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무리한 운항' 화근됐나? 가습기살균제 이은 애경 '안전 불감증' 우려

기사입력:2024-12-30 17:10:14
무안 제주항공 참사 파손된 여객기 좌석.(사진=연합뉴스)

무안 제주항공 참사 파손된 여객기 좌석.(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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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김도현 인턴 기자] 179명의 목숨을 앗은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대참사를 계기로 모회사인 애경그룹의 경영 행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사태에 이어 이번 여객기 참사까지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아 애경그룹이 고객 안전보다 수익에만 몰두해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애경그룹은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설립하며 항공 산업에 진출했다.

항공사 설립은 장영신 그룹 회장의 남편이자 애경 창업주인 고 채몽인 회장(1970년 작고)의 오랜 염원이자 유지였다.

제주항공 설립은 생활용품과 유통을 주업으로 하던 애경그룹에 한단계 도약할 기회인 동시에 큰 도전이었다.

설립 이듬해인 2006년 국내선 취항을 시작한 제주항공은 2009년 국제선 시장에 진출하며 외연을 넓혔으나 만성적인 적자 속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2009년 세계 경제를 잠식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항공사 설립·운영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애경그룹도 뿌리가 흔들릴 정도로 큰 타격을 받았다. 당시 그룹 내에선 항공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애경그룹은 항공사를 살리고 면세점 사업을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제주항공은 이후 성장에 치중하며 급속도로 규모를 키웠다. 2015년 11월에는 국내 LCC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LCC의 선두 주자로 입지를 굳혔다.

국토교통부의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제주항공의 운항 편수는 2천233편으로 국적항공사와 LCC를 통틀어 대한항공(3천325편)에 이어 2위다. 여객 수도 40만4천명으로 대한항공(50만8천명)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이 같은 고속 성장과는 반대로 안전 관리는 도외시됐다는 지적이 많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2022년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후 이런 영업 관행은 더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여객기 평균 가동 시간은 월 418시간으로 대한항공(355시간), 아시아나항공[020560](335시간)을 크게 웃돈다.

같은 LCC인 티웨이항공(386시간), 진에어[272450](371시간), 에어부산[298690](340시간) 등과도 차이가 크다.

항공사 월평균 가동 시간은 총 유상 비행시간을 항공기 운용 대수로 나누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가용한 비행시간을 최대한 늘려 높은 수익을 꾀한 셈이다. 이는 기체 노후화가 빨라지는 한 원인이 된다.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안전 관리는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21년에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종합 안전도 조사에서 최하위(C++) 점수를 받기도 했다.

실제 제주항공은 설립 이래 다수의 크고 작은 사고를 냈다.

2007년 8월에는 김해공항에서, 2013년 2월엔 김포공항에서 각각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고 2019년에는 김해공항 이륙 직후 기체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겨 급히 회항하는 일도 있었다.

국토부는 이듬해 11월 제주항공이 자동항법장치 고장 사실을 인지하고도 운항을 강행한 것으로 보고 과징금 6억6천만원을 부과했다.

2021년 보조 날개가 손상된 기체를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운항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데 이어 2022년에는 일본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서 이륙 직후 기체 이상으로 급히 회항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에도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와 함께 기체 결함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번 무안공항 참사는 제주항공은 물론 LCC업계 첫 대형 인명피해 사고라는 점에서 항공업계에 던지는 충격파는 크다.

애경그룹은 참사가 발생한 이후 어설픈 대처로도 빈축을 샀다.

장 회장은 전날 오후 늦게 공개한 사과문을 통해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주항공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장 회장은 사태가 발생한 지 11시간이 지난 전날 오후 8시 10분께 이런 사과문을 냈다. 181명의 탑승자 가운데 179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확정 발표된 뒤다. 사고 첫날 수습 작업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룹 총수로서의 사죄 표명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애경그룹은 대수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도 비판의 중심에 섰다.

애경산업은 SK케미컬이 제조한 유해 화학물질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98명에게 폐 질환 등을 유발하고 이 가운데 12명을 사망케 한 혐의로 지난 2019년 기소됐다.

독성이 있음에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거짓·과장 광고한 혐의도 제기됐다.

2021년 1심에선 해당 성분의 유해성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올해 1월 2심은 이를 뒤집고 유죄를 인정했다. 살균제 사용과 폐 질환 등의 구체적인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는 취지였다.

2심 재판부는 "사실상 장기간에 걸쳐 전 국민을 상대로 가습기살균제의 만성 흡입독성 시험이 행해진 사건"이라고 일갈했다.

다만, 대법원이 최근 법리적 문제를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도현 로이슈(lawissue) 인턴 기자 ronaldo07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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