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민형 변호사
이미지 확대보기하지만, 위 이혼 사건이 확정된 이후에도 당사자들의 불화는 계속되었고 쌍방의 견해차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집을 나온 이혼 청구 배우자는 자녀에 대한 양육비를 지급하고 상대방 배우자와 자녀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대출금을 변제했다.
이 케이스를 두고 법무법인 동광 최민형 변호사는 “이혼 청구 배우자는 2019년경 재차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심 및 2심 재판부는 상대방 배우자에게 이혼 의사가 절대로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혼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이혼 청구 배우자가 과거에 청구한 이혼 청구가 기각되었더라도 그 후로 상대방 배우자 역시 혼인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음으로써 혼인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이 없는 반면,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짐으로써 유책배우자의 유책성이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양 사건 당사자들의 분쟁상황을 고려할 때 혼인 관계 유지가 미성년자인 자녀의 정서적 상태와 복리를 저해하고 있는지 및 그 정도 등에 대해 심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청구가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허용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위법하다고 지적한 후, 원심(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은 2015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따른 이혼 내지 축출 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 더불어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 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을 적시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인정될 수 있는 일응의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최민형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따른 이혼 내지 축출 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여부’를 판단할 때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 계속 의사는 소송 과정에서 그 배우자가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 뿐만 아니라 혼인 생활의 전 과정과 이혼 소송이 진행되는 중 드러난 상대방 배우자의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그 배우자가 악화된 혼인 관계 회복과 원만한 공동생활을 위해 혼인 유지에 필요한 의무를 이행하려는 의사를 객관적으로 봐야 한단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구체적으로 상대방 배우자가 원만한 혼인 관계로의 복원을 위해 협조하지 않은 채 오로지 일방 배우자에게만 혼인 관계 악화에 잘못이 있다고 비난하고 대화와 소통을 거부하는 경우와 이혼 소송 중 가정법원이 권유하는 부부 상담 등 혼인 관계의 회복을 위한 조치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면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에는 혼인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바라보았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