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편도욱 기자] 퇴임을 앞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는 10일 전후 80년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집권 자민당 내 보수 성향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발표 보류를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의원 모임인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을 이끄는 아오야마 시게하루 의원은 전날(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에는 (메시지 발표를)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오야마 의원은 "총리 재임 시 전후 80년 메시지를 발표하면 외교적인 여파가 있을 것"이라며, "퇴임 후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오히려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임이 이시바 총리에게 요구문을 전달하려 했으나 거절당해 기자회견에 나섰다고 밝혔다.

자민당 내 옛 아베파 등 보수 정치인들은 전후 70년에 발표된 '아베 담화'가 역사 인식을 둘러싼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시바 총리의 새로운 메시지 발표에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당초 이시바 총리는 전후 80년 메시지를 각의(국무회의)를 거친 총리 담화로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보수 세력의 반발을 고려해 개인 명의의 견해를 내는 것으로 수위를 낮췄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는 기조 속에서 과거 군부 통제 실패로 인한 전쟁 과정을 검증하고 정치인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