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로라 머스크(Laura Maersk)’호의 명명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HD현대 정기선 사장이 참석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세계적 해운그룹 ‘AP몰러-머스크(A.P. Moller-Maersk, 이하 머스크)’의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Robert Maersk Uggla) 머스크 의장과 함께 이를 축하했다. EU는 덴마크, 그리스 등 세계적 해운사들의 본사가 소재한 곳으로, 사실상 세계 조선해운의 패러다임을 결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HD현대의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이 선박은 세계적 해운그룹 머스크가 HD현대에 발주한 19척의 메탄올 추진선 중 첫 번째로,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첫 번째 컨테이너 운반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영국의 조선해양 시황 분석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발주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총 119척 중 가장 많은 43척의 물량을 확보한 상황이다.
메탄올을 추진 연료로 하는 메탄올 추진선은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머스크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 첫 단계로 메탄올 추진선의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머스크는 일찌감치 기존 산업용 메탄올이 아니라 ‘그린 메탄올’을 선박 연료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HD현대에 가장 먼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43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HD현대는 이미 2020년부터 중형엔진 독자모델 ‘힘센엔진’에 메탄올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착수해 왔다. 또 대형엔진도 독일의 ‘MAN-ES(만에너지솔루션)’사가 개발한 메탄올 엔진을 실제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생산·시험설비 개발을 마쳤다.
메탄올에 이어 탄소제로시대를 선도해나갈 차세대 또다른 친환경 선박으로는 ‘암모니아’를 꼽는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이를 활용한 암모니아 추진선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100% 저감해야 하는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IMO 2050을 충족시킬 수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HD현대의 조선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일 싱가포르서 열린 세계적 가스 전시전인 ‘가스텍 2023’에서 싱가포르 EPS사, 그리스 캐피탈(CAPIRAL)사와 8만8000㎥급 암모니아 운반선(VLAC)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발주된 27척의 초대형 LPG, 암모니아 운반선 가운데 70%가 넘는 19척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HD현대가 친환경 선박 분야의 독보적 선도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당분간 HD현대가 주도해 글로벌 친환경 선박 분야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