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명 사상자 낸 교통사고 면책대상서 제외된다고 본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24-06-10 14:22:02
대법원.(사진=대법원홈페이지)

대법원.(사진=대법원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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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김상환)는 양수금 사건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서울남부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4. 5. 17. 선고 2023다308270 판결).

대법원은, 이 사건 채권이 중대한 과실로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청구권에 해당하여 면책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제4호에서 규정하는 비면책채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고 했다.

-피고는 1997. 1. 2. 오전 10시경 차량을 운전하여 서울 종로구 창신동 436에 있던 청계고가도로의 편도 3차선 중 1차로를 진행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에서 진행하는 피해차량을 충격했다. 이 사건 사고로 피해차량에 타고 있던 3명 중 1명은 사망했고, 2명은 중상을 입었다.
C 주식회사(이하 ‘C’)는 1999. 2. 23.경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에 따른 보상금으로 피해자들에게 45,143,800원을 지급했다. C은 피고를 상대로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소(구상금 청구 소송)를 제기했고, 피고는 2002. 6. 11. 청구를 인낙했다. C은 소멸시효 중단 및 연장을 위하여 피고를 상대로 다시 소를 제기했고, 2012. 9. 14.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판결에 따른 채권을 ‘이 사건 채권’이라 한다).

피고는 의정부지방법원 2014하단150호, 2014하면150호로 파산 및 면책을 신청하여 2015. 6. 26. 면책결정(이하 ‘이 사건 면책결정’)이 확정되었는데, 피고가 제출한 채권자목록에 C의 이 사건 채권이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재단법인)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제45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2020. 2. 28. C로부터 이 사건 채권을 양수했다.

-원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11. 23. 선고 2023나57119 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채권이 이 사건 면책결정에 따라 면책되었다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을 배척하고 1심과 같이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
1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4. 5. 선고 2022가단250323)은 "피고는 원고에게 금 45,143,8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9. 2. 24.부터 2002. 5. 13.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했다.

이 사건 사고는 고가도로에서 상당한 속도로 차량을 운전하다가 1차로로 진입하는 다른 차량을 발견하고 핸들을 과대 조작하여 중앙선을 침범한 피고의 과실로 발생했다. 이 사건 사고로 피해자 1명은 사망하고 피해자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채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 회생법’이라 한다) 제566조 제4호에서 규정한 비면책채권인 ‘중대한 과실로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청구권’에 해당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봤다. 피고가 약간의 주의만으로도 쉽게 피해자들의 생명 또는 신체 침해의 결과를 회피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를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제3조 제2항 단서는 중과실이 아닌 경과실로 중앙선을 침범하는 경우도 있음을 예정하고 있으므로, 채무자가 위 조항 단서 제2호에서 정한 중앙선 침범 사고를 일으켰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제4호에서 규정하는 중대한 과실이 존재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피고는 고가도로 1차로를 주행하던 중 차로에 다른 차량이 진입하는 것을 발견하고 충돌을 피하려다가 중앙선을 침범했다. 이와 같이 피고는 다른 사고의 발생을 피하려는 과정에서 중앙선을 침범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제한속도를 현저히 초과하여 주행하지 않았고, 그밖에 다른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피해자들 중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는 사정은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 침해의 중한 정도’에 관한 것으로서 채무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직접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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