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사무장 병원 운영 요양급여비 명목 241억 편취 이사들 각 실형

기사입력:2021-06-23 12: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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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법·가정법원
[로이슈 전용모 기자]
울산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현배 부장판사·김언지·이주황)는 2021년 6월 18일 의료법을 위반해 개설된 H요양병원(일명 사무장 병원)을 6년 이상 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241억 여원을 편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의료법위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게 징역 5년, 피고인 B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2020고합129). 피고인 C, D, E는 각 무죄.

피고인 A(50대)은 울산 남구 있는 G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부설 H요양병원의 상임이사로 병원 전체의 업무를 총괄하고, D(80대)은 피고인 A의 어머니로 병원 이사장으로 일명 ‘바지 이사장’ 역할을 하며, 피고인 B(40대)는 병원 이사로 대외협력 업무, 의료 인력과 장비수급 업무를 담당하고, C(50대·의사)은 병원 이사, E(40대)는 병원 부이사장이다.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판결 등 참조)

L은 이 법정에서 ‘저한테 직접적으로 오더를 내리는 사람은 A, B였고, 피고인들이 저에게 직접적으로 오더를 내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법인의 등기 이사장으로 내정되어 있고, 밖에서 수시로 만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피고인 D이 조합 설립 당시 이사장이고, A과 모자관계였기 때문에 조합의 허위설립을 알았을 것이라고 추측한 것이다. 피고인 E, C이 허위설립 사실을 알았다는 증거는 없는데 지위나 이런 것에 비추어 모를 수 없다는 추측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나 조산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준정부기관, 지방의료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에 해당하는 자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피고인들 및 D, C, E(이하 ‘피고인들 등’)는 최소 50명의 조합원들이 조합원 1명당 5만원 이상의 출자금을 납부하면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고, 그 조합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사회적협동조합을 이용해 병원을 개설하기로 하고 2012년 가을경부터 피고인들이 주도해 피고인 A가 그전에 근무하던 I정형외과 직원들, 위 외과와 같은 건물에 있는 J치과 직원들 및 피고인들 등의 지인들을 조합원에 가입시키는 방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한 후, 2013년 3월 5일 K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기획재정부에 조합 설립인가 신청을 했으나 창립총회에 조합원 과반수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청이 반려됐다.

그러자 피고인들 등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따라 최소 300명의 조합원들이 조합원 1명당 1만원 이상의 출자금을 납부하여 출자금 총액이 3,000만 원 이상이 되는 등의 요건만 충족하면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고, 그 조합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으며,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설립인가 심사가 형식적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아닌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실질적으로는 피고인 A가 운영하는 속칭 ‘사무장 병원’을 개설하여 피고인 A의 어머니인 D을 병원의 이사장으로 앉히고, 예전에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병원에서 이사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피고인 B는 조합 설립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검토하는 역할 및 병원 개원 후 의사 등 의료인력 등의 공급 역할을, C과 E는 병원의 등기이사를 맡아 법인 설립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는 역할을 맡기로 공모했다.

이에 따라 피고인 A은 2013년 4월경 피고인 B 및 I정형외과에서 함께 근무하였던 직원 L, M 등에게 조합 설립에 필요한 발기인 숫자와 조합원 숫자를 맞추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피고인 B, L, M 등은 G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설립 목적, 취지, 조합원의 의미 및 출자금 납부의무 등에 관하여 잘 알지 못하는 지인들이나 가족들에게 조합 설립동의서에 서명・날인하게 하는 방법이나 K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명부에 기재되었던 사람들의 명의를 그대로 이용하는 방법으로 조합원 인원을 304명으로 맞추고, 출자금 총 3,200만 원 중 L, M과 조합원 N 명의의 출자금 각 160만 원 합계 480만 원은 피고인 A의 자금으로 납부하고, 조합원 35명 등의 출자금을 M이 피고인 A의 자금으로 대신 납부해 주거나 M, L의 자금으로 납부해 2013년 5월 13일 울산 남구 삼산동에 있는 근로자종합복지회관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바로 울산시에 조합 설립신청을 했으나 신청이 다시 반려됐다.

그러자 피고인들은 L에게 지시해 사실은 G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과 관련하여서는 발기인회가 구성된 적이 없음에도 총 30명의 발기인회가 구성되어 2012년 12월경부터 총 5회의 발기인회가 열렸다는 내용의 허위의 회의록을 작성하게 하고, 발기인 명부에는 G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발기인이 되는 것에 동의한 적이 없는 사람들의 이름을 기재한 후 2013년 6월 12일 울산 남구 삼산동에 있는 JS웨딩

홀에서 다시 창립총회를 열고, 그 다음날인 2013년 6월 13일 위와 같이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작성된 발기인 명부, 조합 설립동의서, 출자금 납입 증명서, 발기인회 의사록 등을 울산시장에게 제출해 2013년 6월 26일 G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설립인가를 받고, 2013년 7월 4일 울산 남구에서 G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법인 H요양병원을 개원했다.

이로써 피고인들 등은 공모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음에도 의료소비자협동조합을 의료법에 의하여 금지된 비의료인의 보건·의료사업을 하기 위한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하는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들 등과 L은 공모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와 사실증명에 관한 사문서인 Z 등 명의의 발기인회 의사록을 위조하고 이를 행사했다.

의료법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사람이 의사 등을 고용하여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 등은 2013년 7월경 의료법을 위반하여 개설된 H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피고인들이 고용한 의사 등으로 하여금 환자를 진료하게 한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급여비용명세서를 제출하여 심사를 의뢰하고 그 심사결과를 통보받아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해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1만1000원을 지급받은 것을 비롯, 그때부터 2019년 10월 2일까지 총 76회에 걸쳐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총 241억6371만9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음에도 의료소비자협동조합 제도를 악용하여 요양병원을 개설한 후 6년 이상 요양병원을 운영했고,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41억 원이 넘는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했다. 이른바 ’사무장 병원‘은 환자에 대한 진료 방법을 정하거나 입원 여부 등을 결정할 때 의학적 필요성보다는 수익성 추구를 우선시하게 되어, 과다 진료, 약물 오·남용, 보험사기 조장, 환자 섭외 및 알선 등 중대한 사회적 폐해를 발생시키기 쉽다. 따라서 의료법은 의사 등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피고인들의 죄책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운영한 요양병원에서 의사가 아닌 사람이 진료를 했다거나 허위 진료행위로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했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편취금액 중 상당 부분은 요양병원 운영에 사용되어 피고인들이 실제로 취득한 이득액은 전체 편취금액에 비하여 적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에게 동종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 B는 피고인 A의 지시를 받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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