

기사입력:2026-01-12 19:05:00
인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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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25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된 질의서를 내부적으로 무단 반출·공유한 사실이 특정감사에서 적발됐다. 해당 행위에 관여한 협력관에 대해 징계가 확정되면서 이학재 사장 체제의 관리·감독 부실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알리오 경영공시에 따르면, '2025년 국정감사 질의서 무단반출 관련 특정감사' 결과 공사 내부에서는 국회 시스템에 제출된 국정감사 질의서 내용이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외부로 반출돼 사전에 공유·대응 자료 작성에 활용된 정황이 확인됐다. 해당 질의서는 보안이 요구되는 국회 제출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통제망을 벗어나 유통됐으며, 인천공항공사 감사실은 이를 명백한 보안 규정 위반 소지가 큰 사안으로 판단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5년 10월 26일 밤에 발생했다. 17대 국회 인턴을 시작으로 15년간 보좌관과 선임비서관을 지낸 베테랑 출신 협력관 A씨는 국정감사 전날 신영대 의원실을 방문했다가, 탕비실 옆 공기청정기 위에 놓인 종이를 무단으로 반출했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A씨는 종이에 ‘계엄’이라는 글씨를 보고, 이전에 신대 의원실에서 계엄관련 자료 요구와 의원실 방문 설명 등이 있었던 터라 궁금한 상황이어 이를 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출된 종이는 약 5장 분량이었으며, 이 중에는 3장 분량의 질의서가 포함되어 있었다. 국회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 보안 취약점을 파고드는 수단으로 악용한 셈이다.

반출 사실이 드러난 이후 A씨의 대응 과정도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감사의 결론이다. 의원실 선임비서관이 당일 밤 수차례에 걸쳐 질의서 반환을 요구하고 경위를 추궁했음에도, A씨는 ‘동문서답’과 ‘우롱성 답변’으로 시간을 끌며 12시간 이상 반환을 지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실은 이를 단순한 개인적 당황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대응 논리를 정리하거나 사안을 무마하려는 지연 전술로 해석했다.

공사는 평소 “질의서 입수를 위해 무리하게 대응하지 말 것”을 교육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 씨의 표현에 의하면 실제 현장에서는 개인적인 판단’과 ‘과도한 의욕’을 앞세우다 위법 행위가 벌어진 것. 이는 조직 내부에 국정감사 대응 성과와 정보 선점에 대한 압박이 상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며, 공사의 공식 지침은 사고 발생 시 지휘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면피용 문서’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질의서에 포함된 ‘계엄’ 관련 사안은 신영대 의원실이 ▲비상계엄 당시 사장의 공항 출퇴근 시간 ▲출근한 이유 ▲직원들에게 지시한 업무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재 사장이 직접 의원실을 방문해 설명까지 했던 사안임에도, 실무진이 무단 탈취라는 무리수를 둔 것은 이 사장 체제의 관리 부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이학재 사장이 이끄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미 재임 기간 내내 각종 리스크에 시달려왔다. 지난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공항 보안 현안 전반에 대한 이해 부족을 이유로 공개 질책을 받았다. 이후 이 사장은 SNS를 통해 책임 소재를 돌리는 발언을 하면서 ‘항명 논란’까지 불러왔다.

경영 성적 역시 뒷받침되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5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으며 성과 부진 평가를 피하지 못했고, 인력 충원 문제와 자회사 인사 문제를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도 장기화되고 있다. 노조는 이 사장을 상대로 ‘노조 탄압’과 ‘업무 태만’을 이유로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감사 질의서 무단반출이라는 중대 보안 사고가 감사로 공식 확인되고, 관련자 징계까지 확정되면서, 이학재 체제의 조직 관리 능력과 내부 통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는 추가로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장이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힌 상황에서, 정부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공항 보안, 경영 성과, 조직 기강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이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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