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문창섭 중소기업중앙회 남북경협특별위원장, ‘개성공단은 녹슬고 있지만 한반도의 봄을 염원하며‘

기사입력:2021-05-06 16: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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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섭 삼덕통상 회장(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사진제공=삼덕통상)
[로이슈 전용모 기자]
작년 초부터 중국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사태 극복을 위한 글로벌 공조체제 확립과 우리나라의 범국민적인 노력속에서도 1년이 지나도록 종식을 예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들불처럼 확산되면서 정부의 부담과 국민들의 피로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흔히 회자되는 ‘오랑캐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왔으나 봄과 같지 않다’는 말도 작금의 현실에서는 ‘꽃이 활짝 피고, 초목이 무성해도 봄과 같지 않다’라고 해야 하겠다.

남북경협을 해 왔던 기업인들의 입장에서도 코로나 사태로 즐길 수 없는 봄이 남북경협중단으로 5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공단인프라가 전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2004년부터 시작한 개성공단 사업은 척박한 환경을 기업 스스로 감내하고, 수 많은 정치적 역경 속에서도 기업가 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확충해 왔다

개성공단 1호 기업인 삼덕통상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잠정중단이후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베트남 호치민 근처 롱안성에 공장을 설립해 근로자 3,800명을 고용해 가동중이다. 언어적 어려움이 컸다.

개성공단은 베트남과 비교해 보면 우선 언어가 통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우며 관세가 발생하지 않아 경쟁력이 매우 높은 지역이며 인프라 부족으로 원부자재 등 모든 부품소재를 부산에서 공급해 연관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했었다.

하지만 전격적으로 시행된 개성공단 폐쇄 조치는 현재까지도 재개 시점을 알 수가 없이 진행되고 있다.

남북경협기업인들에게는 봄이 왔으나 봄과 같지 않은 날들이 다섯해 동안 반복되면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남북경협 기업인들에게 봄날이 없었던 것만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희망고문이 되고 말았던 것이기에 봄날 들이 더욱 처절한 것이다.

지난 2018년 2월 동계올림픽과 북측대표단 방문을 계기로 이어진 남북 정상간 4·27판문점 선언과 이후 진행된 일련의 북미간 회담들로 인해 그동안의 모든 시련은 봄빛에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남북간 판문점 선언,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및 하노이 정상회담에 이은 북미간 DMZ 회담에도 불구하고 남북경협 재개를 위한 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던 상황에서 2019년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의 '비핵화 재천명‘과 ’조건없는 개성공단 재개' 선언이 후속조치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남북협력사업은 민족통합이라는 대전제를 위한 것만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가 글로벌 리더국가가 되고, 우리기업들이 글로벌기업으로 정착하기 위해서 뜨거운 감자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남북 분단상태의 고착은 이해관계가 다른 국가들에게 철저히 이용당하게 되고, 그 가치가 소멸되면 토사구팽(兎死狗烹) 당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동서고금의 수많은 역사적 사실을 통해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깊이 인식해야 한다.

남북경협의 관점에 대해 진영간에 다소간의 방법론상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남북한 분단의 고착화는 보수나 진보 모두가 바라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민족의 미래를 위해 진영간 대승적으로 합의를 통한 경협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최선이다.

'남북경협'이란 우리민족의 항구적인 번영과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 것이므로 남북한 당국에서는 국제정세에 휘둘리지 않고 협력을 재개하여 민족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개성공단이 중단된 상황과 민간기업들의 투자 자산 방치상황을 남북한 당국이 아닌 제3국이 해결 해 주기만을 기다리며 막연하게 지켜만 보아서는 안된다.

남북경협은 우리민족이나 우리기업들에게는 생존문제이기 때문에 국제정세가 여의치 않다 하더라도 그것을 돌파하고 해결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나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다만, 현재 국제 정치적 상황으로 볼 때 당국자간 직접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면, 민간차원에서라도 진행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자주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한다.

미국의 대다수 한반도 전문가들은 우리의 개성공단 재개 주장에 대해 대북 공조를 약화시킨다는 것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이 많으나, 남북경협이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에도 부합하고, 국제적 영향력 확대에 바람직한 접근방식이라는 것을 설득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하겠다.

우선 민간을 중심으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에 대하여 남북경협재개가 미국의 국익에 합치한다는 충분한 논거를 중심으로 설득하고, 개성공단 기업자산 현지점검과 같은 작은 단위 부터라도 재개를 위한 실마리를 풀어 나가야 한다.

아울러 비록 지난 정부에서 공단폐쇄 조치를 했다고 하더라도 아직도 해결하지 않고 있는 개성공단 민간 투자자산에 대한 정부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정당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정부의 신뢰 확보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이 아무리 확산 된다고 하더라도, 인류나 각 국가가 가용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일상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처럼, 남북경협사업은 우리 민족 생존의 문제이기에 마찬가지로 범국민적인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민족이나 남북경협인들에게 최우선의 버킷리스트는 남북경협 재개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과 번영이라고 할 것이다.

내년 봄부터는 우리민족과 남북경협 기업인들에게 봄과 같은 봄날이 되기를 염원해 본다.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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