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년 국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이 논의될 때 시장의 화두는 1) 금융과 IT의 융합(핀테크 발전), 2) 중금리 대출 시장 확대, 3) 경쟁촉진을 통한 은행산업의 효율화(쉽게 말해서 가격 인하) 등 세 가지였다. 당시 모든 신설은행 후보들에게 중금리 대출을 통해 서민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은 기본적인 목표였다.
그러나 국내 중금리 대출 시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에서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일단 첫째, 중금리 대출 시장은 경쟁이 매우 심하다. 대출 수요는 많지만 대손 없이 대출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Target 고객이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이 한정된 고객층을 대상으로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과 경쟁해야 한다. 둘째, 중금리 대출 시장은 신용위험 측정과 정확한 가격 (금리) 산정이 중요하다. 셋째,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것은 인터넷전문은행만의 채널이 아니다. 이미 이 시장은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카오뱅크가 설립 초기부터 중금리 대출 시장에 집중했다면, 그 성과는 좋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는 사업 초기부터 2020 년까지 개인 신용대출이라는 넓은 카테고리를 주 사업영역으로 삼고, 일부 전세자금 대출을 영위했다. 타겟 고객층은 고신용, 급여소득자, 젊은 층이었다. 2020 년말 기준 20.3 조원의 대출 중 전세자금 4.5 조원을 포함한 보증/담보부 대출은 5.9 조원으로 전체의 29% 정도다. 카카오뱅크는 아직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sk증권의 구경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사업 초기, 즉 2017~2020 년에 우량등급 신용대출 섹터를 공략한 것은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다"라며 "사업 초기의 은행에게 있어서 부실대출 문제는 굉장히 심각할 수 있다. 만약 사업 초기에 카카오뱅크가 고위험 대출을 많이 늘렸다가 자산건전성이 나빠졌다면, 지금만큼 빠른 외형 성장을 이룩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어 "카카오뱅크의 자산건전성은 양호하다. 2021 년 3 월말 현재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3%로 은행업계 평균인 0.37% (일반은행+농협 기준)를 하회한다. 사업 초기부터 2020 년까지 우량 신용대출 위주로의 사업전략은 성공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 일반 은행들보다 높은 수익성
카카오뱅크는 설립 후 3 년이 지난 2019 년 상반기에 이미 흑자로 돌아섰다. 시장 예상보다 매우 빠른 추세를 보인 것이다. 2021 년 1Q 에는 467 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다.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2021 년 2,590 억원에서 5 년 후인 2026 년 7,800 억원으로 3 배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동안 ROE 는 6.1%에서 9.6%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