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환 전 카카오 부사장.
이미지 확대보기이후 크래커랩스는 뒤늦게 매도 물량 회수 및 소각안을 발표했지만 공시 없이 몰래 매도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홀더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홀더들은 크래커랩스의 정체 및 매도가 이뤄질 수 있었던 배경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크래커랩스의 최대 주주는 정주환 전 카카오 부사장으로, 전체 지분의 58%를 보유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거쳐 그룹 내 미래이니셔티브(미래전략추진실) 부센터장을 역임했다. 김범수 전 의장이 센터장을 맡고 있는 미래이니셔티브는 남궁훈 전 대표도 공동 센터장을 역임하는 등 카카오 핵심 임원들이 결집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클레이튼측도 크래커랩스를 비롯한 GC에 클레이 물량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내부거래 제한 기간을 설정했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구두계약이었다는 점에서 크래커랩스측의 도덕성 해이와 함께 클레이튼측의 운영 미숙 또한 지적받고 있다. 다만 크래커랩스의 클레이튼 생태계 내 ‘특수 지위’를 생각하면 불가피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같은 크래커랩스의 ‘카카오 전 임원 우대’ 논란과 KGF 부실 운영, 각종 러그풀 의혹등이 불거지자 지난달 말 강준열 대표는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과 함께 사임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클레이튼 재단 운영 하의 생태계가 더 나은 성과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먼저 클레이튼 재단은 출범 이후 리저브 물량 소각안을 발표하며 크립토 윈터 이후 장기간 침체되어있던 클레이튼의 가격 상승을 이끌어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이후 200원대의 횡보를 이어가던 클레이튼 거래 가격은 재단의 소각안 발표 이후 3개월만에 400원대를 돌파했다. 여기에 내외부적 어려움과 실패 사례들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준비해 온 다양한 기술적 메커니즘이 자리를 잡아가며 향후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준비 과정을 이행해 왔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운영 주체 및 운영진이 전면에 나타났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그간 클레이튼 홀더들은 그라운드X에서 크러스트로, 다시 클레이튼 재단으로 운영 주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혼란을 느끼는 한편, ‘익명 프로젝트’처럼 베일에 가려진 운영진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상민 이사장은 그라운드X 기술부문장 출신으로 클레이튼의 최초 개발을 담당한 개발자다. 서 이사장은 이달 6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진행하던 클레이튼 생태계 발전은 물론, 클레이의 디플레이션 모델을 구축해 장기적인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투명성 및 커뮤니티 소통 강화와 함께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해 재단으로 지속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왔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sjb@r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