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법원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피고인은 2019년 7월 29일 오후 5시 30분경 의사로서 환자인 피해자의 어깨부위에 통증주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손ㆍ주사기ㆍ환자의 피부를 충분히 소독하는 등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주사부위에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을 감염시켜 피해자에게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견관절, 극상근 및 극하근의 세균성 감염 등의 상해를 입게 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했고, 피해자가 입은 상해는 예기치 못한 경로로 인한 감염에 해당하거나 불가피한 합병증에 불과하여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의정부지방법원 2021. 9. 13. 선고 2021고단765)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피고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사실오인, 양형부당)과 검사(양형부당)는 쌍방 항소했다.
피고인의 맨손 주사 또는 알코올 솜 미사용ㆍ재사용 등의 사실은 인정되지는 않아 1심이 이 부분을 유죄의 근거로 든 것은 다소 부당하다고 판단하면서도, 피고인이 시행한 주사치료와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피고인의 시술과 피해자의 상해 발생 및 그 관련성, 시기 등의 사정을 종합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1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자 피고인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시행한 주사치료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인정되나,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주사치료 과정에서 피고인이 맨손으로 주사했다거나 알코올 솜의 미사용ㆍ재사용, 오염된 주사기의 사용 등 비위생적 조치를 취한 사실에 대한 증명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달리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은 피고인의 업무상과실로 평가될 만한 행위의 존재나 업무상과실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의사에게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업무상과실의 존재는 물론 그러한 업무상과실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ㆍ사망 등 결과가 발생한 점에 대하여도 엄격한 증거에 따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설령, 의료행위와 환자에게 발생한 상해ㆍ사망 등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검사가 공소사실에 기재한 바와 같은 업무상과실로 평가할 수 있는 행위의 존재 또는 그 업무상과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면, 의료행위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ㆍ사망 등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의사의 업무상과실을 추정하거나 단순한 가능성ㆍ개연성 등 막연한 사정을 근거로 함부로 이를 인정할 수는 없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