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시설물 설치 등 금지 '헌법불합치'

기사입력:2022-07-21 17: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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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로이슈 전용모 기자]
헌법재판소(재판장 유남석, 재판관 이선애·이석태·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는 2022년 7월 21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누구든지 일정 기간 동안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광고물 설치‧진열‧게시, 표시물 착용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 처벌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 중 ‘그 밖의 광고물 설치·진열·게시’에 관한 부분, 같은 항 제2호 중 ‘그 밖의 표시물 착용’에 관한 부분 및 공직선거법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 중 ‘제90조 제1항 제1호의 그 밖의 광고물 설치·진열·게시, 같은 항 제2호의 그 밖의 표시물 착용’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했다 [헌법불합치,2017헌가1, 3(병합) 공직선거법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 등 위헌제청, 2018헌바394(병합)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 등 위헌소원].

이와 관련, 정치적 표현 행위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허용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2023. 7.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다.

이 결정은 심판대상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던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및 공직선거법 조항들에 관한 헌재 2001. 12. 20. 2000헌바96등 결정 및 헌재 2015. 4. 30. 2011헌바163 결정을 변경한 것이다.

이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누구든지 일정 기간 동안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광고물 설치‧진열‧게시, 표시물 착용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선거에서의 기회 균등 및 선거의 공정성에 구체적인 해악을 발생시키는 것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는 정치적 표현까지 금지하는 것으로서 과도하게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은, 후보자와 그 관계자는 물론 일반 유권자의 선거와 관련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 행사의 일환이자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한 것이다.

(2017헌가1 사건) 당해 사건 피고인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장으로서 예비후보자의 이름과 소속 정당이 표시된 판넬을 가슴과 등에 착용하고 행인들에게 인사를 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제청법원(수원지법 안산지원)은 2017. 1. 2.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2호,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에 대하여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2017헌가3 사건) 당해 사건 피고인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의 자원봉사자로서 후보자의 성명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피켓을 들고 흔들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후보자의 성명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광고물 등 선전물을 설치·진열·게시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제청법원(수원지법 안산지원)은 2017. 1. 4.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에 대하여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2018헌바394 사건) 청구인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후보자로 출마할 예정이었던 자의 성명 등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여,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광고물을 게시했다’는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상고심 계속 중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2018. 8. 30. 신청이 기각되자,2018. 10.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90조(시설물설치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보궐선거등에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 경우 정당(창당준비위원회를 포함한다)의 명칭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1. 화환·풍선·간판·현수막·애드벌룬·기구류 또는 선전탑, 그 밖의 광고물이나 광고시설을 설치·진열·게시·배부하는 행위
2. 표찰이나 그 밖의 표시물을 착용 또는 배부하는 행위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256조(각종제한규정위반죄)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
아. 제90조(시설물설치 등의 금지)의 규정에 위반하여 선전물을 설치·진열·게시·배부하거나 하게 한 자 또는 상징물을 제작·판매하거나 하게 한 자

심판대상조항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광고물의 설치·진열·게시 및 표시물의 착용을 통한 정치적 표현을 장기간 동안 포괄적으로 금지·처벌하는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일반 유권자나 후보자가 받게 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은 매우 크다. 한편,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는 정치적 표현까지 금지·처벌하고 있고, 이러한 범위 내에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달성되는 공익이 그보다 중대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위배된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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