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합의체] 대법원, 육아휴직급여 부지급 처분 위법 원심 파기환송

다수의견, 이사건 조항 강행규정, 반대의견 훈시규정 기사입력:2021-03-18 20: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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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청사.(사진제공=대법원)
[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민유숙)은 2021년 3월 18일 육아휴직급여 부지급 등 처분 취소 상고심(피고 상고)에서 이 사건 조항이 훈시규정에 불과하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이 사건 조항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피고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대법원 2021.3.18. 선고 2018두47264 전원합의체판결).

이 판결에는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흥구의 원심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며 피고의 상고는 기각되어야 한다는 등의 반대의견이 있다.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8명)이 일치했으며, 다수의견에 대해서는 대법관 안철상의 보충의견이 있다.

원고는 한○○○○ 주식회사에 근무하던 중 2014. 10. 21. 자녀를 출산해 2014. 12. 30.부터 2015. 12. 29.까지 육아휴직을 했다.

원고는 2017년 2월 24일 피고(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에게 위 휴직기간에 대한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했다.

피고는 2017. 3. 8. 원고가 구 고용보험법(2019. 1. 15. 법률 제162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육아휴직 종료일부터 12개월이 지나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육아휴직급여 지급을 거부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했다.

원심(서울고등법원 2018. 5. 23. 선고 2017누80815 판결)은,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에 관하여 구 고용보험법 제107조 제1항에 별도로 3년의 소멸시효가 규정되어 있으므로 그 시효기간 내라면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권리가 있고, 육아휴직급여 신청기간을 정한 이 사건 조항은 조기 신청을 촉구하는 의미의 훈시규정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이 사건 조항은 강행규정이므로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신청기간이 지난 다음 이루어진 육아휴직급여 신청에 대하여 급여 지급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 사건 조항을 훈시규정으로 본 원심의 판단에는 법해석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쟁점은 이 사건 조항을 '강행규정'과 '훈시규정' 중 어느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보장수급권의 측면에서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의 권리행사기간에 관한 법적 성격을 검토한 다음, 법해석을 통해 이 사건 조항의 규범적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조항이 강행규정이라는 것이고, 반대의견은 이것이 육아휴직 제도와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의 성격 등을 주요 이유로 들어 이 사건 조항이 훈시규정이라는 것이다.

구 고용보험법 제70조는 제1항에서 육아휴직급여의 실체적 요건을 규정하면서, 제2항(이 사건 조항)에서 “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은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이후 1개월부터 육아휴직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하여야 한다. 다만, 해당 기간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할 수 없었던 사람은 그 사유가 끝난 후 30일 이내에 신청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육아휴직 종료 후 12개월이 경과하였더라도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권리가 소멸하지 않고, 근로자가 그때까지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하기 어려웠던 객관적인 사유가 종료하고 30일이 경과한, 즉 ‘사전에 예측할 수 없고 외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불확정적인 날’에 권리가 소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 사건 조항은 육아휴직급여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근로자가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신청기간 내에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급여 지급을 신청하여야 한다. 다시 말하면, 육아휴직급여 신청기간을 정한 이 사건 조항은 훈시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조항 본문과 단서에서 정한 신청기간이 경과하면 육아휴직급여를 청구할 권리가 상실된다는 견해이다.

이 사건 조항은 법률의 규정이므로 이 사건 조항의 법적 성질은 법률 자체의 해석에서 도출되어야 하는 것이며, 하위법령의 규정 내용에 따라 이 사건 조항의 법적 성질이 변경된다고 볼 수는 없다.

구 고용보험법은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의 행사에 관하여 이 사건 조항에서는 신청기간을 규정하고, 이와 별도로 제107조 제1항에서는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을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은 통상적인 ‘제척기간’에 관한 규정 형식을 취하고 있는 반면, 제107조 제1항은 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신청기간은 추상적 권리의 행사에 관한 ‘제척기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행정실무상의 오해나 혼란을 피하기 위해, 2019. 1. 15. 법률 제16269호로 고용보험법을 개정하면서 제107조 제1항의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권리의 종류에서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을 권리를 삭제했다. 이러한 제107조 제1항의 개정 경위를 보더라도 이 사건 조항이 훈시규정이 아님이 더욱 분명해진다.

다만, 위와 같이 법률이 개정되었다 하더라도 급여 지급결정 후의 청구권에 관하여 소멸시효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에 따라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반대의견=소멸시효에 관한 구 고용보험법 제107조 제1항이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을 권리가 3년의 시효로 소멸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이상 급여신청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소멸시효기간인 3년이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을 제척기간으로 해석하면 12개월의 제척기간과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중복적으로 적용되어 3년의 명시적인 소멸시효기간 규정이 사문화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은 소멸시효기간에 관한 구 고용보험법 제107조 제1항과 배치되지 않도록 해석하여야 한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조항에 규정된 1년을 제척기간으로 해석한다면 구 고용보험법 제107조 제1항이 명시한 3년의 소멸시효기간과 중복되는 문제를 회피하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을 추상적 권리와 구체적 권리로 나누고 위 규정들의 적용대상을 달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법령에 정해진 신청기간 규정을 무조건 추상적 권리의 행사기간으로서 제척기간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 현재에 이르러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신청기간을 제척기간으로 해석하는 것은 법률관계의 불안정을 초래시킬 뿐이다.

이 사건 조항을 제척기간으로 해석하면 12개월의 제척기간과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중복적으로 적용되어 3년의 명시적인 소멸시효기간 규정이 사문화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은 소멸시효기간에 관한 구 고용보험법 제107조 제1항과 배치되지 않도록 해석하여야 한다. 다수의견이, 이 사건 조항에 따른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이 추상적인 권리와 구체적인 권리로 구분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위에서 본 일반론의 측면에서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고용보험법령과 명백히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부당하다.

육아휴직급여 신청기간의 기산일이 ‘육아휴직이 끝난 날’인데, 육아휴직 분할제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는 ‘끝난 날’이 일정하지 않아 문제가 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근로자 사이에 권리행사기간에 관하여 차별적 취급을 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보충의견= 특히 이 사건 조항 단서 및 그 위임에 따른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94조는 그 각 호에서 정한 사유를 수급권자가 이 사건 조항 본문에 따른 육아휴직급여의 신청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데에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보아 이를 제척기간이 연장되는 사유로 규정한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 조항이 본문과 단서 체계로 이루어진 것을 보더라도 이것은 강행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입법자가 근로자의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을 공무원의 육아휴직수당과 달리 형성한 데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 다시 말하면, 육아휴직급여 지급요건의 확정 등을 위해 근로자의 신청과 사업주의 협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행정자원의 합리적 배분을 감안할 때 근로자의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을 신청기간 등으로 제한한 것은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육아휴직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근무와 혼용하여 사용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육아휴직이 최종적으로 끝난 날을 기준으로 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석한다고 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할 수 없고, 또 육아휴직 분할제도 등의 도입 자체가 근로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므로 제도를 활용한 근로자와 활용하지 않은 근로자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제도 활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차별이 없는 이상 근로자를 차별한다고 볼 것도 아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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